북한 말 따라잡기

분단의 세월동안 남과 북의 어휘는 매우 달라졌습니다.

북쪽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보면 북쪽 어휘는 부드럽고 낮은 억양의 남쪽 어휘보다 강하고 억양이 거친 말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요.

이런 북쪽말들이 생소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름대로 감칠맛이 있어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오늘 북한말은, '때우다'와 '흠썩'을 준비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장면은 북한 영화 <평범한 사람>입니다.

고향에서 먼 타지에서 일하고 있는 인철.

오랜만에 인철을 보기 위해 약혼자 은숙이 인철의 직장에 찾아 왔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직장상사.

인철의 약혼녀 은숙이 어떤 여성인가 너무나 궁금해서 문틈으로 둘의 모습을 훔쳐봅니다.

인철이 약혼녀를 때우지 않을까 겁이 났다고 합니다.

때우다는 어떤 사람을 잃다, 여의다의 뜻입니다.

예를 들어 키우던 자식을 때우다는 자식이 사고나 병으로 죽는다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때우다는 떨어져 살고 있는 약혼녀 은숙을 잃을까봐, 즉 놓칠까봐 겁이 났다는 의미죠.

계속해서 북한 영화 <평범한 사람>입니다.

인철의 약혼녀 은숙이 마음에 쏙 든 직장 상사는 웬일인지 밖으로 나와 아내에게 급히 달려갑니다.

직장상사는 은숙이 아주 흠썩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여기서 '흠썩'은 마음에 들도록 매우 많은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 아주 마음에 든다라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흠썩은 또 다른 의미로, 조금도 남김없이 골고루 푹 젖은 모양.

지나칠 정도로 푹 익은 모양이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는데요.

비슷한 남한 어휘로는 흠뻑이 뜻과 발음도 비슷해 쉽게 와닿습니다.

오늘은 '때우다'와 '흠썩'이라는 북쪽 말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갈수록 벌어지는 남북 언어, 서로의 동질성을 때우지 않을까 걱정되는데요.

하루빨리 남북의 달라진 말을 이해하고 알려는 노력을 조금이나마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북한말 따라잡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