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부터 진화까지 ‘긴박했던 순간’

입력 2008.01.08 (22:03) 수정 2008.01.0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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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이 났을 때 소방 시설은 작동되지 않았고 내부 구조 역시 출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미로였습니다.
여기에다 세 차례의 폭빨로 손 쓸 사이도 없었습니다.

화재의 시작에서 희생자 수습까지의 전 과정을 김웅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불은 어제 오전 10시 50분쯤 지하 1층 기계실 쪽에서 시작됐습니다.

용접작업을 하는 동안 불똥이 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지하층에는 휘발유와 시너 등이 증발해 만들어진 유증기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우레탄 작업과 용접이라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바람에 우레탄폼 원료와 LP가스통이 약 10초 간격으로 세 차례나 폭발을 일으킵니다.

이 폭발로 기계실에서 시작된 불은 불과 2-3분 만에 지하창고 전체로 퍼집니다.

폭발 후 지하창고에는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매연과 유독가스가 들어찹니다.

신고를 받고 소방관이 출동한 것은 10분 뒤인 11시경, 소방관 600여 명과 경찰 2개 중대 등이 현장에 출동했고 소방차 131대가 동원됩니다.

그러나 구조작업이 시작된 것은 발화 4시간 쯤 뒤인 2시반쯤.

강력한 폭발과 고열,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때문에 접근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불길이 잡힌 시각은 8시간이나 지난 저녁 6시반쯤.

이 과정에서 소방당국은 아스팔트 도로를 통해 창고 내부로 7개의 구멍을 뚫습니다.

연기와 유독가스를 빼내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번 불은 스프링클러가 소실되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불이 날 당시 지하층에서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폭발의 여파로 스프링클러에 물을 공급하는 배관이 이처럼 심하게 파손됐기 때문입니다.

미로 같은 출구도 문제였습니다.

직선거리로는 백 미터도 안 되지만 곳곳에 칸막이가 세워져 있어서 출구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인터뷰> 탈출 생존자 : "가스가 한 모금 마시면 그냥 쓰러질 정도예요.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죽었다..뛰어가는데 연기밖에 없으니까 일단. 앞에 보이는 것도 없고..."

본격적인 수색을 벌인 끝에 어제밤 11시20분 40번째 시신을 수습하면서 대 참사는 막을 내렸습니다.

KBS 뉴스 김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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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화부터 진화까지 ‘긴박했던 순간’
    • 입력 2008-01-08 20:53:16
    • 수정2008-01-08 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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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이 났을 때 소방 시설은 작동되지 않았고 내부 구조 역시 출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미로였습니다. 여기에다 세 차례의 폭빨로 손 쓸 사이도 없었습니다. 화재의 시작에서 희생자 수습까지의 전 과정을 김웅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불은 어제 오전 10시 50분쯤 지하 1층 기계실 쪽에서 시작됐습니다. 용접작업을 하는 동안 불똥이 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지하층에는 휘발유와 시너 등이 증발해 만들어진 유증기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우레탄 작업과 용접이라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바람에 우레탄폼 원료와 LP가스통이 약 10초 간격으로 세 차례나 폭발을 일으킵니다. 이 폭발로 기계실에서 시작된 불은 불과 2-3분 만에 지하창고 전체로 퍼집니다. 폭발 후 지하창고에는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매연과 유독가스가 들어찹니다. 신고를 받고 소방관이 출동한 것은 10분 뒤인 11시경, 소방관 600여 명과 경찰 2개 중대 등이 현장에 출동했고 소방차 131대가 동원됩니다. 그러나 구조작업이 시작된 것은 발화 4시간 쯤 뒤인 2시반쯤. 강력한 폭발과 고열,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때문에 접근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불길이 잡힌 시각은 8시간이나 지난 저녁 6시반쯤. 이 과정에서 소방당국은 아스팔트 도로를 통해 창고 내부로 7개의 구멍을 뚫습니다. 연기와 유독가스를 빼내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번 불은 스프링클러가 소실되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불이 날 당시 지하층에서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폭발의 여파로 스프링클러에 물을 공급하는 배관이 이처럼 심하게 파손됐기 때문입니다. 미로 같은 출구도 문제였습니다. 직선거리로는 백 미터도 안 되지만 곳곳에 칸막이가 세워져 있어서 출구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인터뷰> 탈출 생존자 : "가스가 한 모금 마시면 그냥 쓰러질 정도예요.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죽었다..뛰어가는데 연기밖에 없으니까 일단. 앞에 보이는 것도 없고..." 본격적인 수색을 벌인 끝에 어제밤 11시20분 40번째 시신을 수습하면서 대 참사는 막을 내렸습니다. KBS 뉴스 김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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