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민 울리는 ‘공공 임대아파트’

입력 2008.01.1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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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공 임대 아파트에 입주해 살고 있는 많은 영세민들이 높은 분양가때문에 집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내집 마련의 꿈을 빼앗고 있는 공공 임대 아파트 문제를 김종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자 3명과 영세민 공공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80살 나승월 할머니는 요즘 큰 시름에 빠져 있습니다.

입주한 지 5년이 지나 주택공사로부터 우선 분양권을 받았지만 분양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집을 내놔야 할 판입니다.

입주 당시 낸 보증금은 2천9백만 원,하지만 분양을 받으려면 무려 5천 4백만 원을 더 내야 합니다.

<인터뷰>나승월(80살/주민) : "우리 어디로 가요. 애들도 끌고,이거 빼 봐도 우리 월세방 밖에 더 돼요. 보증금 한 3천만원 되는데"

이 아파트 6백40여 가구 가운데 매달 십만원의 임대료조차 내기가 벅찬 장애인과 조손 가정 등 영세민이 100 가구가 넘습니다.

다른 주민들도 주공이 은행융자를 일부 주선해 준다고 해도 나머지 돈을 구할 길이 막막해 5년동안 살아왔던 집을 내놓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최시현(74살/주민) : "주공이 임대사업을 할 때 서민들을 살리는 방법을 연구해서 해줘야지, 이자 자꾸 늘려서 뻥튀기 장사하면 되겠습니까? 안되는 거지.."

주민들은 급기야 주택 공사의 분양을 중단해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냈습니다.

다른 공공임대 아파트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이 임대 아파트 3백 40세대는 지난해 초 분양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1년 가까이 분양이 중단돼 있습니다.

분양 전환 공공임대 아파트는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정부가 지난 1995년에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 때문에 사실상 그 취지가 무색해졌습니다.

<인터뷰>윤순철(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분양을 전제로 한 단기간의 임대, 이런 형식이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서민들이 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소유욕구만 자극하는 아파트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주택공사는 공공임대 아파트를 분양전환 할 때는 주변시세의 70~80%선에서 분양가를 결정하기로 돼 있다며 분양가 산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김영훈(차장/주택공사 인천지역본부) : "제도적으로 명시화 됐기 때문에 주공이 분양 전환 가격을 임의적으로 산정하는 그런 시스템이 아닙니다."

입주자들에게 실질적인 내 집 마련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분양가 산정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제도적 보완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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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세민 울리는 ‘공공 임대아파트’
    • 입력 2008-01-14 21:09:17
    뉴스 9
<앵커 멘트> 공공 임대 아파트에 입주해 살고 있는 많은 영세민들이 높은 분양가때문에 집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내집 마련의 꿈을 빼앗고 있는 공공 임대 아파트 문제를 김종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자 3명과 영세민 공공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80살 나승월 할머니는 요즘 큰 시름에 빠져 있습니다. 입주한 지 5년이 지나 주택공사로부터 우선 분양권을 받았지만 분양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집을 내놔야 할 판입니다. 입주 당시 낸 보증금은 2천9백만 원,하지만 분양을 받으려면 무려 5천 4백만 원을 더 내야 합니다. <인터뷰>나승월(80살/주민) : "우리 어디로 가요. 애들도 끌고,이거 빼 봐도 우리 월세방 밖에 더 돼요. 보증금 한 3천만원 되는데" 이 아파트 6백40여 가구 가운데 매달 십만원의 임대료조차 내기가 벅찬 장애인과 조손 가정 등 영세민이 100 가구가 넘습니다. 다른 주민들도 주공이 은행융자를 일부 주선해 준다고 해도 나머지 돈을 구할 길이 막막해 5년동안 살아왔던 집을 내놓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최시현(74살/주민) : "주공이 임대사업을 할 때 서민들을 살리는 방법을 연구해서 해줘야지, 이자 자꾸 늘려서 뻥튀기 장사하면 되겠습니까? 안되는 거지.." 주민들은 급기야 주택 공사의 분양을 중단해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냈습니다. 다른 공공임대 아파트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이 임대 아파트 3백 40세대는 지난해 초 분양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1년 가까이 분양이 중단돼 있습니다. 분양 전환 공공임대 아파트는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정부가 지난 1995년에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 때문에 사실상 그 취지가 무색해졌습니다. <인터뷰>윤순철(경실련 시민감시국장) : "분양을 전제로 한 단기간의 임대, 이런 형식이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서민들이 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소유욕구만 자극하는 아파트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주택공사는 공공임대 아파트를 분양전환 할 때는 주변시세의 70~80%선에서 분양가를 결정하기로 돼 있다며 분양가 산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김영훈(차장/주택공사 인천지역본부) : "제도적으로 명시화 됐기 때문에 주공이 분양 전환 가격을 임의적으로 산정하는 그런 시스템이 아닙니다." 입주자들에게 실질적인 내 집 마련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분양가 산정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제도적 보완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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