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환자 위한 ‘호스피스’ 절실

입력 2008.01.1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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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암을 극복하기 위한 연속기획,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말기 암환자의 품위있는 임종을 도와주기 위한 호스피스 의료 실태를 짚어봅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임종하기 두 시간 전 폐암 환자의 모습입니다.

한 달 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서 삶을 정리하고, 가족들과 마지막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인터뷰> 강금자(보호자) : "외롭지 않았다. 감사하다는 것을 늘 느끼고 계셨고, 통증과 호흡곤란이 와도 늘 호소하면 의료진이 달려와서..."

이처럼 말기암 환자가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통증 조절을 하면서 존엄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 호스피스입니다.

하지만, 국내 호스피스 병상은 6백여 개로, 필요 병상의 4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말기 암 환자들의 31%는 사망 한 달 전까지 일반 병원에서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은 특성상 많은 의료진이 필요합니다.

이 병동만 해도 22명의 환자에 의료진이 15명으로 비현실적인 의료수가 때문에 매달 수백만 원의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혜자(대전성모병원 호스피스팀장) : "대형병원이 못하는 것은 돈이 안된다는 것 때문에 하지 않는 건데, 수익이 되지는 않더라도 환자에게 적어도 해 줄 수 있는 정도는 보상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갑자기 부작용이나 통증이 심해진 암 환자들도 마땅히 갈 곳이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입니다.

이 가운데 암 환자는 35%로 대부분 입원을 기다리며 대기중입니다.

<인터뷰> 폐암 환자 : "복도에서 하루 자고, 이틀째는 여기서 자고, 3일째 여기 앉아 있죠."

일반 병의원은 암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설도, 임상경험도 부족해 암 환자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환자와 구별이 없는 암 환자 진료수가를 개선해 가까운 동네 병원에서도 암 환자 치료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인터뷰> 허대석(서울대병원 종양내과) :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 의사와 의료기관이 참여했을 때 거기에 상응하는 제도적 지원, 수가라든지 의료제도의 변화가 필요한 싯점입니다."

현재 암 환자는 58만 명, 매년 6만 6천 명이 암으로 숨지는 만큼 이젠 말기 암 환자의 품위 있는 임종에 대해서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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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기암 환자 위한 ‘호스피스’ 절실
    • 입력 2008-01-18 21:29:30
    뉴스 9
<앵커 멘트> 암을 극복하기 위한 연속기획,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말기 암환자의 품위있는 임종을 도와주기 위한 호스피스 의료 실태를 짚어봅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임종하기 두 시간 전 폐암 환자의 모습입니다. 한 달 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서 삶을 정리하고, 가족들과 마지막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인터뷰> 강금자(보호자) : "외롭지 않았다. 감사하다는 것을 늘 느끼고 계셨고, 통증과 호흡곤란이 와도 늘 호소하면 의료진이 달려와서..." 이처럼 말기암 환자가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통증 조절을 하면서 존엄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 호스피스입니다. 하지만, 국내 호스피스 병상은 6백여 개로, 필요 병상의 4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말기 암 환자들의 31%는 사망 한 달 전까지 일반 병원에서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은 특성상 많은 의료진이 필요합니다. 이 병동만 해도 22명의 환자에 의료진이 15명으로 비현실적인 의료수가 때문에 매달 수백만 원의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혜자(대전성모병원 호스피스팀장) : "대형병원이 못하는 것은 돈이 안된다는 것 때문에 하지 않는 건데, 수익이 되지는 않더라도 환자에게 적어도 해 줄 수 있는 정도는 보상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갑자기 부작용이나 통증이 심해진 암 환자들도 마땅히 갈 곳이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입니다. 이 가운데 암 환자는 35%로 대부분 입원을 기다리며 대기중입니다. <인터뷰> 폐암 환자 : "복도에서 하루 자고, 이틀째는 여기서 자고, 3일째 여기 앉아 있죠." 일반 병의원은 암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설도, 임상경험도 부족해 암 환자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환자와 구별이 없는 암 환자 진료수가를 개선해 가까운 동네 병원에서도 암 환자 치료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인터뷰> 허대석(서울대병원 종양내과) :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 의사와 의료기관이 참여했을 때 거기에 상응하는 제도적 지원, 수가라든지 의료제도의 변화가 필요한 싯점입니다." 현재 암 환자는 58만 명, 매년 6만 6천 명이 암으로 숨지는 만큼 이젠 말기 암 환자의 품위 있는 임종에 대해서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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