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위험천만 ‘스쿨존’

입력 2008.01.23 (22:14) 수정 2008.01.2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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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린이가 다니기에 가장 안전해야할곳이 바로 학교근처 스쿨존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더 위험한곳이 많습니다.

유지향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의 한 초등학교.

학교 밖 곳곳에 스쿨 존 표지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을 자동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곳입니다.

그렇다면 사고 위험은 없을까?

엄연히 일방통행 길이지만 후진에다 역주행까지 하는 화물트럭이 눈에 띕니다.

실제로 지난 9일, 이 곳에서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던 이 학교 1학년 김 모군이 1.5톤 화물트럭에 치여 숨졌습니다.

<인터뷰> 김만홍 (고 김민석 군 아버지): " 우리 아이가 인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화물차가 갑자기 후진해 들어와 아이를 못 보고 받아버린 거에요."

고물상 안에 차를 돌릴 공간이 좁다보니 화물트럭이 후진하다 사고가 난 겁니다.

<인터뷰> 고물상 관계자: "차가 이렇게 복잡할 때는 후진해서 들어올 수 밖에 없어요. 그 사고 이후로는 우리 진짜 조심해요"

하지만 좁은 길에서 역주행과 후진은 여전합니다.

사고가 난 곳은 학교에서 불과 백 50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학교측은 반경 3백미터까지 스쿨 존을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권한을 지닌 구청과 경찰이 다니는 어린이들이 적다며 묵살했습니다.

<녹취> 구청관계자: "주 도로는 어느정도 속도는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에요. 전 구간을 다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순 없어요."

학교 근처 골목길도 택배 차량과 오토바이들로 위험하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김다빈 (초등학교 3학년): "정지선도 많이 넘고 그래서 깜짝 놀란 적도 있고, 골목에서 오토바이가 튀어 나온다든가.."

어린이들이 통학로로 이용하는 이 곳은 스쿨존 지역으로 지정돼 주정차가 금지돼 있지만, 보시는 것처럼 이곳은 주차된 차량으로 가득합니다.

상가밀집지역에 있는 초등학교들은 대부분 마찬가집니다.

스쿨 존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도로는 이미 주차장이 돼 있고 아이들은 달리는 차들 사이에 방치돼 있습니다.

상가 건물 천막에 가려진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이 무색합니다.

<인터뷰> 김다훈 (초등학교 1학년): "공사차도 막 지나다니고, 길도 없어서 차도로 다니는 애들도 있어요"

스쿨 존에서 사고가 날 경우에도 일반 교통사고와 처벌의 차이가 없습니다.

현행법상 시속 30㎞ 이하로 달려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입니다.

과속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저희가 거기에서 계속 고정근무를 할 수는 없어요. 경비개념으로 해가지고... 어떻게 보면 사람들 양심인데..."

과속 감시 카메라도 없는 곳이 허다합니다.

이러다 보니 등하굣길에 차에 치인 초등학생은 지난해 2백 명이 넘었고 매년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 "스쿨존 내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가중처벌을 하는 등 엄격한 집행이 필요하다."

개학이 얼마 안 남았지만 말 뿐인 스쿨 존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현장추적,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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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위험천만 ‘스쿨존’
    • 입력 2008-01-23 21:27:38
    • 수정2008-01-23 22: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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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린이가 다니기에 가장 안전해야할곳이 바로 학교근처 스쿨존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더 위험한곳이 많습니다. 유지향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의 한 초등학교. 학교 밖 곳곳에 스쿨 존 표지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을 자동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곳입니다. 그렇다면 사고 위험은 없을까? 엄연히 일방통행 길이지만 후진에다 역주행까지 하는 화물트럭이 눈에 띕니다. 실제로 지난 9일, 이 곳에서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던 이 학교 1학년 김 모군이 1.5톤 화물트럭에 치여 숨졌습니다. <인터뷰> 김만홍 (고 김민석 군 아버지): " 우리 아이가 인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화물차가 갑자기 후진해 들어와 아이를 못 보고 받아버린 거에요." 고물상 안에 차를 돌릴 공간이 좁다보니 화물트럭이 후진하다 사고가 난 겁니다. <인터뷰> 고물상 관계자: "차가 이렇게 복잡할 때는 후진해서 들어올 수 밖에 없어요. 그 사고 이후로는 우리 진짜 조심해요" 하지만 좁은 길에서 역주행과 후진은 여전합니다. 사고가 난 곳은 학교에서 불과 백 50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학교측은 반경 3백미터까지 스쿨 존을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권한을 지닌 구청과 경찰이 다니는 어린이들이 적다며 묵살했습니다. <녹취> 구청관계자: "주 도로는 어느정도 속도는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에요. 전 구간을 다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순 없어요." 학교 근처 골목길도 택배 차량과 오토바이들로 위험하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김다빈 (초등학교 3학년): "정지선도 많이 넘고 그래서 깜짝 놀란 적도 있고, 골목에서 오토바이가 튀어 나온다든가.." 어린이들이 통학로로 이용하는 이 곳은 스쿨존 지역으로 지정돼 주정차가 금지돼 있지만, 보시는 것처럼 이곳은 주차된 차량으로 가득합니다. 상가밀집지역에 있는 초등학교들은 대부분 마찬가집니다. 스쿨 존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도로는 이미 주차장이 돼 있고 아이들은 달리는 차들 사이에 방치돼 있습니다. 상가 건물 천막에 가려진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이 무색합니다. <인터뷰> 김다훈 (초등학교 1학년): "공사차도 막 지나다니고, 길도 없어서 차도로 다니는 애들도 있어요" 스쿨 존에서 사고가 날 경우에도 일반 교통사고와 처벌의 차이가 없습니다. 현행법상 시속 30㎞ 이하로 달려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입니다. 과속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저희가 거기에서 계속 고정근무를 할 수는 없어요. 경비개념으로 해가지고... 어떻게 보면 사람들 양심인데..." 과속 감시 카메라도 없는 곳이 허다합니다. 이러다 보니 등하굣길에 차에 치인 초등학생은 지난해 2백 명이 넘었고 매년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 "스쿨존 내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가중처벌을 하는 등 엄격한 집행이 필요하다." 개학이 얼마 안 남았지만 말 뿐인 스쿨 존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현장추적,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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