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문’ 팔아 부동산 투기 조장

입력 2008.02.02 (07:49) 수정 2008.02.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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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수위 자문위원직에서 해촉된 RE 멤버스 대표 고종완씨 경우처럼 이른바 부동산 전문가들이 새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에 편승해 곳곳에서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재경부 등 일부 정부부처는 이들로부터 부동산 관련 정책자문을 구한 것으로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탐사보도팀 성재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열린 부동산 전문가 곽창석씨의 투자 강연회, 곽씨는 자랑스럽게 재경부를 언급합니다.

<녹취> 곽창석(부동산 퍼스트 전무) : "그 전주에 재경부에 불려갔어요. 인수위 보고할 자료를 만들려고 들어가 봤는데, 거기 가자마자 첫 마디가 그거예요."

재경부가 인수위 보고용으로 묘안을 짜내줄 것을 부탁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곽창석(부동산 퍼스트 전무) : "(재경부가) 뭔가 규제를 완화하는 듯한 인상은 주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을 수 있는 묘안을 내달라는 거예요. 그런 게 있겠습니까?"

취재진이 재경부에 곽씨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봤습니다.

<녹취> 재경부 관계자 : "나도 참 이 상황을 처음 듣는 얘기인데,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는데..."

그러나 한 시간여 뒤, 곽씨가 재경부의 부동산 정책자문 회의에 참석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곽씨에게 인수위 보고용 아이디어를 요청한 적은 없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재경부 관계자 : "나는 곽창석씨를 그날 회의장 올라가서 처음 봤거든요. 곽창석씨가 정말로 (밖에서) 그런 식으로 얘기했다면 우리는 형사고발 할 겁니다."

취재진이 곽씨 발언에 대해 다시 묻자, 강연회에서와 달리 답변을 회피합니다.

<녹취> 곽창석(부동산 투자 전문가) : "그건 좀 말씀 드리기가 어려운데요. 뭐, 분위기가 그렇다는 거지. 꼭 그렇게 얘기했다는 건 아니니까요."

곽창석씨는 재경부 밖 투자상담회에서는 새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녹취> 곽창석(부동산 퍼트스 전무) : "총선 전까지 집값이 뛰었다 하면 다른 거 다 잘해도 집값 뛰면 표가 안 날 가능성이 높아요."

4월 총선 전까지는 잡았다가 총선 이후 푼다는 것입니다.

<녹취> 곽창석(부동산 퍼스트 전무) : "그래서 절대적으로 (규제) 풀지 않습니다. 총선 전까지는... 다만, 총선 끝난 후에는 슬슬 눈치를 봐가면서 조금씩 풀거예요."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최영진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대표의 투자 강연회입니다.

<녹취> 최영진(중앙일보조인스랜드 대표) : "분양붐이 일어나고 청약률 높아질 때는 무조건 뭘 사세요. 붐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요. 근데 그 분양했던 많은 양들이 입주가 다가온 날에는 빨리 팔아버려..."

최영진 조인스랜드 대표는 건교부 부동산공개념 검토위원회 위원 활동을 한 바 있습니다.

매일경제 재테크 전문위원이라고 밝히고 있는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도 지금이 투자적기라고 부추깁니다.

<녹취> 김영진(내집마련정보사 대표) : "부동산을 투자하려면 어디다 투자를 해야 돼요? 언제? 불황기하고 회복기, 그 사이에 투자를 해야 해요. 지금 딱 맞는 거죠."

이들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은 각종 투자강연회와 인터넷 등을 통해 오늘도 부동산으로 한몫 잡을 것을 권유합니다.

건교부와 재경부, 심지어 대통령직 인수위까지 이들 전문가에게 부동산 정책 자문을 구했지만, 이들 부동산 전문가들 가운데 일부는 공적 지위를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부추기고 있어, 안정될 집값이 오히려 더 꿈틀 거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성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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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자문’ 팔아 부동산 투기 조장
    • 입력 2008-02-02 07:00:10
    • 수정2008-02-02 08: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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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수위 자문위원직에서 해촉된 RE 멤버스 대표 고종완씨 경우처럼 이른바 부동산 전문가들이 새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에 편승해 곳곳에서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재경부 등 일부 정부부처는 이들로부터 부동산 관련 정책자문을 구한 것으로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탐사보도팀 성재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열린 부동산 전문가 곽창석씨의 투자 강연회, 곽씨는 자랑스럽게 재경부를 언급합니다. <녹취> 곽창석(부동산 퍼스트 전무) : "그 전주에 재경부에 불려갔어요. 인수위 보고할 자료를 만들려고 들어가 봤는데, 거기 가자마자 첫 마디가 그거예요." 재경부가 인수위 보고용으로 묘안을 짜내줄 것을 부탁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곽창석(부동산 퍼스트 전무) : "(재경부가) 뭔가 규제를 완화하는 듯한 인상은 주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을 수 있는 묘안을 내달라는 거예요. 그런 게 있겠습니까?" 취재진이 재경부에 곽씨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봤습니다. <녹취> 재경부 관계자 : "나도 참 이 상황을 처음 듣는 얘기인데,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는데..." 그러나 한 시간여 뒤, 곽씨가 재경부의 부동산 정책자문 회의에 참석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곽씨에게 인수위 보고용 아이디어를 요청한 적은 없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재경부 관계자 : "나는 곽창석씨를 그날 회의장 올라가서 처음 봤거든요. 곽창석씨가 정말로 (밖에서) 그런 식으로 얘기했다면 우리는 형사고발 할 겁니다." 취재진이 곽씨 발언에 대해 다시 묻자, 강연회에서와 달리 답변을 회피합니다. <녹취> 곽창석(부동산 투자 전문가) : "그건 좀 말씀 드리기가 어려운데요. 뭐, 분위기가 그렇다는 거지. 꼭 그렇게 얘기했다는 건 아니니까요." 곽창석씨는 재경부 밖 투자상담회에서는 새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녹취> 곽창석(부동산 퍼트스 전무) : "총선 전까지 집값이 뛰었다 하면 다른 거 다 잘해도 집값 뛰면 표가 안 날 가능성이 높아요." 4월 총선 전까지는 잡았다가 총선 이후 푼다는 것입니다. <녹취> 곽창석(부동산 퍼스트 전무) : "그래서 절대적으로 (규제) 풀지 않습니다. 총선 전까지는... 다만, 총선 끝난 후에는 슬슬 눈치를 봐가면서 조금씩 풀거예요."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최영진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대표의 투자 강연회입니다. <녹취> 최영진(중앙일보조인스랜드 대표) : "분양붐이 일어나고 청약률 높아질 때는 무조건 뭘 사세요. 붐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요. 근데 그 분양했던 많은 양들이 입주가 다가온 날에는 빨리 팔아버려..." 최영진 조인스랜드 대표는 건교부 부동산공개념 검토위원회 위원 활동을 한 바 있습니다. 매일경제 재테크 전문위원이라고 밝히고 있는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도 지금이 투자적기라고 부추깁니다. <녹취> 김영진(내집마련정보사 대표) : "부동산을 투자하려면 어디다 투자를 해야 돼요? 언제? 불황기하고 회복기, 그 사이에 투자를 해야 해요. 지금 딱 맞는 거죠." 이들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은 각종 투자강연회와 인터넷 등을 통해 오늘도 부동산으로 한몫 잡을 것을 권유합니다. 건교부와 재경부, 심지어 대통령직 인수위까지 이들 전문가에게 부동산 정책 자문을 구했지만, 이들 부동산 전문가들 가운데 일부는 공적 지위를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부추기고 있어, 안정될 집값이 오히려 더 꿈틀 거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성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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