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5인조] ‘병원 서류’ 부르는 게 값

입력 2008.02.1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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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박 앵커도 보험 여럿 드셨죠? 불안한 미래에 대한 마지막 보루 라고나 할까요? 대부분 마찬가지인 가봐요.

우리 국민의 95%가 보험 가입자라고 하네요.

그런데 정작 보험금을 받을 때면 여간 복잡할 뿐만 아니라, 병원 서류 챙기는 데 드는 돈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 겪어 본 분은 다들 아실 겁니다.

그래서 오늘 <출동5인조> 에서는 류란 기자가 직접 병원과 보험사를 발로 뛰며 현장의 문제점을 생생히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알고보니 어처구니없이 가운데서 국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합니다.

<리포트>

아이 앞으로 들어둔 보험에서 통원비 2만 원을 받으려던 김하현 씨는, 신청 자체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않던 돈이 따로 들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하현(보험금 신청인):"병원에서 돈을 달라 그런다...그런데 통원비 보다 많다..그랬더니 상담원이 '그래서 어머니 들이 간혹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더라고요. 그럼 이거 받지 말라는 거네요?"

보험사에서는 신청인에게 병명의 코드번호가 적힌 서류를 내라는데, 병원에 따라서 가격이 만 원, 만5천 원 심지어 3만 원까지 부르는 게 값입니다.

왕복 차비를 빼고 나면 안받느니만 못합니다.

<인터뷰> "공짜가 아니라 진료비를 다 내고 했는데, 애기가 진료받았다는 확인서를 떼달라는 건데 그건 당연한 거잖아요? 돈을 받는다는 건 아예 생각조차 못했어요."

치료받은 병원에다 그 확인비용을 따로 내는 게 불만인 사람은 김 씨만이 아닙니다.

<인터뷰> 김영주(인천시 가정동):"보험회사에다 첨부하려고 떼는 거 말하죠? 돈 냈죠...속상하고, 화나고..."

<인터뷰> 김정환(서울시 봉천동):"너무나 황당하기도 하고 부당하고... 그렇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건 저는 생각을 못 해봤어요."

대한병원협회를 찾아가 이런 불만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서석완(대한병원협회 기획조정실장):"진단서는 의사 사인이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소송에 갔을 때 책임까지 지는 거예요."

또 서류를 쭉 보는 시간동안 환자를 못 보는 기회비용을 보전해주는 개념이죠.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취재진이 직접 일반진단서를 끊어 봤습니다.

<녹취> 의사: "뭘 끊어 달라고요? (진단서, 진료 확인서 둘 다 끊어 주세요.) 알겠습니다. 둘 다? (예. 나가면 되나요?) 예..."

이렇게 해서 2만 원짜리 진단서와 2천원 짜리 진료 확인서가 발급됐습니다.

<인터뷰> 강주성(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이미 처방을 하고 이뤄진 의료행위에 대해서 증명을 하는 것인데, 그걸 해주기 어렵다는 것은 의사 스스로 자신이 없다는 거죠."

따라서 현재 병원에 따라 천차만별인 수수료의 기준이 공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문제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녹취> "이 병원은 거의 6페이지에 달하게 자세히...근데 여기는 달랑 한 장..."

얼마 전 종합병원 두 곳에 입원했던 배수진 씨는, 병원은 병원대로 보험사는 보험사대로 제멋대로인 서류 양식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수진(보험금 신청인):"병원마다 다 달라요. 내용이 부실한 데도 있고. 그런데 부실한 쪽이 오히려 돈은 더 많이 받고. 보험사도 다 달라서 코드번호를 요구하는 데도 있고 아닌 데도 있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병원과 보험사 간에 합의된 일정한 문서 양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간에서 신청인들만 골탕먹는 셈입니다.

양측 모두 이 문제가 개선돼야 하고, 개선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홍군화(손해보험협회 상품계리팀 과장):"양식을 통일하고 규격화하는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해결이 가능합니다. (지금 문제점을 알고계신다는?) 예, 공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석완(대한병원협회 기획조정실장):"고객만족 차원에서 정리가 좀 돼야 되죠. 병원에서도 같이 참여를 해서 적정한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방향제시를 해줄 수 있어요."

지난 2004년부터 2년 반동안 전국 종합병원에서만 각종 발급비용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300억원을 넘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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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동 5인조] ‘병원 서류’ 부르는 게 값
    • 입력 2008-02-13 20:23:57
    뉴스타임
<앵커 멘트> 박 앵커도 보험 여럿 드셨죠? 불안한 미래에 대한 마지막 보루 라고나 할까요? 대부분 마찬가지인 가봐요. 우리 국민의 95%가 보험 가입자라고 하네요. 그런데 정작 보험금을 받을 때면 여간 복잡할 뿐만 아니라, 병원 서류 챙기는 데 드는 돈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 겪어 본 분은 다들 아실 겁니다. 그래서 오늘 <출동5인조> 에서는 류란 기자가 직접 병원과 보험사를 발로 뛰며 현장의 문제점을 생생히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알고보니 어처구니없이 가운데서 국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합니다. <리포트> 아이 앞으로 들어둔 보험에서 통원비 2만 원을 받으려던 김하현 씨는, 신청 자체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않던 돈이 따로 들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하현(보험금 신청인):"병원에서 돈을 달라 그런다...그런데 통원비 보다 많다..그랬더니 상담원이 '그래서 어머니 들이 간혹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더라고요. 그럼 이거 받지 말라는 거네요?" 보험사에서는 신청인에게 병명의 코드번호가 적힌 서류를 내라는데, 병원에 따라서 가격이 만 원, 만5천 원 심지어 3만 원까지 부르는 게 값입니다. 왕복 차비를 빼고 나면 안받느니만 못합니다. <인터뷰> "공짜가 아니라 진료비를 다 내고 했는데, 애기가 진료받았다는 확인서를 떼달라는 건데 그건 당연한 거잖아요? 돈을 받는다는 건 아예 생각조차 못했어요." 치료받은 병원에다 그 확인비용을 따로 내는 게 불만인 사람은 김 씨만이 아닙니다. <인터뷰> 김영주(인천시 가정동):"보험회사에다 첨부하려고 떼는 거 말하죠? 돈 냈죠...속상하고, 화나고..." <인터뷰> 김정환(서울시 봉천동):"너무나 황당하기도 하고 부당하고... 그렇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건 저는 생각을 못 해봤어요." 대한병원협회를 찾아가 이런 불만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서석완(대한병원협회 기획조정실장):"진단서는 의사 사인이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소송에 갔을 때 책임까지 지는 거예요." 또 서류를 쭉 보는 시간동안 환자를 못 보는 기회비용을 보전해주는 개념이죠.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취재진이 직접 일반진단서를 끊어 봤습니다. <녹취> 의사: "뭘 끊어 달라고요? (진단서, 진료 확인서 둘 다 끊어 주세요.) 알겠습니다. 둘 다? (예. 나가면 되나요?) 예..." 이렇게 해서 2만 원짜리 진단서와 2천원 짜리 진료 확인서가 발급됐습니다. <인터뷰> 강주성(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이미 처방을 하고 이뤄진 의료행위에 대해서 증명을 하는 것인데, 그걸 해주기 어렵다는 것은 의사 스스로 자신이 없다는 거죠." 따라서 현재 병원에 따라 천차만별인 수수료의 기준이 공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문제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녹취> "이 병원은 거의 6페이지에 달하게 자세히...근데 여기는 달랑 한 장..." 얼마 전 종합병원 두 곳에 입원했던 배수진 씨는, 병원은 병원대로 보험사는 보험사대로 제멋대로인 서류 양식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수진(보험금 신청인):"병원마다 다 달라요. 내용이 부실한 데도 있고. 그런데 부실한 쪽이 오히려 돈은 더 많이 받고. 보험사도 다 달라서 코드번호를 요구하는 데도 있고 아닌 데도 있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병원과 보험사 간에 합의된 일정한 문서 양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간에서 신청인들만 골탕먹는 셈입니다. 양측 모두 이 문제가 개선돼야 하고, 개선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홍군화(손해보험협회 상품계리팀 과장):"양식을 통일하고 규격화하는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해결이 가능합니다. (지금 문제점을 알고계신다는?) 예, 공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석완(대한병원협회 기획조정실장):"고객만족 차원에서 정리가 좀 돼야 되죠. 병원에서도 같이 참여를 해서 적정한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방향제시를 해줄 수 있어요." 지난 2004년부터 2년 반동안 전국 종합병원에서만 각종 발급비용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300억원을 넘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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