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재 화재 대비 철벽 방재
입력 2008.02.17 (11:17)
수정 2008.02.1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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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구한 역사와 천혜의 경관을 망가뜨리고 있는 나폴리도 그런 경우겠습니다만 600년 넘게 서울을 지켜온 국보 1호 숭례문도 후손들의 잘못으로 잿더미가 됐습니다.
온 국민에게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준 이번 사건은 특히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 지를 여실히 보여줬는데요.
우리처럼 목조 문화재가 많은 일본의 문화재 보호,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긴급 진단해봤습니다.
남종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도쿄 외곽의 한 사찰...
800년전의 불교 문화재가 보관돼 있는 이곳에 갑자기 사이렌이 울려 퍼집니다.
화재에 대비한 가상 훈련이 시작된 것입니다.
곳곳에선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불길이 번지자, 방재 규칙에 정해진 대로 일부 승려들은 주요 문화재를 먼저 안전한 곳으로 옮깁니다.
특히 가치가 높은 금동 불상은 더욱 소중히 다룹니다.
다른 승려들은 소화기를 들고 진화작업을 벌입니다.
그 사이 소방대원들이 긴급출동했습니다.
소방서에 연결된 자동 화재 경보기가 울린지 채 5분도 되지 않아섭니다.
소방차의 강한 물줄기가 뿌려지자, 화재는 곳바로 진압됩니다.
기민한 초동 대처에다 소방대원들의 빠른 출동까지 연결되면서 국보급 문화재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가와시마(히가시무라야마 소방서장) : "무슨 일이 있어도 신속히 출동해 귀중한 문화재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임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산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신사도 소방훈련에 예외일 순 없습니다.
5백년전의 문화재는 방재 규칙대로 안전한 곳으로 옮겨집니다.
소방관들의 출동은 훈련에서나 실제상황에서나 일본 전역 어느곳이라도 10분이면 가능합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방재 훈련이 우왕좌왕하는 시간을 없애주기 때문입니다.
영하의 꽁꽁 언 날씨도 훈련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불길이 잡혔지만 산속의 문화재 시설인 만큼 불이 번지지 않도록 빽빽한 나무 사이에도 물줄기가 계속 뿌려집니다.
사다리차 위에서도 강력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하늘에는 소방 헬기까지 출동했습니다.
국민과 지자체, 정부까지 일체가 된 훈련을 통해 더 이상의 화재 소실를 막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본격적으로 문화재 방재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59년전인 지난 1949년부터입니다.
지난 1949년 1월 26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진 사찰 호류지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입니다.
천 4백년전 고구려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로 유명한 이곳의 일부 벽면이 소실되면서 일본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일본은 지금도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불에 탄 상태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호류지의 화재가 발생한 날인 1월 26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정해 해마다 강도높은 훈련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에는 호류지에서도 대대적인 소방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목조 문화재에는 지붕에 스프링쿨러가 설치돼 있어 불이 날 경우 마치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듯이 물줄기를 쏟아록 돼 있습니다.
호류지는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해 문화재를 24시간 감시하는 상주직원까지 배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후루야 쇼카쿠(호류지 승려) : "이번 훈련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아서 앞으로도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할 생각입니다"
이처럼 완벽한 방재는 문화재가 있는 곳이면 어디나 똑 같습니다.
350년전 목조건물이 보존돼 있는 요코하마의 이 사찰도 완벽에 가까운 방재시설을 50년전부터 갖췄습니다.
심지어는 주변 산불이 번져올 것에 대비한 방재 시설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인터뷰>나가츠카(산케엔 소방 관계자) : "이 방재시설은 '토렌쟈'라는 것입니다. 산에서 불이 났을 때 이쪽 건물에 불이 옮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물이 분수처럼 뿜어나오게 하는 시설입니다"
일본 정부가 59년전의 호류지 화재 충격 이후 문화재 보호법을 제정한 뒤 문화재 지정 관리와 보호는 물론 재정 지원까지 전폭적으로 해주면서 가능한 일입니다.
일본은 문화재를 파손시키거나 은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등 벌칙도 무거운 만큼 우리나라 숭례문 화재는 일본인들에게도 큰 충격입니다.
<인터뷰>도이다(일본 시민) : "국보이고, 세계문화유산입니다. 그런 남대문에 불을 지르고, 타게 내버려뒀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일본은 문화재 보호법 시행 이전 24채이던 문화재 소실 건수가 법 시행 이후에는 50여년 동안 15채에 그쳤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은 이번 우리나라 숭례문 화재를 계기로 일본의 문화재 관리에 대한 방재 규칙을 재점검하는 등 선조들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더욱 힘을 쏟고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천혜의 경관을 망가뜨리고 있는 나폴리도 그런 경우겠습니다만 600년 넘게 서울을 지켜온 국보 1호 숭례문도 후손들의 잘못으로 잿더미가 됐습니다.
온 국민에게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준 이번 사건은 특히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 지를 여실히 보여줬는데요.
우리처럼 목조 문화재가 많은 일본의 문화재 보호,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긴급 진단해봤습니다.
남종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도쿄 외곽의 한 사찰...
800년전의 불교 문화재가 보관돼 있는 이곳에 갑자기 사이렌이 울려 퍼집니다.
화재에 대비한 가상 훈련이 시작된 것입니다.
곳곳에선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불길이 번지자, 방재 규칙에 정해진 대로 일부 승려들은 주요 문화재를 먼저 안전한 곳으로 옮깁니다.
특히 가치가 높은 금동 불상은 더욱 소중히 다룹니다.
다른 승려들은 소화기를 들고 진화작업을 벌입니다.
그 사이 소방대원들이 긴급출동했습니다.
소방서에 연결된 자동 화재 경보기가 울린지 채 5분도 되지 않아섭니다.
소방차의 강한 물줄기가 뿌려지자, 화재는 곳바로 진압됩니다.
기민한 초동 대처에다 소방대원들의 빠른 출동까지 연결되면서 국보급 문화재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가와시마(히가시무라야마 소방서장) : "무슨 일이 있어도 신속히 출동해 귀중한 문화재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임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산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신사도 소방훈련에 예외일 순 없습니다.
5백년전의 문화재는 방재 규칙대로 안전한 곳으로 옮겨집니다.
소방관들의 출동은 훈련에서나 실제상황에서나 일본 전역 어느곳이라도 10분이면 가능합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방재 훈련이 우왕좌왕하는 시간을 없애주기 때문입니다.
영하의 꽁꽁 언 날씨도 훈련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불길이 잡혔지만 산속의 문화재 시설인 만큼 불이 번지지 않도록 빽빽한 나무 사이에도 물줄기가 계속 뿌려집니다.
사다리차 위에서도 강력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하늘에는 소방 헬기까지 출동했습니다.
국민과 지자체, 정부까지 일체가 된 훈련을 통해 더 이상의 화재 소실를 막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본격적으로 문화재 방재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59년전인 지난 1949년부터입니다.
지난 1949년 1월 26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진 사찰 호류지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입니다.
천 4백년전 고구려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로 유명한 이곳의 일부 벽면이 소실되면서 일본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일본은 지금도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불에 탄 상태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호류지의 화재가 발생한 날인 1월 26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정해 해마다 강도높은 훈련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에는 호류지에서도 대대적인 소방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목조 문화재에는 지붕에 스프링쿨러가 설치돼 있어 불이 날 경우 마치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듯이 물줄기를 쏟아록 돼 있습니다.
호류지는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해 문화재를 24시간 감시하는 상주직원까지 배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후루야 쇼카쿠(호류지 승려) : "이번 훈련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아서 앞으로도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할 생각입니다"
이처럼 완벽한 방재는 문화재가 있는 곳이면 어디나 똑 같습니다.
350년전 목조건물이 보존돼 있는 요코하마의 이 사찰도 완벽에 가까운 방재시설을 50년전부터 갖췄습니다.
심지어는 주변 산불이 번져올 것에 대비한 방재 시설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인터뷰>나가츠카(산케엔 소방 관계자) : "이 방재시설은 '토렌쟈'라는 것입니다. 산에서 불이 났을 때 이쪽 건물에 불이 옮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물이 분수처럼 뿜어나오게 하는 시설입니다"
일본 정부가 59년전의 호류지 화재 충격 이후 문화재 보호법을 제정한 뒤 문화재 지정 관리와 보호는 물론 재정 지원까지 전폭적으로 해주면서 가능한 일입니다.
일본은 문화재를 파손시키거나 은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등 벌칙도 무거운 만큼 우리나라 숭례문 화재는 일본인들에게도 큰 충격입니다.
<인터뷰>도이다(일본 시민) : "국보이고, 세계문화유산입니다. 그런 남대문에 불을 지르고, 타게 내버려뒀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일본은 문화재 보호법 시행 이전 24채이던 문화재 소실 건수가 법 시행 이후에는 50여년 동안 15채에 그쳤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은 이번 우리나라 숭례문 화재를 계기로 일본의 문화재 관리에 대한 방재 규칙을 재점검하는 등 선조들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더욱 힘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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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8-02-17 08:24:59
- 수정2008-02-18 13:07:12

<앵커 멘트>
유구한 역사와 천혜의 경관을 망가뜨리고 있는 나폴리도 그런 경우겠습니다만 600년 넘게 서울을 지켜온 국보 1호 숭례문도 후손들의 잘못으로 잿더미가 됐습니다.
온 국민에게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준 이번 사건은 특히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 지를 여실히 보여줬는데요.
우리처럼 목조 문화재가 많은 일본의 문화재 보호,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긴급 진단해봤습니다.
남종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도쿄 외곽의 한 사찰...
800년전의 불교 문화재가 보관돼 있는 이곳에 갑자기 사이렌이 울려 퍼집니다.
화재에 대비한 가상 훈련이 시작된 것입니다.
곳곳에선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불길이 번지자, 방재 규칙에 정해진 대로 일부 승려들은 주요 문화재를 먼저 안전한 곳으로 옮깁니다.
특히 가치가 높은 금동 불상은 더욱 소중히 다룹니다.
다른 승려들은 소화기를 들고 진화작업을 벌입니다.
그 사이 소방대원들이 긴급출동했습니다.
소방서에 연결된 자동 화재 경보기가 울린지 채 5분도 되지 않아섭니다.
소방차의 강한 물줄기가 뿌려지자, 화재는 곳바로 진압됩니다.
기민한 초동 대처에다 소방대원들의 빠른 출동까지 연결되면서 국보급 문화재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가와시마(히가시무라야마 소방서장) : "무슨 일이 있어도 신속히 출동해 귀중한 문화재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임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산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신사도 소방훈련에 예외일 순 없습니다.
5백년전의 문화재는 방재 규칙대로 안전한 곳으로 옮겨집니다.
소방관들의 출동은 훈련에서나 실제상황에서나 일본 전역 어느곳이라도 10분이면 가능합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방재 훈련이 우왕좌왕하는 시간을 없애주기 때문입니다.
영하의 꽁꽁 언 날씨도 훈련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불길이 잡혔지만 산속의 문화재 시설인 만큼 불이 번지지 않도록 빽빽한 나무 사이에도 물줄기가 계속 뿌려집니다.
사다리차 위에서도 강력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하늘에는 소방 헬기까지 출동했습니다.
국민과 지자체, 정부까지 일체가 된 훈련을 통해 더 이상의 화재 소실를 막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본격적으로 문화재 방재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59년전인 지난 1949년부터입니다.
지난 1949년 1월 26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진 사찰 호류지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입니다.
천 4백년전 고구려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로 유명한 이곳의 일부 벽면이 소실되면서 일본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일본은 지금도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불에 탄 상태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호류지의 화재가 발생한 날인 1월 26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정해 해마다 강도높은 훈련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에는 호류지에서도 대대적인 소방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목조 문화재에는 지붕에 스프링쿨러가 설치돼 있어 불이 날 경우 마치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듯이 물줄기를 쏟아록 돼 있습니다.
호류지는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해 문화재를 24시간 감시하는 상주직원까지 배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후루야 쇼카쿠(호류지 승려) : "이번 훈련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아서 앞으로도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할 생각입니다"
이처럼 완벽한 방재는 문화재가 있는 곳이면 어디나 똑 같습니다.
350년전 목조건물이 보존돼 있는 요코하마의 이 사찰도 완벽에 가까운 방재시설을 50년전부터 갖췄습니다.
심지어는 주변 산불이 번져올 것에 대비한 방재 시설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인터뷰>나가츠카(산케엔 소방 관계자) : "이 방재시설은 '토렌쟈'라는 것입니다. 산에서 불이 났을 때 이쪽 건물에 불이 옮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물이 분수처럼 뿜어나오게 하는 시설입니다"
일본 정부가 59년전의 호류지 화재 충격 이후 문화재 보호법을 제정한 뒤 문화재 지정 관리와 보호는 물론 재정 지원까지 전폭적으로 해주면서 가능한 일입니다.
일본은 문화재를 파손시키거나 은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등 벌칙도 무거운 만큼 우리나라 숭례문 화재는 일본인들에게도 큰 충격입니다.
<인터뷰>도이다(일본 시민) : "국보이고, 세계문화유산입니다. 그런 남대문에 불을 지르고, 타게 내버려뒀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일본은 문화재 보호법 시행 이전 24채이던 문화재 소실 건수가 법 시행 이후에는 50여년 동안 15채에 그쳤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은 이번 우리나라 숭례문 화재를 계기로 일본의 문화재 관리에 대한 방재 규칙을 재점검하는 등 선조들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더욱 힘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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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혁 기자 nam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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