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참정권 실종 사태

입력 2008.04.0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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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규모 위장전입이 드러난 충남 당진군에서 우려한대로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가 유권자에게 제대로 전달 되지 않고 있습니다.
총선때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던 당진군수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탐사보도팀의 김명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당진군의 공연시설인 문예의 전당입니다.

모레 실시될 18대 총선을 앞두고 이곳에 선거공보가 무더기로 배달되고 있습니다.

무려 2백 99세대의 유권자 앞으로 발송된 것들입니다.

공연시설이기때문에 이 건물에 사람이 살고 있을리는 만무합니다.

당연히 선거공보를 받을 사람도 없습니다.

위장전입한 엉터리 주소지에 그대로 선거 관련 우편물이 발송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문예의 전당 관계자: "(이거 어떻게 해야 되는거예요?) (군청)총무과에서 원 주소지로 해가지고 보낸다고 그랬는데 늦어졌나봐요."

당진읍의 한 건강원에도 85세대 분의 선거 공보가 도착했습니다.

건물 주인은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녹취> 건강원 관계자: "((지난)대통령 선거때에도 이만큼 왔어요?) 그때도 이만큼 왔을 거예요. (이거 어떻게 하실꺼예요?) 도로 보내야죠. 우체국으로."

당진읍 사무소와 보건소, 새마을 회관 등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선거공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당진읍의 주택가도 마찬가집니다.

한 아파트 단지의 우편함입니다.

적게는 3세대에서 많게는 십여 세대 분의 선거공보가 한 우편함에 들어있는 것들이 쉽게 눈에 띱니다.

이 우편함에는 10통, 다른 우편함에 놀랍게도 29세대분의 봉투가 억지로 채워져 있습니다.

<인터뷰> 우체국 집배원: "한 가구 수에 인구가.. 이정도 인구가 되나?"
당진군의 조직적 위장전입으로 투표소를 알리는 투표안내문과 총선 후보자들의 정보가 담긴 선거공보 등이 유권자들을 찾지 못해 당진읍내를 떠돌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주 KBS 뉴스는 이같은 사태가 올 것을 예상하고 대책을 촉구한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민종기 당진군수는 위장전입을 바로 잡고 총선 때도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자료화면> "주민 불편을 최소화 하고 금번 선거에도 영향이 전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민 군수의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군 선관위도 위장전입지가 뻔한 곳에 선거공보 발송을 강행하는 등 투표와 관련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상철(당진군 선거관리위 사무국장): "저희는 당진군내에 있는 단체하고 행정방송을 통해서 권고를 하는 홍보밖에는 지금 없다고 봐요."

행정기관의 안이한 대처로 인해 당진군에서는 지난 대선에 이어 또다시 유권자들이 참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사태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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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려가 현실로…’ 참정권 실종 사태
    • 입력 2008-04-07 21:14:01
    뉴스 9
<앵커 멘트> 대규모 위장전입이 드러난 충남 당진군에서 우려한대로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가 유권자에게 제대로 전달 되지 않고 있습니다. 총선때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던 당진군수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탐사보도팀의 김명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당진군의 공연시설인 문예의 전당입니다. 모레 실시될 18대 총선을 앞두고 이곳에 선거공보가 무더기로 배달되고 있습니다. 무려 2백 99세대의 유권자 앞으로 발송된 것들입니다. 공연시설이기때문에 이 건물에 사람이 살고 있을리는 만무합니다. 당연히 선거공보를 받을 사람도 없습니다. 위장전입한 엉터리 주소지에 그대로 선거 관련 우편물이 발송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문예의 전당 관계자: "(이거 어떻게 해야 되는거예요?) (군청)총무과에서 원 주소지로 해가지고 보낸다고 그랬는데 늦어졌나봐요." 당진읍의 한 건강원에도 85세대 분의 선거 공보가 도착했습니다. 건물 주인은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녹취> 건강원 관계자: "((지난)대통령 선거때에도 이만큼 왔어요?) 그때도 이만큼 왔을 거예요. (이거 어떻게 하실꺼예요?) 도로 보내야죠. 우체국으로." 당진읍 사무소와 보건소, 새마을 회관 등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선거공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당진읍의 주택가도 마찬가집니다. 한 아파트 단지의 우편함입니다. 적게는 3세대에서 많게는 십여 세대 분의 선거공보가 한 우편함에 들어있는 것들이 쉽게 눈에 띱니다. 이 우편함에는 10통, 다른 우편함에 놀랍게도 29세대분의 봉투가 억지로 채워져 있습니다. <인터뷰> 우체국 집배원: "한 가구 수에 인구가.. 이정도 인구가 되나?" 당진군의 조직적 위장전입으로 투표소를 알리는 투표안내문과 총선 후보자들의 정보가 담긴 선거공보 등이 유권자들을 찾지 못해 당진읍내를 떠돌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주 KBS 뉴스는 이같은 사태가 올 것을 예상하고 대책을 촉구한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민종기 당진군수는 위장전입을 바로 잡고 총선 때도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자료화면> "주민 불편을 최소화 하고 금번 선거에도 영향이 전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민 군수의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군 선관위도 위장전입지가 뻔한 곳에 선거공보 발송을 강행하는 등 투표와 관련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상철(당진군 선거관리위 사무국장): "저희는 당진군내에 있는 단체하고 행정방송을 통해서 권고를 하는 홍보밖에는 지금 없다고 봐요." 행정기관의 안이한 대처로 인해 당진군에서는 지난 대선에 이어 또다시 유권자들이 참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사태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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