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을 수 없는 평생의 상처 ‘파양’

입력 2008.05.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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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정의 달, 우리의 가정을 돌아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입양됐다가 또 다시 버림받는 '파양'에 대해 살펴봅니다.
아이들에게 평생의 상처로 남을 파양이 해마다 늘고 있어, 이제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7살 유진이는 지난해 이 보육원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입양 6개월만에 파양을 당했습니다.

<녹취>유진이 : "(예전에)엄마 아빠 언니랑 같이 산책하는 게 좋았어요. 강아지는 집 보고.."

부모 말을 잘 따르지 않은 게 버림 받게된 주된 이유였지만 본인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박하숙(보육원 원장) : "본인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면 엄마가 데리러 올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어요. 안타깝죠."

중학생 지은이는 주변에의해 자신의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걸 알게됐고 그 충격이 파양으로까지 이어지게됐습니다.

<녹취>지은이 : "오빠랑 나이 차이가 너무 커서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는데 TV 에서나 보던 일이쟎아요. 저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게 믿어지지 않았고 엄마도 원망스럽고..."

국내 입양이 늘면서 이런 파양 사례는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무려 8백여 명의 아이들이 아픔을 겪었습니다.

집안에 우환이 들게됐다,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등 갖은 이유를 들지만 입양 부모들의 책임감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세 자녀 분양 혜택을 받기 위해 아이를 입양했다가 적발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조선미(홀트아동복지회) : "아이만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친생부모에 대한 이해도 하셔야 성공적인 입양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파양의 절차가 지나치게 단순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민법상 파양의 경우 구청에서 파양신고서 하나만 작성하면 모든 절차가 끝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입양과 파양의 절차를 보다 엄격하게 하고 어린이의 인권을 고려한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 또한 입양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조재일(소아정신과 전문의) : "파양을 겪으면 세상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됩니다. 평생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입양의 그늘 파양, 반복적으로 가족의 울타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이 아이들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게 뭘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녹취>유진이 : "언니랑 강아지 엄마 아빠.같이 살아요."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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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씻을 수 없는 평생의 상처 ‘파양’
    • 입력 2008-05-09 21:21:46
    뉴스 9
<앵커 멘트> 가정의 달, 우리의 가정을 돌아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입양됐다가 또 다시 버림받는 '파양'에 대해 살펴봅니다. 아이들에게 평생의 상처로 남을 파양이 해마다 늘고 있어, 이제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7살 유진이는 지난해 이 보육원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입양 6개월만에 파양을 당했습니다. <녹취>유진이 : "(예전에)엄마 아빠 언니랑 같이 산책하는 게 좋았어요. 강아지는 집 보고.." 부모 말을 잘 따르지 않은 게 버림 받게된 주된 이유였지만 본인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박하숙(보육원 원장) : "본인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면 엄마가 데리러 올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어요. 안타깝죠." 중학생 지은이는 주변에의해 자신의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걸 알게됐고 그 충격이 파양으로까지 이어지게됐습니다. <녹취>지은이 : "오빠랑 나이 차이가 너무 커서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는데 TV 에서나 보던 일이쟎아요. 저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게 믿어지지 않았고 엄마도 원망스럽고..." 국내 입양이 늘면서 이런 파양 사례는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무려 8백여 명의 아이들이 아픔을 겪었습니다. 집안에 우환이 들게됐다,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등 갖은 이유를 들지만 입양 부모들의 책임감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세 자녀 분양 혜택을 받기 위해 아이를 입양했다가 적발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조선미(홀트아동복지회) : "아이만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친생부모에 대한 이해도 하셔야 성공적인 입양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파양의 절차가 지나치게 단순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민법상 파양의 경우 구청에서 파양신고서 하나만 작성하면 모든 절차가 끝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입양과 파양의 절차를 보다 엄격하게 하고 어린이의 인권을 고려한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 또한 입양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조재일(소아정신과 전문의) : "파양을 겪으면 세상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됩니다. 평생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입양의 그늘 파양, 반복적으로 가족의 울타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이 아이들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게 뭘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녹취>유진이 : "언니랑 강아지 엄마 아빠.같이 살아요."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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