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한국사회 ‘고립된 섬’

입력 2008.05.1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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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정의 달 연속기획, 오늘은 1인, 독신가구를 살펴봅니다.
빠르게 늘어나는 독신가구는 이제 전체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퍼센트가 넘는데도, 사회적인 지원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직장 근처 오피스텔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미혼의 양원찬 씨.

청약저축에 가입했지만, 아파트 분양은 아예 꿈도 꾸지 않습니다.

<인터뷰> 양원찬(36세/회사원) : "가점제에서 굉장히 점수를 못 받기 때문에, 심지어는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아예 분양을 할 수 없는 상태에요."

낮에는 직장인, 밤엔 연극배우로 이른바 '투잡'족인 34살 김수현 씨.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갔다 힘든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김수현(미혼 여성) : "은행 창구에 갔을 때 꼭 물어보는 게 남편이 있으십니까? 죄송한데 결혼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면 힘들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1995년 164만 가구에서 2005년엔 317만 가구로 급증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에 이르고 있습니다.

'독신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

특히,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 대출 대상에서도 제외돼 주거 불안에 시달릴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이들의 주거 형태는 전세가 41%, 월세가 31.8%, 소유가 20.4%로 전 월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세금 부담도 일반가정에 비해 훨씬 높아, 연봉이 3천만 원이라면 1인 가구는 4인 가구에 비해 두 배가 넘는 근로소득세 부담을 지고, 추가공제 등을 감안하면 세금 격차는 더 커집니다.

특히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독신가구가 된 이들의 경우는 이런 차별로 가정 갖기가 더욱 힘들어지게 됩니다.

<인터뷰> 진미정(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 "그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경제적 지원이나 안정이 중요하고요."

독신 가구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도 여전합니다.

때문에 독신 기간이 길수록 사회적으로 고립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결혼이 당연시되는 우리 사회에서 독신이라는 이유로 정책적 고려대상에서 배제되고 있진 않은지, 되짚어볼 시점입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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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 가구, 한국사회 ‘고립된 섬’
    • 입력 2008-05-11 21: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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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정의 달 연속기획, 오늘은 1인, 독신가구를 살펴봅니다. 빠르게 늘어나는 독신가구는 이제 전체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퍼센트가 넘는데도, 사회적인 지원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직장 근처 오피스텔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미혼의 양원찬 씨. 청약저축에 가입했지만, 아파트 분양은 아예 꿈도 꾸지 않습니다. <인터뷰> 양원찬(36세/회사원) : "가점제에서 굉장히 점수를 못 받기 때문에, 심지어는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아예 분양을 할 수 없는 상태에요." 낮에는 직장인, 밤엔 연극배우로 이른바 '투잡'족인 34살 김수현 씨.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갔다 힘든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김수현(미혼 여성) : "은행 창구에 갔을 때 꼭 물어보는 게 남편이 있으십니까? 죄송한데 결혼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면 힘들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1995년 164만 가구에서 2005년엔 317만 가구로 급증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에 이르고 있습니다. '독신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 특히,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 대출 대상에서도 제외돼 주거 불안에 시달릴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이들의 주거 형태는 전세가 41%, 월세가 31.8%, 소유가 20.4%로 전 월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세금 부담도 일반가정에 비해 훨씬 높아, 연봉이 3천만 원이라면 1인 가구는 4인 가구에 비해 두 배가 넘는 근로소득세 부담을 지고, 추가공제 등을 감안하면 세금 격차는 더 커집니다. 특히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독신가구가 된 이들의 경우는 이런 차별로 가정 갖기가 더욱 힘들어지게 됩니다. <인터뷰> 진미정(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 "그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경제적 지원이나 안정이 중요하고요." 독신 가구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도 여전합니다. 때문에 독신 기간이 길수록 사회적으로 고립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결혼이 당연시되는 우리 사회에서 독신이라는 이유로 정책적 고려대상에서 배제되고 있진 않은지, 되짚어볼 시점입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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