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평가 기준·검증 시스템 원인

입력 2008.07.09 (21:54) 수정 2008.07.09 (23: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BK21 사업을 심층진단하는 연속기획입니다.
사업 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무늬만 국제학술대회가 만연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학술진흥재단의 허술한 평가기준과 검증 시스템도 원인이라는 지적입니다.
최영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BK21 지원을 받아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은 모두 2천9백여 건..

실적내기용 국제학술대회가 남발되는 데는 허술한 규정이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분야는 외국 한나라 이상, 인문사회분야는 3개 나라 이상 참가하면 국제학술대회로 인정됩니다.

특히 인문사회 분야의 경우 만일 한 논문을 대학원생 3명이 같이 쓸 경우 실적을 3건으로 인정해 줍니다.

또 교수가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이나 논문발표 좌장을 맡으면 실적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에 한국인들끼리의 학술대회를 열고 집중적으로 참가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대학교수 : "열심히 연구해서 국제급의 아주 어려운 10대 1의 경쟁을 뚫고 발표하는 데 비해서 너무나 쉬운 것이고 편수 올리기가 쉽기 때문에.."

보고된 연구실적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매년 있는 연차평가에서 각 평가위원들이 심사해야 하는 보고서는 이틀 동안 수백 쪽에 이릅니다.

<인터뷰> 양정호(성균관대 교수/전 BK21 평가위원) : "600페이지에서 700페이지 가까이 되는 그런 사업보고서를 읽다보면 체계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거예요."

각 연구팀 실적에 대한 오류 검증도 해당 분야 연구팀끼리 서로 감시하도록 해 놓고 있어 제대로된 검증은 이뤄질수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박진일(학술진흥재단 BK21사업지원팀장) : "저희 담당자들이 (한 해 예산) 2,900억원을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이 회계 내용을 다 본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말이 안되고요."

또한 각 연구팀에게 참가한 학술대회 논문목록 제출을 의무화해 한국인 위주의 허위 국제학술대회를 가려야 하지만 단지 보관만 하도록 해 무늬만 국제학술대회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영윤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허술한 평가 기준·검증 시스템 원인
    • 입력 2008-07-09 21:15:39
    • 수정2008-07-09 23:04:37
    뉴스 9
<앵커 멘트> BK21 사업을 심층진단하는 연속기획입니다. 사업 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무늬만 국제학술대회가 만연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학술진흥재단의 허술한 평가기준과 검증 시스템도 원인이라는 지적입니다. 최영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BK21 지원을 받아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은 모두 2천9백여 건.. 실적내기용 국제학술대회가 남발되는 데는 허술한 규정이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분야는 외국 한나라 이상, 인문사회분야는 3개 나라 이상 참가하면 국제학술대회로 인정됩니다. 특히 인문사회 분야의 경우 만일 한 논문을 대학원생 3명이 같이 쓸 경우 실적을 3건으로 인정해 줍니다. 또 교수가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이나 논문발표 좌장을 맡으면 실적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에 한국인들끼리의 학술대회를 열고 집중적으로 참가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대학교수 : "열심히 연구해서 국제급의 아주 어려운 10대 1의 경쟁을 뚫고 발표하는 데 비해서 너무나 쉬운 것이고 편수 올리기가 쉽기 때문에.." 보고된 연구실적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매년 있는 연차평가에서 각 평가위원들이 심사해야 하는 보고서는 이틀 동안 수백 쪽에 이릅니다. <인터뷰> 양정호(성균관대 교수/전 BK21 평가위원) : "600페이지에서 700페이지 가까이 되는 그런 사업보고서를 읽다보면 체계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거예요." 각 연구팀 실적에 대한 오류 검증도 해당 분야 연구팀끼리 서로 감시하도록 해 놓고 있어 제대로된 검증은 이뤄질수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박진일(학술진흥재단 BK21사업지원팀장) : "저희 담당자들이 (한 해 예산) 2,900억원을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이 회계 내용을 다 본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말이 안되고요." 또한 각 연구팀에게 참가한 학술대회 논문목록 제출을 의무화해 한국인 위주의 허위 국제학술대회를 가려야 하지만 단지 보관만 하도록 해 무늬만 국제학술대회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영윤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