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만 부풀리고 질적 수준은 ‘뚝’

입력 2008.07.10 (22:05) 수정 2008.07.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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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일부 영상을 수정했습니다.


<앵커 멘트>

BK21 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BK21 사업은, 연구의 질보다는 양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원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99년에 시작돼 2조 원의 예산이 들어간 BK21 사업.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연구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논문의 양적 성장을 나타내는 전체 논문 수는 2006년 3만 편을 넘을 정도로 가파르게 올랐지만 논문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피인용 횟수는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99년 이후 발표된 논문 17만 편 가운데 40%는 다른 논문에 한 번도 인용된 적이 없습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논문 수는 세계 13위를 기록했지만 논문 1편당 피인용횟수는 28위에 그쳤습니다

<인터뷰>양정호(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 "이제는 양적인 부분에 집중을 하기 보다는 진짜 외국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영향력이 있는 논문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강조 하는 게 필요합니다."

BK21사업에도 불구하고 두뇌 유출은 계속돼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한국인 가운데 절반 가량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BK21 사업의 허술한 관리가 돈 문제 뿐만아니라 새롭게 학계에 진입하는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윤리 의식을 오히려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BK21 사업단이 실적을 부풀리거나 연구비를 낭비할 경우 그 실무적인 일처리는 결국 대학원생들의 몫입니다.

정부 돈을 공짜처럼 여기는 인식은 젊은 연구자의 연구윤리의식을 처음부터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인터뷰>BK21사업 참여 대학원생 : "형편없는 (학술대회)가 외국에서 열려도 BK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 저도 논문을 쓸 것 같아요. 여행을 공짜로 갈 수 있는데..."

우수한 학문 후속세대를 키우려면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연구윤리가 담보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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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집만 부풀리고 질적 수준은 ‘뚝’
    • 입력 2008-07-10 21:19:05
    • 수정2008-07-11 09: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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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일부 영상을 수정했습니다.
<앵커 멘트> BK21 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BK21 사업은, 연구의 질보다는 양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원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99년에 시작돼 2조 원의 예산이 들어간 BK21 사업.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연구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논문의 양적 성장을 나타내는 전체 논문 수는 2006년 3만 편을 넘을 정도로 가파르게 올랐지만 논문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피인용 횟수는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99년 이후 발표된 논문 17만 편 가운데 40%는 다른 논문에 한 번도 인용된 적이 없습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논문 수는 세계 13위를 기록했지만 논문 1편당 피인용횟수는 28위에 그쳤습니다 <인터뷰>양정호(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 "이제는 양적인 부분에 집중을 하기 보다는 진짜 외국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영향력이 있는 논문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강조 하는 게 필요합니다." BK21사업에도 불구하고 두뇌 유출은 계속돼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한국인 가운데 절반 가량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BK21 사업의 허술한 관리가 돈 문제 뿐만아니라 새롭게 학계에 진입하는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윤리 의식을 오히려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BK21 사업단이 실적을 부풀리거나 연구비를 낭비할 경우 그 실무적인 일처리는 결국 대학원생들의 몫입니다. 정부 돈을 공짜처럼 여기는 인식은 젊은 연구자의 연구윤리의식을 처음부터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인터뷰>BK21사업 참여 대학원생 : "형편없는 (학술대회)가 외국에서 열려도 BK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 저도 논문을 쓸 것 같아요. 여행을 공짜로 갈 수 있는데..." 우수한 학문 후속세대를 키우려면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연구윤리가 담보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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