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택시도 발 묶여

입력 2001.02.1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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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습 폭설에 대중교통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이민우, 박재용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기록적인 폭설로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서울 시내.
시내버스들도 길게 늘어선 차량 속에 묻혀 도로에 그대로 갇혀버렸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자 승객들은 발만 동동 구릅니다.
⊙문성미(서울 망원동): 1시간 넘게 기다린 것 같아요.
손도 시렵고, 발도 시렵고 죽겠어요.
오늘 안에 집에 갈 수 있겠나 모르겠네요.
⊙기자: 택시를 타려는 승객들도 택시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택시들이 아예 운행을 포기하고 차고지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사고위험이 높은 데다 손님까지 끊겨 차라리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조재식(택시기사): 지금 봐요.
지금 차들이 줄줄이 그냥 다들 서 있잖아요.
다닐 수가 없어요, 다닐 수가...
길은 쭉쭉 미끄러지고 ...
⊙기자: 들어가실 거예요?
⊙조재식(택시기사): 네.
⊙기자: 이렇게 육상교통이 마비되자 지하철은 온통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지독한 교통 체증을 피해 몰려든 승객들로 지하철역은 하루 종일 발 디딜 틈없이 붐볐습니다.
⊙서원희(서울 연희동): 서대문구청 앞에서 학교 앞까지 2시간 걸렸어요.
⊙기자: 그래서 오신 겁니까?
⊙서원희(서울 연희동): 명동 가는데 지하철 바꿔타려고 온 거예요.
⊙기자: 이렇게 지하철로 승객들이 몰리자 오늘 오후 6시부터 막차까지 지하철 전노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요금을 받지 않았고 오늘 막차시간도 1시간씩 연장했습니다.
KBS뉴스 이민우입니다.
⊙기자: 출근시간에 약한 눈발만 날리던 날씨가 10시를 넘어서면서 폭설로 변했습니다.
당혹한 시민들은 서둘러 목적지로 발걸음을 독촉했습니다.
그러나 시간당 최고 5cm까지 내린 눈으로 교통수단은 마비됐고 오도 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장문희(서울 대림동): 평소같으면 5분 내지 10분 기다리면 오는데 오늘은 길이 막혀서 한 30분 기다렸어요.
⊙정종림(서울 망원동): 망원동에 들어가려고 하는데요, 1시간 이상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 안 와요.
⊙기자: 하지만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이 같은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우산도 없이 길을 나선 사람들은 백발의 눈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가장 애를 태운 사람은 월동장구를 준비하지 못한 운전자였습니다.
아무리 가속페달을 밟아봐도 바로 그 자리였습니다.
경찰은 말할 것도 없이 행인들과 학생들이 힘을 보태지만 움직이는 모습이 위태위태합니다.
오르막길에서는 아예 맥도 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대설 때 빙판길 기억을 되살린 듯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서도 주민들은 눈치우기 작업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KBS뉴스 박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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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내버스, 택시도 발 묶여
    • 입력 2001-02-1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기습 폭설에 대중교통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이민우, 박재용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기록적인 폭설로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서울 시내. 시내버스들도 길게 늘어선 차량 속에 묻혀 도로에 그대로 갇혀버렸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자 승객들은 발만 동동 구릅니다. ⊙문성미(서울 망원동): 1시간 넘게 기다린 것 같아요. 손도 시렵고, 발도 시렵고 죽겠어요. 오늘 안에 집에 갈 수 있겠나 모르겠네요. ⊙기자: 택시를 타려는 승객들도 택시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택시들이 아예 운행을 포기하고 차고지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사고위험이 높은 데다 손님까지 끊겨 차라리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조재식(택시기사): 지금 봐요. 지금 차들이 줄줄이 그냥 다들 서 있잖아요. 다닐 수가 없어요, 다닐 수가... 길은 쭉쭉 미끄러지고 ... ⊙기자: 들어가실 거예요? ⊙조재식(택시기사): 네. ⊙기자: 이렇게 육상교통이 마비되자 지하철은 온통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지독한 교통 체증을 피해 몰려든 승객들로 지하철역은 하루 종일 발 디딜 틈없이 붐볐습니다. ⊙서원희(서울 연희동): 서대문구청 앞에서 학교 앞까지 2시간 걸렸어요. ⊙기자: 그래서 오신 겁니까? ⊙서원희(서울 연희동): 명동 가는데 지하철 바꿔타려고 온 거예요. ⊙기자: 이렇게 지하철로 승객들이 몰리자 오늘 오후 6시부터 막차까지 지하철 전노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요금을 받지 않았고 오늘 막차시간도 1시간씩 연장했습니다. KBS뉴스 이민우입니다. ⊙기자: 출근시간에 약한 눈발만 날리던 날씨가 10시를 넘어서면서 폭설로 변했습니다. 당혹한 시민들은 서둘러 목적지로 발걸음을 독촉했습니다. 그러나 시간당 최고 5cm까지 내린 눈으로 교통수단은 마비됐고 오도 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장문희(서울 대림동): 평소같으면 5분 내지 10분 기다리면 오는데 오늘은 길이 막혀서 한 30분 기다렸어요. ⊙정종림(서울 망원동): 망원동에 들어가려고 하는데요, 1시간 이상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 안 와요. ⊙기자: 하지만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이 같은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우산도 없이 길을 나선 사람들은 백발의 눈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가장 애를 태운 사람은 월동장구를 준비하지 못한 운전자였습니다. 아무리 가속페달을 밟아봐도 바로 그 자리였습니다. 경찰은 말할 것도 없이 행인들과 학생들이 힘을 보태지만 움직이는 모습이 위태위태합니다. 오르막길에서는 아예 맥도 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대설 때 빙판길 기억을 되살린 듯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서도 주민들은 눈치우기 작업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KBS뉴스 박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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