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포츠센터 보일러 폭발…2명 숨져

입력 2009.02.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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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판교 공사장이 붕괴된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번엔 스포츠 센터 벽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보일러가 폭발하면서 10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김지영 기자, 폭발 충격이 상당했다고?



네. 두꺼운 콘크리트 벽이 산산이 무너질 만큼 폭발의 충격이 컸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스포츠센터에 온 아이들은 무사했지만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 2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처참했던 사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보일러 폭발사고가 난 서울 성북구의 한 스포츠센터입니다.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주저앉아있는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구조대원들의 구조가 한창인데요, 건물 밖까지 어지럽게 널린 공사자재들이 당시 폭발 상황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녹취> 사고 당시 대피자 : "그냥 뻥 소리가 나서 대피했습니다. 그냥 정신이 없었어요."

경찰은 이날 사고가 보수공사를 마치고 시운전 중이던 지하 2층 보일러실이 폭발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폭발 순간 지하1층의 주차장 천정과 스포츠센터의 외벽이 무너지면서 피해자들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너진 벽은 콘크리트 재질인데요, 20cm가 넘는 두꺼운 파편들이 흩어지면서 학부모들을 덮쳤습니다.

<인터뷰> 조남승(서울 성북소방서장) : "보호자들이 모두 시멘트벽에 깔린 겁니다. 참혹한 현장이었어요. 사람들 몇 명이 넘어져서 신음하고 있었고..."

이날 스포츠센터 문화교실에서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발레와 리듬체조 강습이 한창이었다는데요, 피해자들 대부분은 유리창을 통해 리듬체조 수업 중이던 초등생 자녀들을 지켜보다 변을 당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사고 순간, 사고 현장에서 미처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부상자 : "119구급차 타고... 사람들이 다 업고 부축해서 나왔어요.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보일러 폭발 사고 시간은 오후 4시쯤, 다행히 4시 이전에 수업을 받은 아이들은 이미 건물 밖으로 빠져 나간 뒤라 더 큰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조남승(서울 성북소방서장) : "높은 벽이 무너지면서 어른들을 먼저 덮치는 사이에 어린이들은 키가 작잖아요. 어린이들은 유치원 선생님들 말에 의하면 전부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피를 했고..."

하지만 이 사고로 41살 김 모씨 등 2명이 숨졌고, 중경상을 입은 8명은 인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부상자인 유 모 씨는 얼굴과 다리를 크게 다쳐 응급 수술을 받았는데요. 유 씨는 이날 7살 난 딸을 기다리다가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녹취> 부상자 가족 : "애들은 배우러 가고 어머니들이 차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그때 사고가 발생한 것 같고요. 그리고 아내가 기억을 잃었나 봐요."

현재 아내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진 상황, 남편 박 씨는 아내의 얼굴만 봐도 당시 처참했던 상황이 그려진다며 한숨을 내쉽니다.

<녹취> 부상자 가족 : "지금 다리가 골절 됐고요. 팔에 복합골절 있고 안면에 상처가 깊어요. 더 (몸이) 상하지 않길 바랄 뿐이죠..."

어제 사고로 숨진 박 모 씨는 초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였습니다. 유가족들은 평소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딸을 스포츠센터에 데려다줬다가 변을 당했다며 할말을 잃었습니다.

또 다른 희생자인 김 모 씨는 미혼으로 평소 애지중지하던 8살짜리 조카를 데리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는데요, 유가족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녹취> 故 김 모 씨 유가족 : "많이 다쳤어요? 많이 다친 것도 아니에요? 언니가 죽었다고... 나 미치겠네..."

지하 2개 층을 사용하는 이 스포츠센터는 지난 2000년 건립돼 하루 300여명의 주민이 이용해왔는데요. 수영장, 헬스장은 휴관한 상태라 그나마 더 큰 참사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부상자 가족 : "사람이 이렇게 죽어서... 상해서 다른 사람들이 또 고통을 받고 있으니까 안전에 관련된 것들은 좀 완벽하게 관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경찰과 소방당국은 스포츠센터와 공사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추가 사상자나 매몰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지만, 현재 중상자 가운데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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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스포츠센터 보일러 폭발…2명 숨져
    • 입력 2009-02-18 08: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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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판교 공사장이 붕괴된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번엔 스포츠 센터 벽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보일러가 폭발하면서 10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김지영 기자, 폭발 충격이 상당했다고? 네. 두꺼운 콘크리트 벽이 산산이 무너질 만큼 폭발의 충격이 컸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스포츠센터에 온 아이들은 무사했지만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 2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처참했던 사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보일러 폭발사고가 난 서울 성북구의 한 스포츠센터입니다.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주저앉아있는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구조대원들의 구조가 한창인데요, 건물 밖까지 어지럽게 널린 공사자재들이 당시 폭발 상황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녹취> 사고 당시 대피자 : "그냥 뻥 소리가 나서 대피했습니다. 그냥 정신이 없었어요." 경찰은 이날 사고가 보수공사를 마치고 시운전 중이던 지하 2층 보일러실이 폭발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폭발 순간 지하1층의 주차장 천정과 스포츠센터의 외벽이 무너지면서 피해자들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너진 벽은 콘크리트 재질인데요, 20cm가 넘는 두꺼운 파편들이 흩어지면서 학부모들을 덮쳤습니다. <인터뷰> 조남승(서울 성북소방서장) : "보호자들이 모두 시멘트벽에 깔린 겁니다. 참혹한 현장이었어요. 사람들 몇 명이 넘어져서 신음하고 있었고..." 이날 스포츠센터 문화교실에서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발레와 리듬체조 강습이 한창이었다는데요, 피해자들 대부분은 유리창을 통해 리듬체조 수업 중이던 초등생 자녀들을 지켜보다 변을 당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사고 순간, 사고 현장에서 미처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부상자 : "119구급차 타고... 사람들이 다 업고 부축해서 나왔어요.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보일러 폭발 사고 시간은 오후 4시쯤, 다행히 4시 이전에 수업을 받은 아이들은 이미 건물 밖으로 빠져 나간 뒤라 더 큰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조남승(서울 성북소방서장) : "높은 벽이 무너지면서 어른들을 먼저 덮치는 사이에 어린이들은 키가 작잖아요. 어린이들은 유치원 선생님들 말에 의하면 전부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피를 했고..." 하지만 이 사고로 41살 김 모씨 등 2명이 숨졌고, 중경상을 입은 8명은 인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부상자인 유 모 씨는 얼굴과 다리를 크게 다쳐 응급 수술을 받았는데요. 유 씨는 이날 7살 난 딸을 기다리다가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녹취> 부상자 가족 : "애들은 배우러 가고 어머니들이 차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그때 사고가 발생한 것 같고요. 그리고 아내가 기억을 잃었나 봐요." 현재 아내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진 상황, 남편 박 씨는 아내의 얼굴만 봐도 당시 처참했던 상황이 그려진다며 한숨을 내쉽니다. <녹취> 부상자 가족 : "지금 다리가 골절 됐고요. 팔에 복합골절 있고 안면에 상처가 깊어요. 더 (몸이) 상하지 않길 바랄 뿐이죠..." 어제 사고로 숨진 박 모 씨는 초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였습니다. 유가족들은 평소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딸을 스포츠센터에 데려다줬다가 변을 당했다며 할말을 잃었습니다. 또 다른 희생자인 김 모 씨는 미혼으로 평소 애지중지하던 8살짜리 조카를 데리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는데요, 유가족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녹취> 故 김 모 씨 유가족 : "많이 다쳤어요? 많이 다친 것도 아니에요? 언니가 죽었다고... 나 미치겠네..." 지하 2개 층을 사용하는 이 스포츠센터는 지난 2000년 건립돼 하루 300여명의 주민이 이용해왔는데요. 수영장, 헬스장은 휴관한 상태라 그나마 더 큰 참사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부상자 가족 : "사람이 이렇게 죽어서... 상해서 다른 사람들이 또 고통을 받고 있으니까 안전에 관련된 것들은 좀 완벽하게 관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경찰과 소방당국은 스포츠센터와 공사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추가 사상자나 매몰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지만, 현재 중상자 가운데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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