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두루미 위해 전봇대 제거

입력 2009.04.1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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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순천시가 순천만 일대의 전봇대 뽑기에 나섰습니다.
화물차나 사람의 통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두루미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갯벌과 갈대가 어우러진 순천만은 철새의 낙원입니다.

220여 종류, 10만 마리가 날아듭니다.

철새들 가운데 가장 귀한 손님이 바로 천상의 새로 불리는 흑두루미입니다.

<인터뷰> 한석주(순천시 대대동) : "흑두루미가 개체수가 매년 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아주 좋게 생각하고요, 먹이를 주기도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보호하는 손님이 다치고 죽기도 합니다.

갈대밭 뒤, 농경지에 늘어선 전깃줄 때문입니다.

두루미는 가는 전깃줄을 잘 못보는 데다가 덩치가 커서 쉽게 피하지도 못합니다.

<인터뷰> 이우신(한국조류학회장) : "중간이 비어있는 그런 형태입니다. 그래서 부러질 때 쉽게 부러지는 그런 게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강철선에 부딪혔을 때 골절이 이뤄지죠."

4년 동안 보고된 두루미 사고 15건 가운데 절반가량이 전깃줄 때문입니다.

순천시가 순천만 주변의 전봇대 280여 개를 모두 뽑는 작업에 나섰습니다.

순천시는 전기가 필요한 농민들에게는 18억 원을 들여서 원동기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노관규(순천시장) :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두루미들도 더 많이 올 것이고 또 인간과 더 가까이할 것이고 우리 삶이 훨씬 더 풍부해질 겁니다."

두루미를 위해 전봇대를 뽑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전신주가 사라지면 당장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 자연과 공존하는 첫걸음일 것입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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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시, 두루미 위해 전봇대 제거
    • 입력 2009-04-12 21:24:50
    뉴스 9
<앵커 멘트> 순천시가 순천만 일대의 전봇대 뽑기에 나섰습니다. 화물차나 사람의 통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두루미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갯벌과 갈대가 어우러진 순천만은 철새의 낙원입니다. 220여 종류, 10만 마리가 날아듭니다. 철새들 가운데 가장 귀한 손님이 바로 천상의 새로 불리는 흑두루미입니다. <인터뷰> 한석주(순천시 대대동) : "흑두루미가 개체수가 매년 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아주 좋게 생각하고요, 먹이를 주기도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보호하는 손님이 다치고 죽기도 합니다. 갈대밭 뒤, 농경지에 늘어선 전깃줄 때문입니다. 두루미는 가는 전깃줄을 잘 못보는 데다가 덩치가 커서 쉽게 피하지도 못합니다. <인터뷰> 이우신(한국조류학회장) : "중간이 비어있는 그런 형태입니다. 그래서 부러질 때 쉽게 부러지는 그런 게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강철선에 부딪혔을 때 골절이 이뤄지죠." 4년 동안 보고된 두루미 사고 15건 가운데 절반가량이 전깃줄 때문입니다. 순천시가 순천만 주변의 전봇대 280여 개를 모두 뽑는 작업에 나섰습니다. 순천시는 전기가 필요한 농민들에게는 18억 원을 들여서 원동기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노관규(순천시장) :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두루미들도 더 많이 올 것이고 또 인간과 더 가까이할 것이고 우리 삶이 훨씬 더 풍부해질 겁니다." 두루미를 위해 전봇대를 뽑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전신주가 사라지면 당장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 자연과 공존하는 첫걸음일 것입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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