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300마리 물 속에 갇혀…농민들 ‘분통’

입력 2009.07.17 (07:03) 수정 2009.07.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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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내린 집중호우로 남부지방 곳곳에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경남 김해에선 축사가 물에 잠기면서 소 수백 마리가 하루 종일 물 속에 갇히기도 했는데요.
농민은 행정당국의 늑장대응에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박상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김해의 한 축사입니다.

어제 내린 집중호우로 축사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소 가슴팍까지 물이 차 올랐습니다.

오전 11시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종일 물에 갇혀야 했던 소는 이 축사에서만 3백 마리나 됩니다.

<인터뷰>이정출(경남 김해시 용두마을 주민) : "다 찼을 때는 큰 소가 목을 안 드러내면 물에 입을 담글 정도였어요. 자기가 살기 위해 목을 들어야 할 정도였거든."

농경지 40만 제곱미터도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제 막 모내기를 끝낸 벼는 거의 다 잠긴 채 끄트머리만 물 밖으로 살짝 나왔고, 한창 여물 토마토도 밑동이 모두 잠겼습니다.

<인터뷰>임채용(시설작물 재배 농민) : "금방 담았다 금방 빠지는 건 50%라도 건지는데 이게 안 빠지니까, 내일 모레까지 안 빠집니다. 그래서 포기상태입니다."

참다못한 한 농민은 물을 빼내기 위해 직접 양수기까지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습니다.

<녹취>김해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양수기 설치했다는데 모르고 계셨나요?) 예. 침수된 곳이 많다보니까 일사불란하게 못 움직인 건 사실입니다."

자연재해야 어쩔 수 없다지만, 행정당국의 늑장대응에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속이 더 까맣게 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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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 300마리 물 속에 갇혀…농민들 ‘분통’
    • 입력 2009-07-17 05:58:22
    • 수정2009-07-17 09:20:23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어제 내린 집중호우로 남부지방 곳곳에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경남 김해에선 축사가 물에 잠기면서 소 수백 마리가 하루 종일 물 속에 갇히기도 했는데요. 농민은 행정당국의 늑장대응에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박상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김해의 한 축사입니다. 어제 내린 집중호우로 축사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소 가슴팍까지 물이 차 올랐습니다. 오전 11시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종일 물에 갇혀야 했던 소는 이 축사에서만 3백 마리나 됩니다. <인터뷰>이정출(경남 김해시 용두마을 주민) : "다 찼을 때는 큰 소가 목을 안 드러내면 물에 입을 담글 정도였어요. 자기가 살기 위해 목을 들어야 할 정도였거든." 농경지 40만 제곱미터도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제 막 모내기를 끝낸 벼는 거의 다 잠긴 채 끄트머리만 물 밖으로 살짝 나왔고, 한창 여물 토마토도 밑동이 모두 잠겼습니다. <인터뷰>임채용(시설작물 재배 농민) : "금방 담았다 금방 빠지는 건 50%라도 건지는데 이게 안 빠지니까, 내일 모레까지 안 빠집니다. 그래서 포기상태입니다." 참다못한 한 농민은 물을 빼내기 위해 직접 양수기까지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습니다. <녹취>김해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양수기 설치했다는데 모르고 계셨나요?) 예. 침수된 곳이 많다보니까 일사불란하게 못 움직인 건 사실입니다." 자연재해야 어쩔 수 없다지만, 행정당국의 늑장대응에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속이 더 까맣게 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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