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고통 외면하는 경찰

입력 2009.08.17 (22:02) 수정 2009.08.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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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잡습니다]
그래픽 ‘경찰분야 민원접수 현황’에서 ‘4984건을 4994건’으로 바로잡습니다.


<앵커 멘트>

9시 뉴스는 오늘부터 민생치안의 현주소를 짚어봅니다.

오늘 첫 순서로, 신고해도 뒷짐만 지고 있는 일부 경찰들의 행태를 이효연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심야의 한 호텔. 남성 두 명이 50살 이 모씨의 가슴을 밀칩니다.

이들은 이 씨를 비상계단으로 끌고가 마구 때렸습니다.

복도에서 길을 가로막았다며 시비 끝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녹취> 이○○씨(폭행 피해자) : "(폭행당한 후에) 갈비가 3대나 부러져서 움직이질 못해 가지고 난간을 잡고 내려갔거든요."

피해자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담당경찰관은 쉬는 날이다, 대규모 집회에 동원됐다면서 이리저리 핑계를 대더니 사건 발생 나흘째에야 현장에 나갔습니다.

하지만 범인 얼굴이 선명하게 찍힌 CCTV를 확인한 뒤 지문채취를 이유로 수사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후 석 달째 수사는 제자립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21일에 바로 가셨으면 호텔에서 지문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글쎄요, 그럴 수도 있었겠죠."

지난 6월, 대리 운전기사와 시비 끝에 자신의 차량 밖으로 쫓겨난 33살 이 모씨가 112 출동을 요청합니다.

<녹취> 피해자 112신고 내용 : "편의점하고 뒤쪽 골목길 사이에요. (한전 뒤편 골목 편의점하고 한전하고 편의점 사이요? 무슨 일이세요?) 바로 보내주세요."

경찰을 기다리는 사이 대리기사는 이 씨 차를 몰고 달아났습니다.

당시 18분 동안 6차례 112 출동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오지 않자, 이 씨는 근처 경찰서로 달려가 자신의 차량을 추적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경찰은 도난 신고는 지구대에 가서 하라며 이 씨를 돌려보냈습니다.

경찰에 화가 날대로 난 이씨, 최근 경찰서를 찾아 항의에 나섰지만 오히려 면박을 당했습니다.

<녹취> 경찰서 관계자 : "경찰이 예방 활동을 잘못한 부분도 여기에 포함돼 있겠지만 차량을 귀하가, 소유자가 관리 잘못한 부분도 전혀 생각 안 하나요?"

이렇게 경찰의 초기대응이 미흡했거나 수사지연 등의 이유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경찰 관련불만 사례는 최근 2년간 5천 건에 이릅니다.

서민 치안이 소홀해지면 치안 서비스마저 부익부 빈익빈으로 악화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됩니다.

<인터뷰>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사적 경찰 서비스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그래서 더 안전해지지만 이런 서민들은 경찰 서비스가 부족하고 자신 스스로 필요한 용역 서비스도 구매할 수 없는 그래서 자꾸 간극이 벌어지는…."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면 할수록 공권력에 대한 불신도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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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 고통 외면하는 경찰
    • 입력 2009-08-17 21:27:58
    • 수정2009-08-18 09:37:27
    뉴스 9
[바로잡습니다]
그래픽 ‘경찰분야 민원접수 현황’에서 ‘4984건을 4994건’으로 바로잡습니다.
<앵커 멘트> 9시 뉴스는 오늘부터 민생치안의 현주소를 짚어봅니다. 오늘 첫 순서로, 신고해도 뒷짐만 지고 있는 일부 경찰들의 행태를 이효연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심야의 한 호텔. 남성 두 명이 50살 이 모씨의 가슴을 밀칩니다. 이들은 이 씨를 비상계단으로 끌고가 마구 때렸습니다. 복도에서 길을 가로막았다며 시비 끝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녹취> 이○○씨(폭행 피해자) : "(폭행당한 후에) 갈비가 3대나 부러져서 움직이질 못해 가지고 난간을 잡고 내려갔거든요." 피해자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담당경찰관은 쉬는 날이다, 대규모 집회에 동원됐다면서 이리저리 핑계를 대더니 사건 발생 나흘째에야 현장에 나갔습니다. 하지만 범인 얼굴이 선명하게 찍힌 CCTV를 확인한 뒤 지문채취를 이유로 수사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후 석 달째 수사는 제자립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21일에 바로 가셨으면 호텔에서 지문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글쎄요, 그럴 수도 있었겠죠." 지난 6월, 대리 운전기사와 시비 끝에 자신의 차량 밖으로 쫓겨난 33살 이 모씨가 112 출동을 요청합니다. <녹취> 피해자 112신고 내용 : "편의점하고 뒤쪽 골목길 사이에요. (한전 뒤편 골목 편의점하고 한전하고 편의점 사이요? 무슨 일이세요?) 바로 보내주세요." 경찰을 기다리는 사이 대리기사는 이 씨 차를 몰고 달아났습니다. 당시 18분 동안 6차례 112 출동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오지 않자, 이 씨는 근처 경찰서로 달려가 자신의 차량을 추적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경찰은 도난 신고는 지구대에 가서 하라며 이 씨를 돌려보냈습니다. 경찰에 화가 날대로 난 이씨, 최근 경찰서를 찾아 항의에 나섰지만 오히려 면박을 당했습니다. <녹취> 경찰서 관계자 : "경찰이 예방 활동을 잘못한 부분도 여기에 포함돼 있겠지만 차량을 귀하가, 소유자가 관리 잘못한 부분도 전혀 생각 안 하나요?" 이렇게 경찰의 초기대응이 미흡했거나 수사지연 등의 이유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경찰 관련불만 사례는 최근 2년간 5천 건에 이릅니다. 서민 치안이 소홀해지면 치안 서비스마저 부익부 빈익빈으로 악화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됩니다. <인터뷰>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사적 경찰 서비스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그래서 더 안전해지지만 이런 서민들은 경찰 서비스가 부족하고 자신 스스로 필요한 용역 서비스도 구매할 수 없는 그래서 자꾸 간극이 벌어지는…."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면 할수록 공권력에 대한 불신도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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