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요람된 폐어선

입력 2001.04.24 (20:00) 수정 2024.05.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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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버려진 배를 물고기 서식처로 이용하는 방법이 등장했습니다.
어민들은 어족자원 고갈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일부에서는 바다의 쓰레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기용 프로듀서입니다.
⊙기자: 지난 2월 23일 통영 앞바다, 어민들이 낡은 배에 구멍을 뚫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가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바다 위에 떠 있어야 할 배를 일부러 가라앉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리핀의 코론섬, 이곳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배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침몰한 일본 군함입니다.
주변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몰려들어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합니다.
바다에 가라앉은 배는 다양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물고기의 좋은 서식처가 됩니다.
배 표면은 산호초와 말미잘들이 만들어 내는 오색빛깔로 빛납니다.
산호초와 말미잘은 모여든 물고기의 좋은 먹이감이 됩니다.
전쟁의 상처만 안겨주었던 군함이 다양한 생태계를 간직한 보물선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일어업협정 이후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어업구역이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어획량이 줄자 항구마다 버려진 배가 가득합니다.
2004년까지 무려 1600여 척의 배를 줄여야 하는 실정입니다.
버려진 배는 척박해진 바다를 살찌울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비용도 콘크리트로 만든 기존의 인공 어조에 비해 80%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동우(어민/경남 통영): 고기가 나오는 양이 면적으로 따졌을 때, 예를 들어 콘크리트 하나의 면적하고 폐선면적하고 이렇게 비교를 해 보면 콘크리트 어조보다는 폐선어조에서 고기 양이 월등하게 많이 나와요.
⊙기자: 그러나 폐선을 물고기의 서식처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름, 페인트 등을 미리 제거하지 않은 배는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오염된 배는 물고기의 서식처가 되지 못합니다.
물고기가 모이지 않는 배는 그저 쓰레기일 뿐입니다.
배가 마구잡이로 버려질 수 있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5톤 이하의 소형어선들은 임의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바다환경을 크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최 열(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배를 집어넣었을 때 그것이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해양생태계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 넣은 거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잘 예측하기 힘듭니다.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예측하기 힘듭니다.
⊙기자: 버려진 배가 황폐해 진 바다에 물고기를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단순히 어획량을 늘리거나 폐선을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무한한 개발 가능성을 지닌 바다를 훼손하지 않는 일입니다.
KBS뉴스 김기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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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고기 요람된 폐어선
    • 입력 2001-04-24 20:00:00
    • 수정2024-05-11 15: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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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버려진 배를 물고기 서식처로 이용하는 방법이 등장했습니다.
어민들은 어족자원 고갈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일부에서는 바다의 쓰레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김기용 프로듀서입니다.
⊙기자: 지난 2월 23일 통영 앞바다, 어민들이 낡은 배에 구멍을 뚫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가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바다 위에 떠 있어야 할 배를 일부러 가라앉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리핀의 코론섬, 이곳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배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침몰한 일본 군함입니다.
주변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몰려들어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합니다.
바다에 가라앉은 배는 다양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물고기의 좋은 서식처가 됩니다.
배 표면은 산호초와 말미잘들이 만들어 내는 오색빛깔로 빛납니다.
산호초와 말미잘은 모여든 물고기의 좋은 먹이감이 됩니다.
전쟁의 상처만 안겨주었던 군함이 다양한 생태계를 간직한 보물선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일어업협정 이후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어업구역이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어획량이 줄자 항구마다 버려진 배가 가득합니다.
2004년까지 무려 1600여 척의 배를 줄여야 하는 실정입니다.
버려진 배는 척박해진 바다를 살찌울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비용도 콘크리트로 만든 기존의 인공 어조에 비해 80%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동우(어민/경남 통영): 고기가 나오는 양이 면적으로 따졌을 때, 예를 들어 콘크리트 하나의 면적하고 폐선면적하고 이렇게 비교를 해 보면 콘크리트 어조보다는 폐선어조에서 고기 양이 월등하게 많이 나와요.
⊙기자: 그러나 폐선을 물고기의 서식처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름, 페인트 등을 미리 제거하지 않은 배는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오염된 배는 물고기의 서식처가 되지 못합니다.
물고기가 모이지 않는 배는 그저 쓰레기일 뿐입니다.
배가 마구잡이로 버려질 수 있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5톤 이하의 소형어선들은 임의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바다환경을 크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최 열(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배를 집어넣었을 때 그것이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해양생태계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 넣은 거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잘 예측하기 힘듭니다.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예측하기 힘듭니다.
⊙기자: 버려진 배가 황폐해 진 바다에 물고기를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단순히 어획량을 늘리거나 폐선을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무한한 개발 가능성을 지닌 바다를 훼손하지 않는 일입니다.
KBS뉴스 김기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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