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 열풍

입력 2001.04.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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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또 하나의 사랑이 있습니다.
손재주로 말하는 언어인 수화, 대부분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수화를 시작한다고 하는데요, 눈을 바라보며 말하는 무언의 대화를 통해서 재미 그 이상의 의미를 찾게 된다고 합니다.
이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손짓으로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 실제로는 말하고 듣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지만 이들에게는 수화가 그들만의 언어가 됩니다.
⊙장하나(숙명여고 수화 동아리): 너무 시끄럽거나 그럴 때 잘 안 들리면 수화를 쓰기도 하고요.
그냥 친한 친구들 있을 때 장난으로 그냥 하기도 해요.
⊙차민지(숙명여고 수화 동아리): 애들도 많이 부러워하니까 그 자신감에...
⊙기자: 애들이 왜 부러워해요?
⊙차민지(숙명여고 수화 동아리): 자기들이 모르는 것을 쓰니까 와, 너 그런 것도 알아, 이러면서 굉장히 부러워해요.
⊙기자: 몇몇 대학교에서는 수화가 교양과목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오늘 수업의 주제는 운동과 관련된 단어익히기, 외워도 외워도 쉽게 잊어버린다는 수강생들,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 학교에서 수화 과목이 개설된 것은 3년 전, 학생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져 올해는 수강신청 한 시간만에 정원이 꽉 찼습니다.
청각장애인을 돕기 위해 혹은 가족 중에 청각장애인이 있어서 과목을 신청한 학생은 극히 소수입니다.
대부분 호기심을 그 첫번째 이유로 꼽습니다.
⊙김동수(고려대 4년): 특별히 수화가 필요해서 배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호기심 부분이 더 컸겠죠, 저한테는...
⊙기자: 재미로 시작했다지만 때론 삭막한 캠퍼스 생활에 힘을 주는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전수봉(고려대 4년): 우리 음성언어로 대화를 하면 안 보고 얘기하게 되잖아요.
뒤를 보고서도 대화가 가능한 거예요, 야, 너 잘 지냈니, 이렇게 가능한데, 수화로 얘기할 때는 몸으로 느낀 대로 다 표현을 해야 되거든요, 상대방 눈을 보고 다 표현을 해야 돼요, 저는 그게 마음에 들거든요.
⊙기자: 이처럼 수화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데는 대중문화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요, 영화 그리고 최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수화 사용자가 자주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다는 얘기입니다.
⊙김정환(대학생): 톱탤런트가 그런 수화를 배우고 또 수화 쓰는 모습이 또 수화를 사용하는 드라마상의 캐릭터가 또 좋은 사람이니까 사람들도 또 그런 수화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인터뷰: 만나다, 만나다...
⊙기자: 수화를 배우는데 고사리손의 초등학생들까지 가세했습니다.
장애인을 돕자는 이야기가 어린이 회의에서 나오면서 지난해부터 전교생이 수화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함아름(청명초등학교 5년): 자기 생각을 말로 못 하니까, 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니까 불편할 것 같아요.
⊙기자: 그래서 어떻게 도와주고 싶어요?
⊙함아름(청명초등학교 5년): 그 사람의 생각을 내가 모두 말로 이렇게 해 주고 싶고...
⊙기자: 이제 막 수화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지만 청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최현숙(수화강사): 왜 말을 못 해요, 왜 친구들은 말을 못 하는데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는데요, 그런 질문을 굉장히 어른스럽게 할 때는 참 많이 준비를 해 오고 그러거든요.
⊙기자: 이렇게 수화를 배우기 시작해 수화 통역사로 나서기도 합니다.
수화통역사 김만영 씨, 청각장애인들의 입과 귀가 돼 어디든 달려갑니다.
⊙석철민(청각장애인): 통역자와 함께 하면 훨씬 편해요. 안 그러면 서로 의사소통 안 돼서 곤란 겪을 때 많아요.
⊙인터뷰: 시원한 거 찬 거 그런 거로 큰 거 15
⊙기자: 현재 수화통역사는 200여 명, 일일이 통역사가 동행하기보다는 장애인이 글로 표현하는 것이 편하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지만 장애인들에게 글은 그야말로 외국어입니다.
⊙인터뷰: 어렸을 때부터 음성언어로 습득이 되는 거하고 전혀 듣지를 못 하는 상태에서 이걸 활자로만 글을 배워야 하는 상황은 전혀 다른 차원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우리나라 국어를 더 어려워하고...
⊙기자: 수화에도 말처럼 일본어 잔재와 사투리가 남아 있어 지난해부터는 수화표준어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주신기(부위원장/표준수화 추진위): 지방에 따라 다르게 쓰이는 것을 통일하고 부족한 어휘도 보충할 계획입니다.
⊙기자: 수화를 배우는 비장애인들, 장애인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마음까지 키워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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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화 열풍
    • 입력 2001-04-24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또 하나의 사랑이 있습니다. 손재주로 말하는 언어인 수화, 대부분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수화를 시작한다고 하는데요, 눈을 바라보며 말하는 무언의 대화를 통해서 재미 그 이상의 의미를 찾게 된다고 합니다. 이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손짓으로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 실제로는 말하고 듣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지만 이들에게는 수화가 그들만의 언어가 됩니다. ⊙장하나(숙명여고 수화 동아리): 너무 시끄럽거나 그럴 때 잘 안 들리면 수화를 쓰기도 하고요. 그냥 친한 친구들 있을 때 장난으로 그냥 하기도 해요. ⊙차민지(숙명여고 수화 동아리): 애들도 많이 부러워하니까 그 자신감에... ⊙기자: 애들이 왜 부러워해요? ⊙차민지(숙명여고 수화 동아리): 자기들이 모르는 것을 쓰니까 와, 너 그런 것도 알아, 이러면서 굉장히 부러워해요. ⊙기자: 몇몇 대학교에서는 수화가 교양과목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오늘 수업의 주제는 운동과 관련된 단어익히기, 외워도 외워도 쉽게 잊어버린다는 수강생들,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 학교에서 수화 과목이 개설된 것은 3년 전, 학생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져 올해는 수강신청 한 시간만에 정원이 꽉 찼습니다. 청각장애인을 돕기 위해 혹은 가족 중에 청각장애인이 있어서 과목을 신청한 학생은 극히 소수입니다. 대부분 호기심을 그 첫번째 이유로 꼽습니다. ⊙김동수(고려대 4년): 특별히 수화가 필요해서 배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호기심 부분이 더 컸겠죠, 저한테는... ⊙기자: 재미로 시작했다지만 때론 삭막한 캠퍼스 생활에 힘을 주는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전수봉(고려대 4년): 우리 음성언어로 대화를 하면 안 보고 얘기하게 되잖아요. 뒤를 보고서도 대화가 가능한 거예요, 야, 너 잘 지냈니, 이렇게 가능한데, 수화로 얘기할 때는 몸으로 느낀 대로 다 표현을 해야 되거든요, 상대방 눈을 보고 다 표현을 해야 돼요, 저는 그게 마음에 들거든요. ⊙기자: 이처럼 수화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데는 대중문화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요, 영화 그리고 최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수화 사용자가 자주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다는 얘기입니다. ⊙김정환(대학생): 톱탤런트가 그런 수화를 배우고 또 수화 쓰는 모습이 또 수화를 사용하는 드라마상의 캐릭터가 또 좋은 사람이니까 사람들도 또 그런 수화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인터뷰: 만나다, 만나다... ⊙기자: 수화를 배우는데 고사리손의 초등학생들까지 가세했습니다. 장애인을 돕자는 이야기가 어린이 회의에서 나오면서 지난해부터 전교생이 수화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함아름(청명초등학교 5년): 자기 생각을 말로 못 하니까, 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니까 불편할 것 같아요. ⊙기자: 그래서 어떻게 도와주고 싶어요? ⊙함아름(청명초등학교 5년): 그 사람의 생각을 내가 모두 말로 이렇게 해 주고 싶고... ⊙기자: 이제 막 수화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지만 청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최현숙(수화강사): 왜 말을 못 해요, 왜 친구들은 말을 못 하는데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는데요, 그런 질문을 굉장히 어른스럽게 할 때는 참 많이 준비를 해 오고 그러거든요. ⊙기자: 이렇게 수화를 배우기 시작해 수화 통역사로 나서기도 합니다. 수화통역사 김만영 씨, 청각장애인들의 입과 귀가 돼 어디든 달려갑니다. ⊙석철민(청각장애인): 통역자와 함께 하면 훨씬 편해요. 안 그러면 서로 의사소통 안 돼서 곤란 겪을 때 많아요. ⊙인터뷰: 시원한 거 찬 거 그런 거로 큰 거 15 ⊙기자: 현재 수화통역사는 200여 명, 일일이 통역사가 동행하기보다는 장애인이 글로 표현하는 것이 편하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지만 장애인들에게 글은 그야말로 외국어입니다. ⊙인터뷰: 어렸을 때부터 음성언어로 습득이 되는 거하고 전혀 듣지를 못 하는 상태에서 이걸 활자로만 글을 배워야 하는 상황은 전혀 다른 차원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우리나라 국어를 더 어려워하고... ⊙기자: 수화에도 말처럼 일본어 잔재와 사투리가 남아 있어 지난해부터는 수화표준어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주신기(부위원장/표준수화 추진위): 지방에 따라 다르게 쓰이는 것을 통일하고 부족한 어휘도 보충할 계획입니다. ⊙기자: 수화를 배우는 비장애인들, 장애인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마음까지 키워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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