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10% 술집에 있다

입력 2001.05.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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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쁘고 젊은 여성들은 술집에 다 모여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는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같은 향락문화가 만연해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 20대 여성 10명 가운데 1명꼴로 술집에서 일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박영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26살인 김 모양은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나 김 양의 직장은 기업체가 아니라 룸살롱입니다.
⊙김 모양(유흥업소 종업원): 처음에 며칠 나오고 그만 둘 생각했는데 막상 수입이 되니까 나오게 되더군요.
⊙기자: 대학이나 회사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직장 있는 여자들도 OO그룹 같은 큰 회사 여직원들도 밤에 많이 나와요.
⊙유흥업소 지배인: 돈 많아도 부모한테 타쓰려면 힘들잖아요. 자기가 벌어서 사고 싶은 것 사고...
⊙기자: 2차라는 이름으로 매춘까지 이루어지지만 성을 사는 남성도 그리고 파는 여성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인터뷰: 요즘에 혼전 순결 지키는 여자 없잖아요. 그래서 (매춘이) 나쁘다고 생각 안 해요.
⊙기자: 한국여성개발원의 조사결과 이처럼 룸살롱 등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의 수는 약 30만명, 단란주점에도 10만 명이 넘는 젊은 여성들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20대 여성 400만명의 10%가 술집에 있다는 얘기입니다.
⊙변화순(한국여성개발원 박사): 20대 여성 중 10명 중에 1명이 향락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이들이 매매춘으로 빠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병들어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그러한 수치로 볼 수 있습니다.
⊙기자: 20대 여성들이 이처럼 술집으로 몰리는 이유는 쉽게 돈을 벌려는 풍조와 물질적인 유혹을 이기지 못해서입니다.
⊙인터뷰: 남들이 입는 옷보다 예쁜 옷 입고 싶고 더 좋은 것 하고 싶고 매고 싶고 그래서...
⊙기자: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접대관행도 문제입니다.
⊙중소기업 사장: 항상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에 가는데 안 가면 접대 못하는 것 같고...
⊙기자: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 등 이른바 사회지도층들이 오히려 이런 접대문화에 익숙해져 있어 향락산업의 확산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양혜경(여성민우회 상담소장):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강력하게 처단하려고 하는 의지가 없어서 제대로 대책을 수립하지도 않고 있고 법적용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기자: 40만명이나 되는 젊은 여성들이 받는 팁과 이른바 2차 비용은 적게 잡아도 1년에 4조원이 넘습니다.
룸살롱과 단란주점의 전체 매출은 2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입니다.
⊙현진권(한국조세연구원 박사): 자기 소득이라고 했을 때 그렇게 아마 지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이런 데 지출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다...
⊙기자: 20대 젊은 여성들은 미래의 우리 사회의 어머니들입니다.
그 미래의 어머니 10명 가운데 1명이 술집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은 부끄럽지만 감춰질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KBS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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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여성, 10% 술집에 있다
    • 입력 2001-05-31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예쁘고 젊은 여성들은 술집에 다 모여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는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같은 향락문화가 만연해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 20대 여성 10명 가운데 1명꼴로 술집에서 일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박영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26살인 김 모양은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나 김 양의 직장은 기업체가 아니라 룸살롱입니다. ⊙김 모양(유흥업소 종업원): 처음에 며칠 나오고 그만 둘 생각했는데 막상 수입이 되니까 나오게 되더군요. ⊙기자: 대학이나 회사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직장 있는 여자들도 OO그룹 같은 큰 회사 여직원들도 밤에 많이 나와요. ⊙유흥업소 지배인: 돈 많아도 부모한테 타쓰려면 힘들잖아요. 자기가 벌어서 사고 싶은 것 사고... ⊙기자: 2차라는 이름으로 매춘까지 이루어지지만 성을 사는 남성도 그리고 파는 여성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인터뷰: 요즘에 혼전 순결 지키는 여자 없잖아요. 그래서 (매춘이) 나쁘다고 생각 안 해요. ⊙기자: 한국여성개발원의 조사결과 이처럼 룸살롱 등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의 수는 약 30만명, 단란주점에도 10만 명이 넘는 젊은 여성들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20대 여성 400만명의 10%가 술집에 있다는 얘기입니다. ⊙변화순(한국여성개발원 박사): 20대 여성 중 10명 중에 1명이 향락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이들이 매매춘으로 빠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병들어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그러한 수치로 볼 수 있습니다. ⊙기자: 20대 여성들이 이처럼 술집으로 몰리는 이유는 쉽게 돈을 벌려는 풍조와 물질적인 유혹을 이기지 못해서입니다. ⊙인터뷰: 남들이 입는 옷보다 예쁜 옷 입고 싶고 더 좋은 것 하고 싶고 매고 싶고 그래서... ⊙기자: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접대관행도 문제입니다. ⊙중소기업 사장: 항상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에 가는데 안 가면 접대 못하는 것 같고... ⊙기자: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 등 이른바 사회지도층들이 오히려 이런 접대문화에 익숙해져 있어 향락산업의 확산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양혜경(여성민우회 상담소장):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강력하게 처단하려고 하는 의지가 없어서 제대로 대책을 수립하지도 않고 있고 법적용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기자: 40만명이나 되는 젊은 여성들이 받는 팁과 이른바 2차 비용은 적게 잡아도 1년에 4조원이 넘습니다. 룸살롱과 단란주점의 전체 매출은 2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입니다. ⊙현진권(한국조세연구원 박사): 자기 소득이라고 했을 때 그렇게 아마 지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이런 데 지출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다... ⊙기자: 20대 젊은 여성들은 미래의 우리 사회의 어머니들입니다. 그 미래의 어머니 10명 가운데 1명이 술집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은 부끄럽지만 감춰질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KBS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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