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종플루가 바꾼 사회

입력 2009.12.13 (10:43) 수정 2009.12.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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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종플루의 기세가 한풀 꺾여 우리나라에서는 전염병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한 단계 낮춰졌습니다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겠죠?



그렇습니다. WHO,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에서 신종플루로 숨지는 사람이 여전히 한 주에 천명이 넘는다고 발표했는데요. 예방 습관이라든가, 백신 접종 등은 계속 유지해야겠죠.



당연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손 씻기 등 개인 위생관념이 높아져서 집단 식중독이나 결막염 등의 발병이 크게 줄었다고 하는데요.



신종플루가 우리의 일생생활까지도 알게 모르게 바꿔놓았다, 이렇게 봐야겠죠?



네, 특히 개인위성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는 신종플루로 인해 개개인의 생활방식은 물론 사회구조까지도 달라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실태를 김대홍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해가 저물어 가는 요즘, 일본인들은 유명 사찰이나 신사를 찾습니다. 힘들었던 한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아오키(대학생) : “무사히 시험을 잘 보면 좋겠어요”



저마다의 소원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신종플루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인터뷰> 무라카미(중소기업 사장) : “회사 내 신종플루를 퇴치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코지 : “친구들이 출산 예정인데요.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일본의 한 산부인과 병원. 신종플루로부터 임신부를 보호하기 위해 특단의 예방대책이 내려졌습니다.



먼저, 병원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면회객들이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옮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입원중인 임신부와 가족 간의 면회도 엄격히 제한됩니다. 하루 한 번. 그것도 단 한 사람밖에 안됩니다.



<인터뷰> 임신부 어머니 : “(면회시간이) 너무 짧아요. 계속 옆에 있고 싶지만..”



하지만 이러한 예방대책을 세우더라도 신종플루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 병원에서는 최근 출산을 며칠 앞둔 임신부가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나카무라(산부인과 전문의) : “예측은 했지만 열이 있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조금 동요했습니다”



비상이 걸린 의료진은 다른 임신부들의 안전을 위해 이 임신부를 격리, 치료하고 있습니다.



또 태어날 아기의 안전을 위한 예방 대책도 마련했습니다. 완치됐다고 판정될 때까지는 임신부와 아이의 면회도 차단됩니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복잡한 문제가 산부인과 업무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병원장 : “지금부터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도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종플루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입니다. 때문에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일본 어린이들의 학교생활도 큰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이 초등학교는 신종플루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아예 일주일간 임시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선생님 : “신종플루에 걸리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 임시휴교에 들어갑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것이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울지 모르지만 맞벌이 부부, 특히 직장을 가진 어머니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러다 보니 아예 집에서 근무를 하는 어머니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어머니도 일주일에 3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집에서 일합니다.



<인터뷰> 어머니 : “안심감이 들기 때문에 집에서 근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일본의 상당수 회사들은 신종플루 때문에 자녀가 학교를 가지 못할 경우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택근무의 문제점도 적지 않습니다. 직접 얼굴을 보지 않고 일을 하다 보니 상하, 동료 간의 의사소통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인터뷰> 마츠모토(대기업 부장) : “금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으면 직접 불러 얘기를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이 안돼 불안합니다”



때문에 이 회사는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컴퓨터 안에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했습니다. 누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지, 또 연락은 가능한지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업무내용과 일정 등을 대화로 주고받을 수 있는 기계도 개발됐습니다.



신종플루는 일본 산업의 판도까지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신종플루를 예방하기 위한 마스크는 없어서 못팔 정도입니다. 기능성 마스크 시장도 지난해에 비해 열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일본의 전통의상, ’기모노’와도 잘 어울리는 외출용 마스크.



바이러스를 거의 100% 차단할 수 있다는 피부 접착형 마스크.



여기에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과일 향 마스크 등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기능성 마스크만도 50종류가 넘습니다.



각 가정에서도 신종플루 예방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올해 37살의 이 가정주부도 애들이 신종플루에 감염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최근 한국에서 생산된 공기청정기를 구입했습니다.



<인터뷰> 시미(가정주부) : “애들과 남편의 건강을 위해 구입했습니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이 회사의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습니다. 일본에 있는 대기업 연구진과 손을 잡고 새로운 필터를 개발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오쿠 야수유키(미쯔비시 페이퍼 연구실장) :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필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이후 신종플루에 감염된 일본인은 이제 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신종플루 백신이 공급되면서 확산 속도는 한풀 꺾였다지만 그래도 신종플루 감염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도 개인위생에 철저하다는 일본인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학교와 병원, 회사의 근무 형태가 바뀌고, 예방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 상품들이 봇물을 이루는 등 일본인들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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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신종플루가 바꾼 사회
    • 입력 2009-12-13 10:43:36
    • 수정2009-12-13 10:57:33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신종플루의 기세가 한풀 꺾여 우리나라에서는 전염병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한 단계 낮춰졌습니다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겠죠?

그렇습니다. WHO,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에서 신종플루로 숨지는 사람이 여전히 한 주에 천명이 넘는다고 발표했는데요. 예방 습관이라든가, 백신 접종 등은 계속 유지해야겠죠.

당연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손 씻기 등 개인 위생관념이 높아져서 집단 식중독이나 결막염 등의 발병이 크게 줄었다고 하는데요.

신종플루가 우리의 일생생활까지도 알게 모르게 바꿔놓았다, 이렇게 봐야겠죠?

네, 특히 개인위성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는 신종플루로 인해 개개인의 생활방식은 물론 사회구조까지도 달라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실태를 김대홍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해가 저물어 가는 요즘, 일본인들은 유명 사찰이나 신사를 찾습니다. 힘들었던 한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아오키(대학생) : “무사히 시험을 잘 보면 좋겠어요”

저마다의 소원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신종플루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인터뷰> 무라카미(중소기업 사장) : “회사 내 신종플루를 퇴치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코지 : “친구들이 출산 예정인데요.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일본의 한 산부인과 병원. 신종플루로부터 임신부를 보호하기 위해 특단의 예방대책이 내려졌습니다.

먼저, 병원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면회객들이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옮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입원중인 임신부와 가족 간의 면회도 엄격히 제한됩니다. 하루 한 번. 그것도 단 한 사람밖에 안됩니다.

<인터뷰> 임신부 어머니 : “(면회시간이) 너무 짧아요. 계속 옆에 있고 싶지만..”

하지만 이러한 예방대책을 세우더라도 신종플루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 병원에서는 최근 출산을 며칠 앞둔 임신부가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나카무라(산부인과 전문의) : “예측은 했지만 열이 있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조금 동요했습니다”

비상이 걸린 의료진은 다른 임신부들의 안전을 위해 이 임신부를 격리, 치료하고 있습니다.

또 태어날 아기의 안전을 위한 예방 대책도 마련했습니다. 완치됐다고 판정될 때까지는 임신부와 아이의 면회도 차단됩니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복잡한 문제가 산부인과 업무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병원장 : “지금부터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도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종플루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입니다. 때문에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일본 어린이들의 학교생활도 큰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이 초등학교는 신종플루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아예 일주일간 임시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선생님 : “신종플루에 걸리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 임시휴교에 들어갑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것이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울지 모르지만 맞벌이 부부, 특히 직장을 가진 어머니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러다 보니 아예 집에서 근무를 하는 어머니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어머니도 일주일에 3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집에서 일합니다.

<인터뷰> 어머니 : “안심감이 들기 때문에 집에서 근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일본의 상당수 회사들은 신종플루 때문에 자녀가 학교를 가지 못할 경우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택근무의 문제점도 적지 않습니다. 직접 얼굴을 보지 않고 일을 하다 보니 상하, 동료 간의 의사소통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인터뷰> 마츠모토(대기업 부장) : “금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으면 직접 불러 얘기를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이 안돼 불안합니다”

때문에 이 회사는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컴퓨터 안에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했습니다. 누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지, 또 연락은 가능한지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업무내용과 일정 등을 대화로 주고받을 수 있는 기계도 개발됐습니다.

신종플루는 일본 산업의 판도까지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신종플루를 예방하기 위한 마스크는 없어서 못팔 정도입니다. 기능성 마스크 시장도 지난해에 비해 열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일본의 전통의상, ’기모노’와도 잘 어울리는 외출용 마스크.

바이러스를 거의 100% 차단할 수 있다는 피부 접착형 마스크.

여기에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과일 향 마스크 등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기능성 마스크만도 50종류가 넘습니다.

각 가정에서도 신종플루 예방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올해 37살의 이 가정주부도 애들이 신종플루에 감염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최근 한국에서 생산된 공기청정기를 구입했습니다.

<인터뷰> 시미(가정주부) : “애들과 남편의 건강을 위해 구입했습니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이 회사의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습니다. 일본에 있는 대기업 연구진과 손을 잡고 새로운 필터를 개발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오쿠 야수유키(미쯔비시 페이퍼 연구실장) :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필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이후 신종플루에 감염된 일본인은 이제 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신종플루 백신이 공급되면서 확산 속도는 한풀 꺾였다지만 그래도 신종플루 감염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도 개인위생에 철저하다는 일본인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학교와 병원, 회사의 근무 형태가 바뀌고, 예방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 상품들이 봇물을 이루는 등 일본인들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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