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국가가 아이 키운다

입력 2010.01.0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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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 끌어올리기, 우리의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 때문에 출산율을 상승 반전시킨 칠레의 사례가 관심을 끄는데요, 미혼모가 대통령인 나라 칠레의 보육정책, 최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하나 둘 아이와 함께 등교합니다.

아이를 맡기는 곳은 여고 안의 유아원, 아기 엄마들은 이 학교의 미혼모 학생들입니다.

카톨릭 국가로 낙태가 금지된 칠레에서는 출산 여성 가운데 미혼모의 비율이 절반을 넘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공부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아예 학교 안에 유아원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다마리스(미혼모 학생) : "아기가 보고 싶거나 걱정될 때는 언제든지 와서 볼 수 있으니까 좋아요."

산티아고 시내에서 가사 도우미 일을 하는 꼬르네호 씨.

16살 난 큰 딸아이에 열 달 된 쌍둥이 남매까지 키우려면 남편 벌이만으론 부족합니다.

그래서 쌍둥이들은 '살라쿠나'라고 부르는 국립 유아원에 맡겨 놓고 마음 편히 일을 다니고 있습니다.

<인터뷰>오리아나 꼬르네호 : "이 시설이 제게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쌍둥이들이 두 살이 되면 아이를 또 가질 계획입니다."

칠레에서 여성 가장은 3가구 중 하나 꼴입니다.

첫 여성 대통령이자 미혼모로서 아이 셋을 혼자 키운 바첼레트 대통령은 2006년 취임 후 혁신적인 유아교육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0세부터 4세까지 저소득층 유아들에게 무상급식,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제공한다"는 것.

지금까지 저소득층이 사는 지역에 하루 평균 2.5개의 국립 유아시설이 지어졌습니다.

3년 전 전국적으로 1500개였던 유아원은 이제 4천 개가 넘습니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매년 낮아지던 칠레의 출산율은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인터뷰>마리아 에스텔라 오르티스(칠레 유아교육위원회 부위원장) : "칠레에서 하루 2.5개의 유아원이 지어 졌다는 것은 굉장히 대규모 사업이지만, 의미있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 칠레의 유아교육 집중 정책은 이제 콜롬비아를 비롯해 이웃 남미 국가들에게 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KBS 뉴스 최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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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 국가가 아이 키운다
    • 입력 2010-01-02 21:48:52
    뉴스 9
<앵커 멘트>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 끌어올리기, 우리의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 때문에 출산율을 상승 반전시킨 칠레의 사례가 관심을 끄는데요, 미혼모가 대통령인 나라 칠레의 보육정책, 최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하나 둘 아이와 함께 등교합니다. 아이를 맡기는 곳은 여고 안의 유아원, 아기 엄마들은 이 학교의 미혼모 학생들입니다. 카톨릭 국가로 낙태가 금지된 칠레에서는 출산 여성 가운데 미혼모의 비율이 절반을 넘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공부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아예 학교 안에 유아원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다마리스(미혼모 학생) : "아기가 보고 싶거나 걱정될 때는 언제든지 와서 볼 수 있으니까 좋아요." 산티아고 시내에서 가사 도우미 일을 하는 꼬르네호 씨. 16살 난 큰 딸아이에 열 달 된 쌍둥이 남매까지 키우려면 남편 벌이만으론 부족합니다. 그래서 쌍둥이들은 '살라쿠나'라고 부르는 국립 유아원에 맡겨 놓고 마음 편히 일을 다니고 있습니다. <인터뷰>오리아나 꼬르네호 : "이 시설이 제게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쌍둥이들이 두 살이 되면 아이를 또 가질 계획입니다." 칠레에서 여성 가장은 3가구 중 하나 꼴입니다. 첫 여성 대통령이자 미혼모로서 아이 셋을 혼자 키운 바첼레트 대통령은 2006년 취임 후 혁신적인 유아교육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0세부터 4세까지 저소득층 유아들에게 무상급식,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제공한다"는 것. 지금까지 저소득층이 사는 지역에 하루 평균 2.5개의 국립 유아시설이 지어졌습니다. 3년 전 전국적으로 1500개였던 유아원은 이제 4천 개가 넘습니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매년 낮아지던 칠레의 출산율은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인터뷰>마리아 에스텔라 오르티스(칠레 유아교육위원회 부위원장) : "칠레에서 하루 2.5개의 유아원이 지어 졌다는 것은 굉장히 대규모 사업이지만, 의미있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 칠레의 유아교육 집중 정책은 이제 콜롬비아를 비롯해 이웃 남미 국가들에게 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KBS 뉴스 최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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