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눈길 교통사고 피해’ 법적 책임은?

<앵커 멘트>

103년 만의 폭설로 도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각종 눈길 교통사고에서 법원은 일관되게 운전자의 주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어 안전 운전이 요망됩니다.

김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브레이크를 잡아도 멈추지 않습니다.

핸들을 돌리지 않아도 차가 마음대로 춤을 춥니다.

<인터뷰> 김용남(일산시 능곡동) : "일단 미끄러지면 방법이 없어요. 그냥 갖다 부딪혀야지.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속출하는 눈길 사고 법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눈길에 바퀴가 헛돌면서 차량이 한바퀴 돌아버린 허 모씨.

뒤따르던 차가 들이받아 허리를 다쳤습니다.

법원은 허씨가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않아 사고 발생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허씨 책임을 35%로 봤습니다.

갑자기 차선을 바꾸는 앞차를 발견하고 급제동했다가, 눈길에 미끄러져 결국 앞차를 들이받은 김모씨.

법원은 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앞차에 있지만 눈길에 서행하지 않은 김씨에게도 15%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인터뷰> 김성수(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 :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운전하는 경우 운전자는 도로 사정에 맞게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서행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법원은 또 차에서 내리다 눈길에 넘어져 늑골이 부러진 권 모씨에 대해서도, "차가 멈췄을 때 일어난 사고는 보험 사고에 해당하지 않아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에 눈길 관리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습니다.

폭설이 내릴 경우 한정된 인력과 자원으로 모든 도로에 주의표지판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