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잇단 오보…대책과 대안은?

입력 2010.01.0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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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기상청 예보가 번번히 빗나가면서 '기상오보청'이다! 이런 비난이 많죠.

단순한 실순지, 과학기술의 한곈지 김민경 기자가 논란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사흘전인 지난 4일. 적설량이 2에서 최고 10cm 이상이라고 예보됐지만, 결과는 100여 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이었습니다.

지난 달 29일에는 실제 적설량은 1cm도 채 되지 않았지만, 예보는 최고 10cm이었습니다.

이보다 이틀전에는 서울에 예보와 달리 2.6cm의 많은 눈이 쌓였습니다.

예보와 실제량과 차이가 워낙 크게 나 시민들이 겪은 불편은 적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소영(서울시 신길동) : "눈 많이 올 줄 모르고 병원 예약 해놨다가 갑자기 눈이 많이 와서 취소 다하고.."

게다가 기상청은 지난 4일에는 눈발이 굵어지기 시작한 지 2시간 지난 뒤에야 뒤늦은 대설 특보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기상청 홈페이지엔 잇따라 빗나간 예보를 항의하는 글이 폭주했습니다.

기상청은 눈구름의 발달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오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상학자들의 생각은 다소 다릅니다.

구름속에선 겨우 1mm의 비도 눈으로는 최고 3cm의 큰 눈이 되고, 또 눈의 종류에 따라 적설량은 최대 3배나 차이 납니다.

그 만큼 미세한 눈 예보를 정확히 하기란 어렵다는 겁니다.

<인터뷰> 전종갑(서울대 대기과학과 교수) : "(국제적으로)수치예보로만 강설량에 대한 예측이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등 선진국들은 상세한 적설량 예보를 피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양을 4단계로 나눠 예보하고, 최대 적설량은 6cm 이상으로만 발표할 뿐입니다.

예보의 정확성보다 더 큰 문제는 예보가 틀릴 것으로 판단될 때조차도 대처가 늦다는 겁니다.

<인터뷰> 켄 크로포드(기상청 선진화단장) : "실황예보를 할 때 틀린 자료나 예보는 바로 변경하도록, 예보관들에게 예보의 선진화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상청의 실수냐, 기상 과학의 한계냐. 오보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겠지만 기상 관측망 확충 등을 통해 우리 예보 수준의 한계를 극복하는 게 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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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상청 잇단 오보…대책과 대안은?
    • 입력 2010-01-07 22: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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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기상청 예보가 번번히 빗나가면서 '기상오보청'이다! 이런 비난이 많죠. 단순한 실순지, 과학기술의 한곈지 김민경 기자가 논란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사흘전인 지난 4일. 적설량이 2에서 최고 10cm 이상이라고 예보됐지만, 결과는 100여 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이었습니다. 지난 달 29일에는 실제 적설량은 1cm도 채 되지 않았지만, 예보는 최고 10cm이었습니다. 이보다 이틀전에는 서울에 예보와 달리 2.6cm의 많은 눈이 쌓였습니다. 예보와 실제량과 차이가 워낙 크게 나 시민들이 겪은 불편은 적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소영(서울시 신길동) : "눈 많이 올 줄 모르고 병원 예약 해놨다가 갑자기 눈이 많이 와서 취소 다하고.." 게다가 기상청은 지난 4일에는 눈발이 굵어지기 시작한 지 2시간 지난 뒤에야 뒤늦은 대설 특보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기상청 홈페이지엔 잇따라 빗나간 예보를 항의하는 글이 폭주했습니다. 기상청은 눈구름의 발달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오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상학자들의 생각은 다소 다릅니다. 구름속에선 겨우 1mm의 비도 눈으로는 최고 3cm의 큰 눈이 되고, 또 눈의 종류에 따라 적설량은 최대 3배나 차이 납니다. 그 만큼 미세한 눈 예보를 정확히 하기란 어렵다는 겁니다. <인터뷰> 전종갑(서울대 대기과학과 교수) : "(국제적으로)수치예보로만 강설량에 대한 예측이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등 선진국들은 상세한 적설량 예보를 피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양을 4단계로 나눠 예보하고, 최대 적설량은 6cm 이상으로만 발표할 뿐입니다. 예보의 정확성보다 더 큰 문제는 예보가 틀릴 것으로 판단될 때조차도 대처가 늦다는 겁니다. <인터뷰> 켄 크로포드(기상청 선진화단장) : "실황예보를 할 때 틀린 자료나 예보는 바로 변경하도록, 예보관들에게 예보의 선진화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상청의 실수냐, 기상 과학의 한계냐. 오보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겠지만 기상 관측망 확충 등을 통해 우리 예보 수준의 한계를 극복하는 게 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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