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영어 작명소 ‘북적’

입력 2010.01.22 (09: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영어 조기 교육 열풍 때문인지 요즘 영어 이름을 짓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더군요.

예전에 홍콩사람들이 그러는 걸 보면서 참 다르다 생각했는데, 이제 세대가 달라진 걸까요?


최서희 기자, 영어 이름을 지어주는 작명소까지 등장했다죠?

<리포트>

네, 예전엔 볼 수 없었던 모습인데요,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영어이름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작명소까지 찾는 건 기왕이면 아이 사주에 어울리는 영어이름을 짓기 위해서라는데요.

해외로 나가는 성인들도 자주 불릴 이름인 만큼 이름짓기에 신중합니다.

영어열풍이 낳은 새로운 현상, 함께 보시죠.

경기도의 한 유치원입니다.

영어 유치원은 아니지만 모두들 영어 이름을 부릅니다.

<녹취> “주디, 이렇게 꽂아.”

<녹취> “크리스티나, 이거 여기 달면 땅을 쾅쾅...”

요즘 유치원 아이들 사이에서 영어 이름은 필수라고 합니다.

<녹취> “저는 알버트입니다.”

<녹취> “저는 브라이언입니다.”

<녹취> “주디예요.”

<인터뷰> 정민기(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 “브라이언이라고 부르면 영어가 더 잘 되는 거 같아요.”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엔 자녀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 영어이름을 짓는 게 유행이 됐습니다.

<인터뷰> 지성배(경기도 성남시 율동) : “그냥 찾아보다가 괜찮은 걸로 골랐어요. 나중에 국제적으로 활동 할 일이 많을 거 같은데 그럴 때 필요할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 장보임(유치원 선생님) : “조기 유학이나 영어 유치원에 간다든지 할 때 미리 영어 이름에 익숙해져 있으면 아무래도 이야기 하거나 듣고 말하는데 좀 더 친숙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많이 붙여주시는 거 같아요.”

두 자녀를 둔 박선영씨 역시 영어유치원을 보내기 전, 아이들의 영어이름을 지으러 작명소를 찾았습니다.

<인터뷰> 박선영(서울시 등촌동) : “요즘에는 영어 유치원이나 어디를 가든 영어 이름을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더라고요. 기왕이면 내 아이의 사주와 이런 거에 맞게끔 영어 이름을 짓고 싶어서...”

한글 이름과 마찬가지로 생일을 넣고 사주 풀이를 하는데요.

그래서 지어진 이름은 쟈스민, 영어이름도 음양오행을 따져서 짓는 다고 합니다.

<녹취> “이 사주의 수호 성은 ‘수(水)’죠. 물이다 이거죠. 음오행 상 ‘쟈스’할 때 ‘쟈스’가 바로 ‘금(金)’ 오행이 되고 ‘민’ 발음이 ‘수(水)’ 오행이 됩니다.”

지난 달 아이를 낳은 이영춘, 김유라씨 부부도 아이의 영어이름을 지으러 왔습니다.

<인터뷰> 김유라(경기도 부천시 중동) : “케이든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 직업도 교수나 예술가, 회사원, 은행원, 의사 같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그래서...”

최근 영어이름도 사주에 맞게 짓기 위해 작명소를 찾는 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구희정씨 역시 지난해 12월 태어난 아들과 5살 난 딸에게 영어이름을 지어줬는데요,

<녹취> “헤이먼, 울지 마. 소피, 헤이먼한테 울지 말라고 해줘.”

이름에 익숙해지라고 집에서도 영어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녹취> “소피 책이에요.”

영어이름을 사주에 맞게 지으면 국제적으로도 성공하리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인터뷰> 구희정(경기도 용인시 보라동) : “아이 사주가 널리 알려질 사주라고 얘기를 들어서 영어 이름을 사주에 맞춰서 지으면 국제적인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짓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박상원(작명소 관계자) : “옛날 같은 경우에는 영어 이름 같은 경우는 그냥 부모님들께서 좋아 하는 이름을 많이 지었는데요. 요즘에는 영어 이름은 계속 불리는 이름이다 보니까 아이의 사주 에 맞게 신중하게 지으려고 하시는 부모님들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영어 이름 열풍은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들 사이에서도 불고 있습니다.

올해 호주 어학연수를 앞 둔 양성희씨도 영어이름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녹취> “영어 이름을 아직 못 정했는데, 인터넷 보면 너무 흔한 것들이니까..”

<녹취> “그렇게 요청하는 분들이 많아서요, 저희가 목록을 갖고 있습니다. 오펠리아, 아이리스도 있고요.”

영어이름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늘자 유학원에서는 아예 인기 있는 영어이름 목록까지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덕행(유학원 관계자) : “현지에서 인기있는 이름을 많이 선호합니다, 크로이, 메디슨, 사만다, 이런 이름들 이 사실은 최근에 사용하기 시작했고 전통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와서 많이 인기가 있습니다.”

양씨는 결국 마음에 드는 이름 몇 가지를 들고 작명소를 찾았는데요,

<녹취> “준비해 오신 이름 중에서는 케이티라는 이름과 클로이라는 이름 두 개가 괜찮죠. ‘불’의 기운을 높여줘야 하기 때문에 ‘나무’가 필요하다고 했잖아요. 클로이라고 하는 거는 푸름을 상징하는 나무거든요.”

자신의 사주에 맞는 영어이름이 해외생활에 큰 힘이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성희(경기도 고양시 일산 2동) : “(외국) 나갔을 때 외국인들이 편하게 다가서기 쉬울 거 같아서...또 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사주에 맞는 이름이니까 아무래도 앞으로 하는 일에서 큰 도움이 될 거 같고 사주에 잘 맞는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으니까 괜찮은 거 같아요.”

영어 열풍이 몰고온 영어이름 짓기 유행.

이제 영어 이름도 사주를 따져 짓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 영어 작명소 ‘북적’
    • 입력 2010-01-22 09:10:0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영어 조기 교육 열풍 때문인지 요즘 영어 이름을 짓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더군요. 예전에 홍콩사람들이 그러는 걸 보면서 참 다르다 생각했는데, 이제 세대가 달라진 걸까요? 최서희 기자, 영어 이름을 지어주는 작명소까지 등장했다죠? <리포트> 네, 예전엔 볼 수 없었던 모습인데요,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영어이름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작명소까지 찾는 건 기왕이면 아이 사주에 어울리는 영어이름을 짓기 위해서라는데요. 해외로 나가는 성인들도 자주 불릴 이름인 만큼 이름짓기에 신중합니다. 영어열풍이 낳은 새로운 현상, 함께 보시죠. 경기도의 한 유치원입니다. 영어 유치원은 아니지만 모두들 영어 이름을 부릅니다. <녹취> “주디, 이렇게 꽂아.” <녹취> “크리스티나, 이거 여기 달면 땅을 쾅쾅...” 요즘 유치원 아이들 사이에서 영어 이름은 필수라고 합니다. <녹취> “저는 알버트입니다.” <녹취> “저는 브라이언입니다.” <녹취> “주디예요.” <인터뷰> 정민기(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 “브라이언이라고 부르면 영어가 더 잘 되는 거 같아요.”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엔 자녀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 영어이름을 짓는 게 유행이 됐습니다. <인터뷰> 지성배(경기도 성남시 율동) : “그냥 찾아보다가 괜찮은 걸로 골랐어요. 나중에 국제적으로 활동 할 일이 많을 거 같은데 그럴 때 필요할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 장보임(유치원 선생님) : “조기 유학이나 영어 유치원에 간다든지 할 때 미리 영어 이름에 익숙해져 있으면 아무래도 이야기 하거나 듣고 말하는데 좀 더 친숙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많이 붙여주시는 거 같아요.” 두 자녀를 둔 박선영씨 역시 영어유치원을 보내기 전, 아이들의 영어이름을 지으러 작명소를 찾았습니다. <인터뷰> 박선영(서울시 등촌동) : “요즘에는 영어 유치원이나 어디를 가든 영어 이름을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더라고요. 기왕이면 내 아이의 사주와 이런 거에 맞게끔 영어 이름을 짓고 싶어서...” 한글 이름과 마찬가지로 생일을 넣고 사주 풀이를 하는데요. 그래서 지어진 이름은 쟈스민, 영어이름도 음양오행을 따져서 짓는 다고 합니다. <녹취> “이 사주의 수호 성은 ‘수(水)’죠. 물이다 이거죠. 음오행 상 ‘쟈스’할 때 ‘쟈스’가 바로 ‘금(金)’ 오행이 되고 ‘민’ 발음이 ‘수(水)’ 오행이 됩니다.” 지난 달 아이를 낳은 이영춘, 김유라씨 부부도 아이의 영어이름을 지으러 왔습니다. <인터뷰> 김유라(경기도 부천시 중동) : “케이든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 직업도 교수나 예술가, 회사원, 은행원, 의사 같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그래서...” 최근 영어이름도 사주에 맞게 짓기 위해 작명소를 찾는 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구희정씨 역시 지난해 12월 태어난 아들과 5살 난 딸에게 영어이름을 지어줬는데요, <녹취> “헤이먼, 울지 마. 소피, 헤이먼한테 울지 말라고 해줘.” 이름에 익숙해지라고 집에서도 영어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녹취> “소피 책이에요.” 영어이름을 사주에 맞게 지으면 국제적으로도 성공하리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인터뷰> 구희정(경기도 용인시 보라동) : “아이 사주가 널리 알려질 사주라고 얘기를 들어서 영어 이름을 사주에 맞춰서 지으면 국제적인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짓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박상원(작명소 관계자) : “옛날 같은 경우에는 영어 이름 같은 경우는 그냥 부모님들께서 좋아 하는 이름을 많이 지었는데요. 요즘에는 영어 이름은 계속 불리는 이름이다 보니까 아이의 사주 에 맞게 신중하게 지으려고 하시는 부모님들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영어 이름 열풍은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들 사이에서도 불고 있습니다. 올해 호주 어학연수를 앞 둔 양성희씨도 영어이름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녹취> “영어 이름을 아직 못 정했는데, 인터넷 보면 너무 흔한 것들이니까..” <녹취> “그렇게 요청하는 분들이 많아서요, 저희가 목록을 갖고 있습니다. 오펠리아, 아이리스도 있고요.” 영어이름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늘자 유학원에서는 아예 인기 있는 영어이름 목록까지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덕행(유학원 관계자) : “현지에서 인기있는 이름을 많이 선호합니다, 크로이, 메디슨, 사만다, 이런 이름들 이 사실은 최근에 사용하기 시작했고 전통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와서 많이 인기가 있습니다.” 양씨는 결국 마음에 드는 이름 몇 가지를 들고 작명소를 찾았는데요, <녹취> “준비해 오신 이름 중에서는 케이티라는 이름과 클로이라는 이름 두 개가 괜찮죠. ‘불’의 기운을 높여줘야 하기 때문에 ‘나무’가 필요하다고 했잖아요. 클로이라고 하는 거는 푸름을 상징하는 나무거든요.” 자신의 사주에 맞는 영어이름이 해외생활에 큰 힘이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성희(경기도 고양시 일산 2동) : “(외국) 나갔을 때 외국인들이 편하게 다가서기 쉬울 거 같아서...또 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사주에 맞는 이름이니까 아무래도 앞으로 하는 일에서 큰 도움이 될 거 같고 사주에 잘 맞는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으니까 괜찮은 거 같아요.” 영어 열풍이 몰고온 영어이름 짓기 유행. 이제 영어 이름도 사주를 따져 짓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