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몸싸움 부른 ‘호화 환영회’

입력 2010.02.22 (08:53) 수정 2010.02.2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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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학가에서 2월은 보통 졸업시즌인데요.요즘은 입학식을 앞당겨 치르는 곳이 많더군요.



그런데 이런 입학식이나 신입생 환영회를 너무 호화롭게 치른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유명가수까지 동원하는게 맞는건지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민우 기자,급기야 한 대학에선 이 문제로 충돌이 벌어졌다고요?



<리포트>



네, 이를 저지하려던 총학생회와 학교측 간에 몸싸움이 빚어진건데요.



학교 측은 신입생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불가피한 행사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비판도 많습니다.



대학 재정이 어렵다면서 해마다 등록금을 올리는 마당에,한 번 출연료가 수천만 원씩하는인기 가수 부를 돈은 대체 어디서 났냐는 거죠.



돈이 없어 등록금을 못 내는 학생들이 한 둘이 아닐텐데 말이죠. 서울의 한 대학교 입학식장.



소란이 시작됐습니다.



<현장음>"뭐하시는 거예요?"



<현장음>"뭐하는 거야. 지금 너희."



<현장음>"놓으시라고요."



<현장음>"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이렇게 찾아뵙게 되어 죄송한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입학식을 반대하는 총학생회, 학생들을 끌어내는 학교 측.결국 입학식은 난장판이 됐습니다.힘으로 안 되자 총학생회 학생들은 무릎을 꿇고 호소합니다.



도대체 입학식장이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지난 17일, 서울의 한 대학교 입학식장입니다.



그런데 입학식장이 학교가 아닙니다. 외부 체육관이었는데요.



인기 가수들의 공연도 펼쳐졌습니다.화려한 조명 장치와 음향 기계...



신입생 환영회가 인기 가수의 콘서트 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현장음>"호화판 장충체육관 오리엔테이션을 규탄한다!규탄한다!규탄한다!"



같은 시간, 체육관 밖에서는 이 학교 총학생회의 규탄 기자회견이 열립니다.



대학의 신입생 환영회가 너무 호화롭다며 반대하는 자리입니다.



결국 총학생회 간부들이 입학식장으로 들어가고, 학교 측은 막고, 충돌이 벌어집니다.



<현장음>"뭐하시는 거예요?"



<현장음>"뭐하는 거야. 지금 너희."



<현장음>"놓으시라고요."



학생들을 힘으로 막기 힘들자, 이번엔 학교 측이 학생들을 달래봅니다.



<현장음>"저희에게 발언 시간을 주셨으면 저희도 이렇게 하지 않았습니다.일방적으로..."



<현장음>"기회 준다고 하잖아."



<현장음>"못 믿습니다."



국립대학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 금요일 서울의 한 대학교의 입학식 현장. 입학식이 끝나갈 무렵, 유명 인기가수들이 등장합니다.



유명 가수 2팀이 나와 약 30분 동안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웁니다.



서울 시내 많은 대학들이 이런 방식으로 입학식이나 신입생 환영회를 치르고 있습니다.



<녹취> 대학교 관계자 : "학생들에 대해서 격려하고 위로하는 그런 차원(에서 진행한다.)(연예인을 안 부르고 한다면)맥이 빠진다고 할까? 하나마나한 분위기가 될 가능성이 크죠."



<녹취> 대학교 관계자 : "교내 공간은 (수용인원 탓에 )물리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대관을 했고)신입생들이 감성적이고 비쥬얼 세대예요.가능하면 신입생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학교 당국의 노력이었고요."



그러나 대학의 총학생회는 이런 환영회가 학생을 위한게 아니고, 학교를 위한 행사가 아니었냐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유재준(총학생회장) : "새내기들에게 학교 자부심을 심어주려는 노력이라기 보다는 입학생들이 (다른 학교로)이탈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서 (홍보를 목적으로)한 게 아니었나..."



특히 유명 가수들을 부르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 그 돈이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냐는 것입니다.



<인터뷰>유재준(총학생회장) : "제가 다른 학교에서 비슷한 행사를 했던 학교에 물어봤을 때 거의 3억 정도 든다고 얘기가 나왔었거든요. 그래서 최소 몇 천만원에서 몇 억 드는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등록금 인상이나 입학금 인상이 연관성이 있지 않나(생각됩니다.)"



반대로 학교 측은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은 채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대학교 관계자 : "예산을 집행하는 부서는 다른 쪽이기 때문에 (잘 모르겠습니다.)사회를 아나운서 출신의 졸업생이 한다든지 최소한 경비를 들여서 (진행했고)제가 알기로는 (비용이) 억 단위는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유재준(총학생회장) : "오리엔테이션에 들어가는 비용을 학교 측에 몇 차례 요청을 했었어요. 그런데 학교 측에서는 너희가 학생처 감시를 하는거냐 라는 언짢은 말투로 예산을 제공하지 않았어요."



이런 입학식을 바라보는 신입생들의 시선은 엇갈립니다.



<인터뷰>임민주(신입생) : "신입생 환영회인가 연예인을 보러 가는 잔치인가 학교측에서는 학생을 위하기 보다는 대외적으로 보여주기식으로 한 게 아닌가..."



<인터뷰>서동인(신입생) : "(힘들게 공부해서) 입학하는 만큼 학생들에게 보답을 해 주니까 저희는 그냥 (좋다고 생각해요.)"



분명한 것은 해마다 대학들이 재정 부족을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하고 있고, 이런 유명가수들을 부르면 상당한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비용 문제를 떠나서 학문의 길에 들어서는 신입생들에게 이런 환영회가 과연 맞는 것인지, 좀더 의미있는 환영회가 필요한건 아닌지, 대학측이 좀더 성찰해야 한다는 충고도 나옵니다.



<인터뷰>안진걸(팀장/참여연대) : "대학들은 100만원 안팎의 입학금을 근거도 없이 책정해서 부과하면서 학생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초호화 입학식으로 무마하기 위해서 대학마다 초호화 입학식을 거행하고 있는데요.입학식 쇼를 할 것이 아니라 4년간 대학생 생활을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그런 입학식을 진지하게 안내하는 그런 입학식을 준비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호화로운 환영회를 하는 대학이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반대로 불우 이웃을 찾아 봉사하며 신입생 환영회를 치르는 대학도 있습니다. 어떤 환영회가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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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몸싸움 부른 ‘호화 환영회’
    • 입력 2010-02-22 08:53:57
    • 수정2010-02-22 08: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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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학가에서 2월은 보통 졸업시즌인데요.요즘은 입학식을 앞당겨 치르는 곳이 많더군요.

그런데 이런 입학식이나 신입생 환영회를 너무 호화롭게 치른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유명가수까지 동원하는게 맞는건지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민우 기자,급기야 한 대학에선 이 문제로 충돌이 벌어졌다고요?

<리포트>

네, 이를 저지하려던 총학생회와 학교측 간에 몸싸움이 빚어진건데요.

학교 측은 신입생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불가피한 행사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비판도 많습니다.

대학 재정이 어렵다면서 해마다 등록금을 올리는 마당에,한 번 출연료가 수천만 원씩하는인기 가수 부를 돈은 대체 어디서 났냐는 거죠.

돈이 없어 등록금을 못 내는 학생들이 한 둘이 아닐텐데 말이죠. 서울의 한 대학교 입학식장.

소란이 시작됐습니다.

<현장음>"뭐하시는 거예요?"

<현장음>"뭐하는 거야. 지금 너희."

<현장음>"놓으시라고요."

<현장음>"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이렇게 찾아뵙게 되어 죄송한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입학식을 반대하는 총학생회, 학생들을 끌어내는 학교 측.결국 입학식은 난장판이 됐습니다.힘으로 안 되자 총학생회 학생들은 무릎을 꿇고 호소합니다.

도대체 입학식장이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지난 17일, 서울의 한 대학교 입학식장입니다.

그런데 입학식장이 학교가 아닙니다. 외부 체육관이었는데요.

인기 가수들의 공연도 펼쳐졌습니다.화려한 조명 장치와 음향 기계...

신입생 환영회가 인기 가수의 콘서트 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현장음>"호화판 장충체육관 오리엔테이션을 규탄한다!규탄한다!규탄한다!"

같은 시간, 체육관 밖에서는 이 학교 총학생회의 규탄 기자회견이 열립니다.

대학의 신입생 환영회가 너무 호화롭다며 반대하는 자리입니다.

결국 총학생회 간부들이 입학식장으로 들어가고, 학교 측은 막고, 충돌이 벌어집니다.

<현장음>"뭐하시는 거예요?"

<현장음>"뭐하는 거야. 지금 너희."

<현장음>"놓으시라고요."

학생들을 힘으로 막기 힘들자, 이번엔 학교 측이 학생들을 달래봅니다.

<현장음>"저희에게 발언 시간을 주셨으면 저희도 이렇게 하지 않았습니다.일방적으로..."

<현장음>"기회 준다고 하잖아."

<현장음>"못 믿습니다."

국립대학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 금요일 서울의 한 대학교의 입학식 현장. 입학식이 끝나갈 무렵, 유명 인기가수들이 등장합니다.

유명 가수 2팀이 나와 약 30분 동안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웁니다.

서울 시내 많은 대학들이 이런 방식으로 입학식이나 신입생 환영회를 치르고 있습니다.

<녹취> 대학교 관계자 : "학생들에 대해서 격려하고 위로하는 그런 차원(에서 진행한다.)(연예인을 안 부르고 한다면)맥이 빠진다고 할까? 하나마나한 분위기가 될 가능성이 크죠."

<녹취> 대학교 관계자 : "교내 공간은 (수용인원 탓에 )물리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대관을 했고)신입생들이 감성적이고 비쥬얼 세대예요.가능하면 신입생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학교 당국의 노력이었고요."

그러나 대학의 총학생회는 이런 환영회가 학생을 위한게 아니고, 학교를 위한 행사가 아니었냐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유재준(총학생회장) : "새내기들에게 학교 자부심을 심어주려는 노력이라기 보다는 입학생들이 (다른 학교로)이탈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서 (홍보를 목적으로)한 게 아니었나..."

특히 유명 가수들을 부르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 그 돈이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냐는 것입니다.

<인터뷰>유재준(총학생회장) : "제가 다른 학교에서 비슷한 행사를 했던 학교에 물어봤을 때 거의 3억 정도 든다고 얘기가 나왔었거든요. 그래서 최소 몇 천만원에서 몇 억 드는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등록금 인상이나 입학금 인상이 연관성이 있지 않나(생각됩니다.)"

반대로 학교 측은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은 채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대학교 관계자 : "예산을 집행하는 부서는 다른 쪽이기 때문에 (잘 모르겠습니다.)사회를 아나운서 출신의 졸업생이 한다든지 최소한 경비를 들여서 (진행했고)제가 알기로는 (비용이) 억 단위는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유재준(총학생회장) : "오리엔테이션에 들어가는 비용을 학교 측에 몇 차례 요청을 했었어요. 그런데 학교 측에서는 너희가 학생처 감시를 하는거냐 라는 언짢은 말투로 예산을 제공하지 않았어요."

이런 입학식을 바라보는 신입생들의 시선은 엇갈립니다.

<인터뷰>임민주(신입생) : "신입생 환영회인가 연예인을 보러 가는 잔치인가 학교측에서는 학생을 위하기 보다는 대외적으로 보여주기식으로 한 게 아닌가..."

<인터뷰>서동인(신입생) : "(힘들게 공부해서) 입학하는 만큼 학생들에게 보답을 해 주니까 저희는 그냥 (좋다고 생각해요.)"

분명한 것은 해마다 대학들이 재정 부족을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하고 있고, 이런 유명가수들을 부르면 상당한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비용 문제를 떠나서 학문의 길에 들어서는 신입생들에게 이런 환영회가 과연 맞는 것인지, 좀더 의미있는 환영회가 필요한건 아닌지, 대학측이 좀더 성찰해야 한다는 충고도 나옵니다.

<인터뷰>안진걸(팀장/참여연대) : "대학들은 100만원 안팎의 입학금을 근거도 없이 책정해서 부과하면서 학생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초호화 입학식으로 무마하기 위해서 대학마다 초호화 입학식을 거행하고 있는데요.입학식 쇼를 할 것이 아니라 4년간 대학생 생활을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그런 입학식을 진지하게 안내하는 그런 입학식을 준비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호화로운 환영회를 하는 대학이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반대로 불우 이웃을 찾아 봉사하며 신입생 환영회를 치르는 대학도 있습니다. 어떤 환영회가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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