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들여 만든 정부 블로그, 효과 있나?

입력 2010.03.18 (20:30) 수정 2010.03.1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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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정부 부처들이 ’1인 미디어’ 인터넷 블로그를 정책홍보나 부처 홍보에 앞다퉈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민들과 빠르게, 양방향으로 소통하고 정책을 설명하는데 블로그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데요.



하지만 돈들여 만든 대부분의 정부 블로그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나루나래, 따스아리, 금상첨화, 청춘예찬...



어디서 들어본 듯 만 듯한 이 단어들.



<인터뷰> 장원상(서울시 연희동) : "(이게 어떤 것의 이름인지 아시겠어요?) 잘 모르겠는데요..."



<인터뷰> 류보람(서울시 연희동) : "청춘예찬은 수필 제목이고 동고동락, 금상첨화는 사자성어고..."



아닙니다.



모두 정부 부처의 블로그 이름입니다.



청와대는 물론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수십 곳이 최근 1,2년 사이 블로그를 통한 홍보에 나섰습니다.



직업 군인과 일반 국민 등을 대상으로 3개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국방부.



하루 방문객 만 명 안 팎으로 좋은 호응을 얻으면서 상도 받았습니다.



군 복무에 대한 소재를 활용한 덕도 컸지만, 일방적 홍보 글 대신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정책과 잘 버무려 빠르게 업데이트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균혜(국방부 정책홍보과장) : "블로그는 스토리와 비주얼을 담을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홍보죠. 때로는 강력한 비난성 글도 많지만 그럼 저희가 담당자한테 피드백하고..."



그러나 정부 블로그 가운데 이처럼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는 곳은 네댓 곳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장관의 동정과 부처의 성과를 쏟아내는 글 일색이고, 글을 쓰는 사람도 담당 공무원 혹은 정책 결정권자보다는 외부 필진이 훨씬 많습니다.



또 기관 이름으로도, 블로그 이름으로도 검색이 안 되는 블로그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하루 방문자 수가 100명, 200명에 그치는 블로그도 허다합니다.



운영 예산도 천차만별인데 보통 2, 3천만 원선이지만 일부 부처는 1억 5천만 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한 곳도 있습니다.



<녹취>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 "(1억 5천만 원이) 순수 블로그 운영 경비가 아니라 뉴미디어 활용부분이 포함돼 있어요."



<녹취> 통계청 관계자 :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가 있는데 그 (홍보)부분에서 증액이 됐어요."



예산은 예산대로 쓰고 내용 채워넣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고준성(다음 커뮤니케이션 팀장) : "연성 컨텐츠를 외주사 써서 제작해 올리고 방문객을 끌어모은다고 블로그가 평가 받는게 아니라 블로그에 실제로 누가 글을 쓰고 있느냐...실제 정책 입안자들이 여기서 국민하고 소통을 해야한다는 거죠."



정부 부처가 스스로 문턱을 낮추고 소통하겠다는 시도는 좋지만 국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함께 대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있을때 국민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을 것 입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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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들여 만든 정부 블로그, 효과 있나?
    • 입력 2010-03-18 20:30:24
    • 수정2010-03-18 22:09:05
    뉴스타임
<앵커 멘트>

최근 정부 부처들이 ’1인 미디어’ 인터넷 블로그를 정책홍보나 부처 홍보에 앞다퉈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민들과 빠르게, 양방향으로 소통하고 정책을 설명하는데 블로그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데요.

하지만 돈들여 만든 대부분의 정부 블로그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나루나래, 따스아리, 금상첨화, 청춘예찬...

어디서 들어본 듯 만 듯한 이 단어들.

<인터뷰> 장원상(서울시 연희동) : "(이게 어떤 것의 이름인지 아시겠어요?) 잘 모르겠는데요..."

<인터뷰> 류보람(서울시 연희동) : "청춘예찬은 수필 제목이고 동고동락, 금상첨화는 사자성어고..."

아닙니다.

모두 정부 부처의 블로그 이름입니다.

청와대는 물론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수십 곳이 최근 1,2년 사이 블로그를 통한 홍보에 나섰습니다.

직업 군인과 일반 국민 등을 대상으로 3개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국방부.

하루 방문객 만 명 안 팎으로 좋은 호응을 얻으면서 상도 받았습니다.

군 복무에 대한 소재를 활용한 덕도 컸지만, 일방적 홍보 글 대신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정책과 잘 버무려 빠르게 업데이트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균혜(국방부 정책홍보과장) : "블로그는 스토리와 비주얼을 담을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홍보죠. 때로는 강력한 비난성 글도 많지만 그럼 저희가 담당자한테 피드백하고..."

그러나 정부 블로그 가운데 이처럼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는 곳은 네댓 곳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장관의 동정과 부처의 성과를 쏟아내는 글 일색이고, 글을 쓰는 사람도 담당 공무원 혹은 정책 결정권자보다는 외부 필진이 훨씬 많습니다.

또 기관 이름으로도, 블로그 이름으로도 검색이 안 되는 블로그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하루 방문자 수가 100명, 200명에 그치는 블로그도 허다합니다.

운영 예산도 천차만별인데 보통 2, 3천만 원선이지만 일부 부처는 1억 5천만 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한 곳도 있습니다.

<녹취>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 "(1억 5천만 원이) 순수 블로그 운영 경비가 아니라 뉴미디어 활용부분이 포함돼 있어요."

<녹취> 통계청 관계자 :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가 있는데 그 (홍보)부분에서 증액이 됐어요."

예산은 예산대로 쓰고 내용 채워넣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고준성(다음 커뮤니케이션 팀장) : "연성 컨텐츠를 외주사 써서 제작해 올리고 방문객을 끌어모은다고 블로그가 평가 받는게 아니라 블로그에 실제로 누가 글을 쓰고 있느냐...실제 정책 입안자들이 여기서 국민하고 소통을 해야한다는 거죠."

정부 부처가 스스로 문턱을 낮추고 소통하겠다는 시도는 좋지만 국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함께 대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있을때 국민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을 것 입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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