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중국, 입장 변화 있나?

입력 2010.05.31 (07:01) 수정 2010.05.3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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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한중일 3국의 정상이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모였습니다.

한중일 정상은 아세안+3 회담이 열리는 장소에서 2002년부터 모여왔지만 3국을 돌며 모이는 것은 후쿠오카, 베이징, 제주 이렇게 이번이 세 번쨉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회의를 위한 상설사무국을 한국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우리 귀에는 다소 생소하게 이번 회담을 한일중 정상회담이라고 정부가 호칭한 것도 다음 개최지가 일본인만큼 일본을 두 번째로 넣었다는 설명이고 보면 회담의 ‘정례화’가 갈수록 굳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번 제주 회담에서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끈 부분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3국의 인식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중국의 인식 변화 여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와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중시한다.’ 그리고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으로부터 듣지 못했던 내용입니다.

일단 정부는 중국의 미묘한 입장 변화로 보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분위깁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그러나 천안함 사태로 인한 긴장을 해소해 남북 간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점과 이번 사태를 평화와 안정의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 중국이 보여 온 중립적이고 신중한 기조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입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남북한 사이에서 중국의 입장은 그만큼 애매할 수밖에 없다고 이해가 됩니다.

다만, 중국의 국익과 연관시켜 볼 때 천안함 사건에 대한 철저한 규명보다는 한반도의 평화, 특히 북한 내부의 안정이 더욱 긴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바른 길로 가게 하기 위해서 이번 사건을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우리 정부의 시각과는 배치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북한에게 있어 지금 중국은 세계와 연결되는 유일한 창인만큼 중국이 북한에게 등을 돌리는 순간 북한 내부에 정말 큰 불안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중국의 생각인 듯합니다.

일단 3국 정상은 천안함 사태를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계속 얘기를 더 해 나가자는 의미입니다.

이 시점에 한중일 정상이 한국에 모인 것, 그리고 앞으로 계속 논의를 하자는 것 자체가 북한에게는 큰 부담일 것입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안보리 회부 절차가 착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이제 유엔의 장 안에서 보다 명확하게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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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중국, 입장 변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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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0-05-31 08: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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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한중일 3국의 정상이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모였습니다. 한중일 정상은 아세안+3 회담이 열리는 장소에서 2002년부터 모여왔지만 3국을 돌며 모이는 것은 후쿠오카, 베이징, 제주 이렇게 이번이 세 번쨉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회의를 위한 상설사무국을 한국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우리 귀에는 다소 생소하게 이번 회담을 한일중 정상회담이라고 정부가 호칭한 것도 다음 개최지가 일본인만큼 일본을 두 번째로 넣었다는 설명이고 보면 회담의 ‘정례화’가 갈수록 굳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번 제주 회담에서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끈 부분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3국의 인식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중국의 인식 변화 여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와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중시한다.’ 그리고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으로부터 듣지 못했던 내용입니다. 일단 정부는 중국의 미묘한 입장 변화로 보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분위깁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그러나 천안함 사태로 인한 긴장을 해소해 남북 간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점과 이번 사태를 평화와 안정의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 중국이 보여 온 중립적이고 신중한 기조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입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남북한 사이에서 중국의 입장은 그만큼 애매할 수밖에 없다고 이해가 됩니다. 다만, 중국의 국익과 연관시켜 볼 때 천안함 사건에 대한 철저한 규명보다는 한반도의 평화, 특히 북한 내부의 안정이 더욱 긴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바른 길로 가게 하기 위해서 이번 사건을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우리 정부의 시각과는 배치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북한에게 있어 지금 중국은 세계와 연결되는 유일한 창인만큼 중국이 북한에게 등을 돌리는 순간 북한 내부에 정말 큰 불안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중국의 생각인 듯합니다. 일단 3국 정상은 천안함 사태를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계속 얘기를 더 해 나가자는 의미입니다. 이 시점에 한중일 정상이 한국에 모인 것, 그리고 앞으로 계속 논의를 하자는 것 자체가 북한에게는 큰 부담일 것입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안보리 회부 절차가 착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이제 유엔의 장 안에서 보다 명확하게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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