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변형 교복은 교장들의 직무유기?

입력 2010.06.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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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엔 우리 자녀들 교복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요즘 교복을 보면 교복 맞나 싶을때가 있죠? 미니스커트처럼 짧게 잘라도 입고 셔츠를 헐렁하게 입고요.



이른바 변형 교복 이라한다죠? 그런데 이 변형 교복이 법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전국의 중고등학교 교장 2백여명이 고발을 당했다고요?



<리포트>



한 학부모 단체가 고발했습니다.



교장들의 직무 유기다.



그러니까 학교에서 단속을 안해서 이런 교복이 유행한다는 거죠.



부모 입장에선 속 터집니다.



이게 학생들이 입는 옷이냐..할 정도로 보기에도 민망하고 값도 더 비싸졌다는 거죠.



그런데 또 학생들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갑갑한 교복 입었으면 됐지, 그거 멋 좀 냈다고 왜 그러시냐.



학교라고 할 말 없겠습니까.



학교 밖에서 갈아입는데 어쩌란 말이냐.



교복 시비, 어째야 할까요.



단정하고 활동성을 강조한 교복, 그런데 요즘 교복은 그런 교복이 아닙니다.



S라인 교복, 미니교복, 바로 이 교복 때문에 전국의 교장들이 고발당했습니다.



<인터뷰> 고진광(교복종합대책 위원장):"학생들의 교복은 (학교) 심의규정에 있어요. 치마 길이가 몇 센티미터까지이고, 허리는 얼마다... 교장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교복 심의)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방치해서 그건 직무유기다."



변형 교복을 둘러싼 논란이 급기야 법적 시비의 대상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양의 한 번화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거리를 오갑니다.



무릎 위로 올라간 짧은 치마, 유난히 커 보이는 헐렁한 셔츠, 스타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교복의 디자인을 바꿔 입은 것입니다.



<녹취> 여학생:"(교복이 학교 규정과 어떤 부분들이 다른지?)원래 이름표가 있어야 되는데 이름표가 없고, 리본이 없고, 치마가 짧다는 거죠."



몸매를 더욱 예뻐 보이게 한다는 이른바, ’미니 교복‘인데요.



일반 교복과 비교해봤습니다. 치마길이가 무려, 15센티미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녹취> 여학생:"셔츠는 크게, 밑(치마)은 짧게 다 그렇게 입고... 길게 입으면 안 예쁘니까요."



남학생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바지통을 타이트하게 줄여, 바지 밑단에 지퍼를 달았습니다.



<녹취> 남학생:"(반 아이들) 30명이 있다면, 20명이 이런 스타일이에요.( 이렇게 지퍼를 달았는지?)(바지에) 다리가 안 들어가서, 이렇게 입고 지퍼를 닫는 거예요. 이렇게 입어야 예쁘니까요."



예전에도 교복을 변형시키는 일은 있어 왔지만, 요즘은 ‘패션교복’ 수준입니다.



해마다 유행하는 디자인도 다르다고 하는데요.



<녹취> 교복업체 관계자:"지난해까지 입었던 교복입니다. 이런 것은 학생들이 너무 짧게 입는다고 단속했던 옷이에요. 허리가 다 나오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유행하는 디자인이) 긴 옷으로 바뀌었어요."



교복을 처음 맞출 때부터, 학생들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바꿔주는 업체도 있습니다.



<녹취> 교복업체 관계자:"(옷의 기장이) 긴 쪽으로 유행이 되면, 그런(짧은) 형태의 교복은 사지도 않아요.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일단 장사를 해야 되니까..."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멀쩡한 교복을 변형해서 입으려는 걸까.



<녹취> 여학생:"예쁘게 입으려고 하고, 남들도 다 그렇게 입으니까..."



<녹취> 여학생:"다른 사람들도 눈이 있으니까 평범하게 입고 다니면, (촌스럽다고) 무시할까봐, (유행을 따라서) 입으면 조금 당당할 수 있어서..."



학생들 사이에 번지는 이런 유행은 업체들의 상술로 연결됩니다.



한 대형교복업체가 내놓은 교복입니다.



안감을 화려하게 덧댔고, 허리선과 소매엔 지퍼를 달아 ‘S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선전합니다.



치마길이가 짧아진 교복도 있습니다.



<녹취> 대형교복업체 관계자:"교복이라도 학생들의 편의사항을 고려하는 부분들은 굉장히 많아요. 대형교복업체들도 (학생들이 원하는) 그런 것들을 아예 안 할 수는 없거든요."



일부만 변경시키고, 교복 값을 슬쩍 올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상기(학사모 중앙공동대표):"학교의 동의도 없이 (디자인을) 마음대로 변형시켜서 학부모들에게 많은 (경제적) 부담을 주고..."



바로 변형 교복 때문에 전국의 중.고등학교 교장 210명이 검찰에 고발당했습니다.



고발한 사람은 한 학부모 단체.



교장들이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학교 규정에 맞지 않는 교복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고진광(교복종합대책 위원장):"211개 학교가 치마를 줄였다든지 불법으로 지퍼를 달았다든지... (학생들이) 하루에 최소한 8시간은 학교생활을 하는 옷이거든요. 수업을 하는 데 있어서 성장기 아이들한테 상당한 문제가 온다, 해마다 다시 사야 되고 경제적으로 이중으로 부담이 계속된다."



그러나 학교에서도 이런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단속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녹취> 학교 관계자:"반별로 1차 (교복 단속을) 하고요, 교문에서. 그리고 현관지도를 했어요.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갈 때면 (변형 교복으로) 바꿔 입어요."



<녹취> 여학생:"학교에서 규칙을 적용한다고 해도, (변형 교복을) 입고 다니는 아이들은 어차피, 입고 다녀요. 소용이 없을 걸요."



검찰은 일단 교장들을 상대로 제기한 이번 고발을 각하했습니다.



‘교장이 변형 교복을 입는 학생들을 단속해야 한다는 법률상의 직무규정이 없고, 그래야할 의무도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고진광(교복종합대책 위원장):"납득할 수가 없죠. 엄연히 교장들이 잘못했다고 시도교육청에서 교육부에도 보고했는데, 그것을 시정조치 안했으면 직무유기가 되지, 왜 안 되는지 모르겠어요."



학부모단체는 검찰 처분에 불복해, 서울 고등법원에 항고하겠다고 밝혀, 변형 교복을 둘러싼 법적 시비는 2라운드로 접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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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변형 교복은 교장들의 직무유기?
    • 입력 2010-06-04 08: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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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엔 우리 자녀들 교복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요즘 교복을 보면 교복 맞나 싶을때가 있죠? 미니스커트처럼 짧게 잘라도 입고 셔츠를 헐렁하게 입고요.

이른바 변형 교복 이라한다죠? 그런데 이 변형 교복이 법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전국의 중고등학교 교장 2백여명이 고발을 당했다고요?

<리포트>

한 학부모 단체가 고발했습니다.

교장들의 직무 유기다.

그러니까 학교에서 단속을 안해서 이런 교복이 유행한다는 거죠.

부모 입장에선 속 터집니다.

이게 학생들이 입는 옷이냐..할 정도로 보기에도 민망하고 값도 더 비싸졌다는 거죠.

그런데 또 학생들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갑갑한 교복 입었으면 됐지, 그거 멋 좀 냈다고 왜 그러시냐.

학교라고 할 말 없겠습니까.

학교 밖에서 갈아입는데 어쩌란 말이냐.

교복 시비, 어째야 할까요.

단정하고 활동성을 강조한 교복, 그런데 요즘 교복은 그런 교복이 아닙니다.

S라인 교복, 미니교복, 바로 이 교복 때문에 전국의 교장들이 고발당했습니다.

<인터뷰> 고진광(교복종합대책 위원장):"학생들의 교복은 (학교) 심의규정에 있어요. 치마 길이가 몇 센티미터까지이고, 허리는 얼마다... 교장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교복 심의)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방치해서 그건 직무유기다."

변형 교복을 둘러싼 논란이 급기야 법적 시비의 대상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양의 한 번화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거리를 오갑니다.

무릎 위로 올라간 짧은 치마, 유난히 커 보이는 헐렁한 셔츠, 스타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교복의 디자인을 바꿔 입은 것입니다.

<녹취> 여학생:"(교복이 학교 규정과 어떤 부분들이 다른지?)원래 이름표가 있어야 되는데 이름표가 없고, 리본이 없고, 치마가 짧다는 거죠."

몸매를 더욱 예뻐 보이게 한다는 이른바, ’미니 교복‘인데요.

일반 교복과 비교해봤습니다. 치마길이가 무려, 15센티미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녹취> 여학생:"셔츠는 크게, 밑(치마)은 짧게 다 그렇게 입고... 길게 입으면 안 예쁘니까요."

남학생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바지통을 타이트하게 줄여, 바지 밑단에 지퍼를 달았습니다.

<녹취> 남학생:"(반 아이들) 30명이 있다면, 20명이 이런 스타일이에요.( 이렇게 지퍼를 달았는지?)(바지에) 다리가 안 들어가서, 이렇게 입고 지퍼를 닫는 거예요. 이렇게 입어야 예쁘니까요."

예전에도 교복을 변형시키는 일은 있어 왔지만, 요즘은 ‘패션교복’ 수준입니다.

해마다 유행하는 디자인도 다르다고 하는데요.

<녹취> 교복업체 관계자:"지난해까지 입었던 교복입니다. 이런 것은 학생들이 너무 짧게 입는다고 단속했던 옷이에요. 허리가 다 나오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유행하는 디자인이) 긴 옷으로 바뀌었어요."

교복을 처음 맞출 때부터, 학생들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바꿔주는 업체도 있습니다.

<녹취> 교복업체 관계자:"(옷의 기장이) 긴 쪽으로 유행이 되면, 그런(짧은) 형태의 교복은 사지도 않아요.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일단 장사를 해야 되니까..."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멀쩡한 교복을 변형해서 입으려는 걸까.

<녹취> 여학생:"예쁘게 입으려고 하고, 남들도 다 그렇게 입으니까..."

<녹취> 여학생:"다른 사람들도 눈이 있으니까 평범하게 입고 다니면, (촌스럽다고) 무시할까봐, (유행을 따라서) 입으면 조금 당당할 수 있어서..."

학생들 사이에 번지는 이런 유행은 업체들의 상술로 연결됩니다.

한 대형교복업체가 내놓은 교복입니다.

안감을 화려하게 덧댔고, 허리선과 소매엔 지퍼를 달아 ‘S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선전합니다.

치마길이가 짧아진 교복도 있습니다.

<녹취> 대형교복업체 관계자:"교복이라도 학생들의 편의사항을 고려하는 부분들은 굉장히 많아요. 대형교복업체들도 (학생들이 원하는) 그런 것들을 아예 안 할 수는 없거든요."

일부만 변경시키고, 교복 값을 슬쩍 올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상기(학사모 중앙공동대표):"학교의 동의도 없이 (디자인을) 마음대로 변형시켜서 학부모들에게 많은 (경제적) 부담을 주고..."

바로 변형 교복 때문에 전국의 중.고등학교 교장 210명이 검찰에 고발당했습니다.

고발한 사람은 한 학부모 단체.

교장들이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학교 규정에 맞지 않는 교복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고진광(교복종합대책 위원장):"211개 학교가 치마를 줄였다든지 불법으로 지퍼를 달았다든지... (학생들이) 하루에 최소한 8시간은 학교생활을 하는 옷이거든요. 수업을 하는 데 있어서 성장기 아이들한테 상당한 문제가 온다, 해마다 다시 사야 되고 경제적으로 이중으로 부담이 계속된다."

그러나 학교에서도 이런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단속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녹취> 학교 관계자:"반별로 1차 (교복 단속을) 하고요, 교문에서. 그리고 현관지도를 했어요.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갈 때면 (변형 교복으로) 바꿔 입어요."

<녹취> 여학생:"학교에서 규칙을 적용한다고 해도, (변형 교복을) 입고 다니는 아이들은 어차피, 입고 다녀요. 소용이 없을 걸요."

검찰은 일단 교장들을 상대로 제기한 이번 고발을 각하했습니다.

‘교장이 변형 교복을 입는 학생들을 단속해야 한다는 법률상의 직무규정이 없고, 그래야할 의무도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고진광(교복종합대책 위원장):"납득할 수가 없죠. 엄연히 교장들이 잘못했다고 시도교육청에서 교육부에도 보고했는데, 그것을 시정조치 안했으면 직무유기가 되지, 왜 안 되는지 모르겠어요."

학부모단체는 검찰 처분에 불복해, 서울 고등법원에 항고하겠다고 밝혀, 변형 교복을 둘러싼 법적 시비는 2라운드로 접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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