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대낮에 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사건이 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범인 김수철은 평소엔 평범함 이웃이었지만, 범행을 저지를 당시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이었습니다.
자세한 사건 내용을 사회팀 김경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기자! 사건 경위부터 한번 알아보죠.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죠?
<리포트>
네, 대낮에 술에 취한 김수철이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김수철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 화면 보시겠습니다.
지난 7일입니다.
술에 취한 김수철이 학교 정문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김수철은 학교 안에서 1시간 가까이 배회했지만 아무도 그를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김수철은 수업에 참석하려고 교실로 가던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학교 인근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했습니다.
김수철이 잠든 틈을 타 집을 빠져나온 여학생은, 납치 4시간 반만인 오후 2시 반쯤 학교 운동장으로 돌아와 혼자 울고 있다가 경찰에 발견됐습니다.
잠에서 깨 여학생이 달아난 것을 알게 된 김수철은 현장을 정리하고 사우나에 다녀오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검거 당시 김수철은 흉기를 휘두르며 경찰에 저항했습니다.
목격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녹취> 주민 : "경찰들이 (김수철이) 칼 쥐었다 칼 쥐었다 그러더라고요."
검거 직전 막다른 골목에 몰린 김수철은 흉기로 자해소동까지 벌였습니다.
경찰조사에서 순순히 혐의를 인정한 김수철은, 끼니를 꼭꼭 챙겨 먹고 자신의 형량이 얼마나 될지 물어보는 등 반성의 빛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질문> 학교 안에서 1시간 가까이 머무를 동안 아무도 수상한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면, 이제 학교도 안전하지 않다는 말 아닙니까?
<답변>
취재진이 실제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또 다른 학교를 찾아가 봤는데, 사정이 비슷했습니다.
학생에게 접근하거나 학교 직원과 마주쳐도 신원을 물어보는 이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공원화 사업을 통해 운동장을 개방한 한 초등학굔데요.
30분 넘게 운동장을 배회하고 학생들에게 접근해 봤지만 신원을 확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근의 다른 초등학교, 학교 건물 곳곳을 돌아 다녀봤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교실 문을 열어보고, 교직원과 마주쳐도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이 초등학교에는 CCTV 9대가 설치돼 있지만 화면을 지켜보는 사람도 없습니다. 학교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학교 직원 : "낮에는 교직원들이 외부에 나가 있으니까...지킴이 아저씨들도 있고..."
지난 2004년부터 4년 동안 학교와 어린이집 그리고 유치원에서 일어난 아동 성범죄는 백 건이 넘는데, 이번 사건에서도 보듯 바뀐 것은 거의 없습니다.
<질문> 지난해 나영이 사건이 있고, 올해 김길태 사건도 있어서 경찰이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특별 대책까지 내놓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특별 대책을 내놓은지 석달 만에 김수철 사건이 발생한 건데요,
실제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였습니다.
여학생이 납치된 학교에서 김수철 집까지는 6백여 미터.
근처에는 지구대 1곳과 치안센터 1곳이 있었지만 초등학생의 납치를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주민 : "(순찰을) 돌기는 많이 도는데 시간 정해서 최소한 하교길에 저학년이 나올 수 있는 시간에 어느 정도는 신경을 써주셔야죠."
성범죄 전력자에 대한 경찰의 집중 관리 방안에도 헛점이 있었습니다.
1990년 이후 범죄자만 관리하기로 방침을 정하는 바람에 1987년 범죄를 저지른 김수철은 관리 대상에 아예 빠져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이 날 때마다 뒤늦은 대책을 발표해왔던 경찰은, 이번에도 일이 터지고 나서야 1990년 이전에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관리대상에 포함 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또다시 반사회적 성격장애, 사이코패스란 말을 듣게 되는데요. 김수철,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모습을 보이고 있죠?
<답변>
김수철의 동네 이웃들은 평소 그에게서 흉악범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인근 주민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사람이 순해요. 말하는 것도 연하게 말하고 무슨 말만 하면 '죄송합니다', 꼭 이렇게 하고. 그럴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어"
김수철의 범행과 과거 김길태, 조두순의 범행에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김수철은 범행장소로 김길태처럼 자기 집을 택했습니다.
저항 능력이 없는 아동을 노려 상상하기도 힘든 상처를 준 건 조두순과 똑같습니다.
게다가 범행을 저지른 뒤 평소처럼 식당에 가고 사우나도 할 정도로 김수철은 뻔뻔하고 태연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말입니다.
<인터뷰>이수정(경기대 교수) : "양심의 가책도 없고, 죄의식도 없고,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감도 존재하지 않고, 이런 종류의 태도를 보면 이 사람(김수철)이 상당 부분 부합하는 특성이 있다."
사회의 그늘에 숨어 있다가 언제 고개를 들지 모르는 게 사이코패스 범죄입니다.
사회 안전망 확충과 동시에 범죄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질문> 네 확실한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김수철에 대한 수사, 앞으로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변>
네, 경찰은 현재 김수철의 추가 범행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
김수철이 강도강간을 포함한 전과가 12번이나 되는데다 성폭력은 재범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지금까지 DNA 분석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김수철의 추가 범행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성폭행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들이 사건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은 최근까지 김수철이 10대로 보이는 한 여성과 같이 살면서 임신까지 시킨 점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성범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수철이 이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김수철은 대신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은 검찰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중에 현장 검증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대낮에 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사건이 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범인 김수철은 평소엔 평범함 이웃이었지만, 범행을 저지를 당시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이었습니다.
자세한 사건 내용을 사회팀 김경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기자! 사건 경위부터 한번 알아보죠.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죠?
<리포트>
네, 대낮에 술에 취한 김수철이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김수철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 화면 보시겠습니다.
지난 7일입니다.
술에 취한 김수철이 학교 정문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김수철은 학교 안에서 1시간 가까이 배회했지만 아무도 그를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김수철은 수업에 참석하려고 교실로 가던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학교 인근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했습니다.
김수철이 잠든 틈을 타 집을 빠져나온 여학생은, 납치 4시간 반만인 오후 2시 반쯤 학교 운동장으로 돌아와 혼자 울고 있다가 경찰에 발견됐습니다.
잠에서 깨 여학생이 달아난 것을 알게 된 김수철은 현장을 정리하고 사우나에 다녀오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검거 당시 김수철은 흉기를 휘두르며 경찰에 저항했습니다.
목격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녹취> 주민 : "경찰들이 (김수철이) 칼 쥐었다 칼 쥐었다 그러더라고요."
검거 직전 막다른 골목에 몰린 김수철은 흉기로 자해소동까지 벌였습니다.
경찰조사에서 순순히 혐의를 인정한 김수철은, 끼니를 꼭꼭 챙겨 먹고 자신의 형량이 얼마나 될지 물어보는 등 반성의 빛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질문> 학교 안에서 1시간 가까이 머무를 동안 아무도 수상한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면, 이제 학교도 안전하지 않다는 말 아닙니까?
<답변>
취재진이 실제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또 다른 학교를 찾아가 봤는데, 사정이 비슷했습니다.
학생에게 접근하거나 학교 직원과 마주쳐도 신원을 물어보는 이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공원화 사업을 통해 운동장을 개방한 한 초등학굔데요.
30분 넘게 운동장을 배회하고 학생들에게 접근해 봤지만 신원을 확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근의 다른 초등학교, 학교 건물 곳곳을 돌아 다녀봤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교실 문을 열어보고, 교직원과 마주쳐도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이 초등학교에는 CCTV 9대가 설치돼 있지만 화면을 지켜보는 사람도 없습니다. 학교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학교 직원 : "낮에는 교직원들이 외부에 나가 있으니까...지킴이 아저씨들도 있고..."
지난 2004년부터 4년 동안 학교와 어린이집 그리고 유치원에서 일어난 아동 성범죄는 백 건이 넘는데, 이번 사건에서도 보듯 바뀐 것은 거의 없습니다.
<질문> 지난해 나영이 사건이 있고, 올해 김길태 사건도 있어서 경찰이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특별 대책까지 내놓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특별 대책을 내놓은지 석달 만에 김수철 사건이 발생한 건데요,
실제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였습니다.
여학생이 납치된 학교에서 김수철 집까지는 6백여 미터.
근처에는 지구대 1곳과 치안센터 1곳이 있었지만 초등학생의 납치를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주민 : "(순찰을) 돌기는 많이 도는데 시간 정해서 최소한 하교길에 저학년이 나올 수 있는 시간에 어느 정도는 신경을 써주셔야죠."
성범죄 전력자에 대한 경찰의 집중 관리 방안에도 헛점이 있었습니다.
1990년 이후 범죄자만 관리하기로 방침을 정하는 바람에 1987년 범죄를 저지른 김수철은 관리 대상에 아예 빠져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이 날 때마다 뒤늦은 대책을 발표해왔던 경찰은, 이번에도 일이 터지고 나서야 1990년 이전에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관리대상에 포함 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또다시 반사회적 성격장애, 사이코패스란 말을 듣게 되는데요. 김수철,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모습을 보이고 있죠?
<답변>
김수철의 동네 이웃들은 평소 그에게서 흉악범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인근 주민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사람이 순해요. 말하는 것도 연하게 말하고 무슨 말만 하면 '죄송합니다', 꼭 이렇게 하고. 그럴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어"
김수철의 범행과 과거 김길태, 조두순의 범행에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김수철은 범행장소로 김길태처럼 자기 집을 택했습니다.
저항 능력이 없는 아동을 노려 상상하기도 힘든 상처를 준 건 조두순과 똑같습니다.
게다가 범행을 저지른 뒤 평소처럼 식당에 가고 사우나도 할 정도로 김수철은 뻔뻔하고 태연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말입니다.
<인터뷰>이수정(경기대 교수) : "양심의 가책도 없고, 죄의식도 없고,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감도 존재하지 않고, 이런 종류의 태도를 보면 이 사람(김수철)이 상당 부분 부합하는 특성이 있다."
사회의 그늘에 숨어 있다가 언제 고개를 들지 모르는 게 사이코패스 범죄입니다.
사회 안전망 확충과 동시에 범죄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질문> 네 확실한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김수철에 대한 수사, 앞으로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변>
네, 경찰은 현재 김수철의 추가 범행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
김수철이 강도강간을 포함한 전과가 12번이나 되는데다 성폭력은 재범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지금까지 DNA 분석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김수철의 추가 범행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성폭행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들이 사건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은 최근까지 김수철이 10대로 보이는 한 여성과 같이 살면서 임신까지 시킨 점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성범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수철이 이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김수철은 대신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은 검찰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중에 현장 검증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타임 세상보기] 또, 초등생 납치 성폭행!
-
- 입력 2010-06-13 07:35:44

<앵커 멘트>
대낮에 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사건이 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범인 김수철은 평소엔 평범함 이웃이었지만, 범행을 저지를 당시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이었습니다.
자세한 사건 내용을 사회팀 김경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기자! 사건 경위부터 한번 알아보죠.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죠?
<리포트>
네, 대낮에 술에 취한 김수철이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김수철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 화면 보시겠습니다.
지난 7일입니다.
술에 취한 김수철이 학교 정문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김수철은 학교 안에서 1시간 가까이 배회했지만 아무도 그를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김수철은 수업에 참석하려고 교실로 가던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학교 인근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했습니다.
김수철이 잠든 틈을 타 집을 빠져나온 여학생은, 납치 4시간 반만인 오후 2시 반쯤 학교 운동장으로 돌아와 혼자 울고 있다가 경찰에 발견됐습니다.
잠에서 깨 여학생이 달아난 것을 알게 된 김수철은 현장을 정리하고 사우나에 다녀오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검거 당시 김수철은 흉기를 휘두르며 경찰에 저항했습니다.
목격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녹취> 주민 : "경찰들이 (김수철이) 칼 쥐었다 칼 쥐었다 그러더라고요."
검거 직전 막다른 골목에 몰린 김수철은 흉기로 자해소동까지 벌였습니다.
경찰조사에서 순순히 혐의를 인정한 김수철은, 끼니를 꼭꼭 챙겨 먹고 자신의 형량이 얼마나 될지 물어보는 등 반성의 빛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질문> 학교 안에서 1시간 가까이 머무를 동안 아무도 수상한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면, 이제 학교도 안전하지 않다는 말 아닙니까?
<답변>
취재진이 실제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또 다른 학교를 찾아가 봤는데, 사정이 비슷했습니다.
학생에게 접근하거나 학교 직원과 마주쳐도 신원을 물어보는 이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공원화 사업을 통해 운동장을 개방한 한 초등학굔데요.
30분 넘게 운동장을 배회하고 학생들에게 접근해 봤지만 신원을 확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근의 다른 초등학교, 학교 건물 곳곳을 돌아 다녀봤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교실 문을 열어보고, 교직원과 마주쳐도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이 초등학교에는 CCTV 9대가 설치돼 있지만 화면을 지켜보는 사람도 없습니다. 학교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학교 직원 : "낮에는 교직원들이 외부에 나가 있으니까...지킴이 아저씨들도 있고..."
지난 2004년부터 4년 동안 학교와 어린이집 그리고 유치원에서 일어난 아동 성범죄는 백 건이 넘는데, 이번 사건에서도 보듯 바뀐 것은 거의 없습니다.
<질문> 지난해 나영이 사건이 있고, 올해 김길태 사건도 있어서 경찰이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특별 대책까지 내놓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특별 대책을 내놓은지 석달 만에 김수철 사건이 발생한 건데요,
실제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였습니다.
여학생이 납치된 학교에서 김수철 집까지는 6백여 미터.
근처에는 지구대 1곳과 치안센터 1곳이 있었지만 초등학생의 납치를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주민 : "(순찰을) 돌기는 많이 도는데 시간 정해서 최소한 하교길에 저학년이 나올 수 있는 시간에 어느 정도는 신경을 써주셔야죠."
성범죄 전력자에 대한 경찰의 집중 관리 방안에도 헛점이 있었습니다.
1990년 이후 범죄자만 관리하기로 방침을 정하는 바람에 1987년 범죄를 저지른 김수철은 관리 대상에 아예 빠져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이 날 때마다 뒤늦은 대책을 발표해왔던 경찰은, 이번에도 일이 터지고 나서야 1990년 이전에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관리대상에 포함 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또다시 반사회적 성격장애, 사이코패스란 말을 듣게 되는데요. 김수철,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모습을 보이고 있죠?
<답변>
김수철의 동네 이웃들은 평소 그에게서 흉악범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인근 주민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 : "사람이 순해요. 말하는 것도 연하게 말하고 무슨 말만 하면 '죄송합니다', 꼭 이렇게 하고. 그럴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어"
김수철의 범행과 과거 김길태, 조두순의 범행에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김수철은 범행장소로 김길태처럼 자기 집을 택했습니다.
저항 능력이 없는 아동을 노려 상상하기도 힘든 상처를 준 건 조두순과 똑같습니다.
게다가 범행을 저지른 뒤 평소처럼 식당에 가고 사우나도 할 정도로 김수철은 뻔뻔하고 태연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말입니다.
<인터뷰>이수정(경기대 교수) : "양심의 가책도 없고, 죄의식도 없고,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감도 존재하지 않고, 이런 종류의 태도를 보면 이 사람(김수철)이 상당 부분 부합하는 특성이 있다."
사회의 그늘에 숨어 있다가 언제 고개를 들지 모르는 게 사이코패스 범죄입니다.
사회 안전망 확충과 동시에 범죄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질문> 네 확실한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김수철에 대한 수사, 앞으로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변>
네, 경찰은 현재 김수철의 추가 범행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
김수철이 강도강간을 포함한 전과가 12번이나 되는데다 성폭력은 재범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지금까지 DNA 분석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김수철의 추가 범행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성폭행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들이 사건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은 최근까지 김수철이 10대로 보이는 한 여성과 같이 살면서 임신까지 시킨 점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성범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수철이 이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김수철은 대신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은 검찰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중에 현장 검증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
-
김경수 기자 bada@kbs.co.kr
김경수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