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선생님이 자꾸 더듬어요!”

입력 2010.07.08 (08:58) 수정 2010.07.0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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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린이를 상대로한 잇따른 성범죄 소식으로 연일 떠들썩하죠.



그런데, 이번엔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들이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여학생이 한두명이 아닙니다.



이민우 기자, 그런데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 학교 교사라고요?



<리포트>



네, 문제의 교사 피해 여학생들의 담임 선생님이었습니다.



벌써 며칠째인지 모르겠습니다. 뉴스를 봐도, 신문을 봐도 온통 성추행, 성폭력, 어린이 성범죄 얘기뿐입니다.



집, 동네, 학교 운동장,장소도 따로 없고 밤낮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불안해서 무서워서 안절부절하던 학부모들, 믿을 곳은 학교밖에 없다고 선생님들만 바라봤는데,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었습니다.



누굴 믿어야 하나요.



담임선생님이 자꾸 내 몸을 더듬고 만져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놀랍게도, 이 학교 교사였습니다.



<녹취> 피해학생 부모 : “너무 기가 막히고요. 화도 나고 분노감이라고 할까요?”



아동 성추행, 이제는 정말 누굴 믿어야 하나요.



경기도 광주의 한 초등학교.



이 학교에 다니는 5학년생 김 모양은 혼자서, 학교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담임선생님의 부름 때문이었는데요.



별다른 의심 없이, 옥상으로 갔던 김 모양은 너무도 놀랍고 당황스런 일을 겪어야했습니다.



<녹취> 피해학생 부모 : “분하고, 어이가 없었죠.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런 일이 우리 아이한테...”



평소 학생들 사이에서 권위적이었다는 교사 정 모씨.



하지만 단둘이 있게 되자,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다정하게 최근의 학교생활을 묻는가 싶더니, 갑자기 뒤에서 김양을 껴안고 가슴과 엉덩이를 만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피해학생 부모 : “2차 성징이 일어나는 아이들한테, 앞에서 껴안아도 크게 싫은 일이잖아요. 뒤에서 안았으니까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가슴으로 손이 가고...”



그런데, 피해를 당한 학생은 김양만이 아니었습니다.



한 명, 두 명, 뒤이어 같은 반의 다른 여학생들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반 여학생 15명 가운데, 무려 8명이 피해를 입었는데요.



담임선생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교실과 복도, 심지어 식당 안에서도 노골적인 신체 접촉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복도도 있고, 교실도 있고 여러 곳이에요. 급식소도 있고. 가슴을 만지거나 하면 옥상에서 하고...”



이 같은 내용은 지난 6일, 익명의 쪽지가 이 학교 보건교사에게 발견되면서 알려지게 됐는데요.



피해 학생들이 보건실 옆에 마련된 성폭행 신고함에 쪽지를 넣은 겁니다.



꼬깃꼬깃한 종이에는 ‘담임선생님이 옥상에서 가슴을 만지고 눌렀다’며 ‘담임선생님을 바꿔 달라’는 등 어린 소녀들의 호소가 가득했는데요.



학기 시작 이후, 석 달 동안 수십차례 성추행이 이뤄졌다는 학생들.



학교측은 학부모들의 격렬한 항의가 있고나서야, 이런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녹취> 동료교사 : “이번 일이 성추행 사건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지금 상황은) 벌집을 쑤셔놓은 상태니까 어쨌든 다 참담해하고 있죠.”



정씨는 지난 2007년 3월, 이 학교에 부임했는데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에도 고학년들을 상대로, 교사로서는 믿기 어려운 이런 성추행을 저질러 왔다는 겁니다.



<녹취> 초등학생 : “몇 학년이냐고 했어요. 그래서 6학년이라고 그랬더니, 등을 어루만졌어요. 남자애들한테 야동 같은 것을 보여주고 그랬대요."



분노한 학부모들은 해당교사의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아이들을 보호해야할 교사가 오히려 성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사실에 치를 떨고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학생 부모 : “얼굴을 봤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어느 부모가 이런 일을 당했는데 화가 풀리겠느냐고요.”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학교 측은 부랴부랴 담임을 교체했고, 교육청에선 정씨를 직위해제했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 : “(이번 사건을) 빠른 시일 내에 조사해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고) 후유증이 없도록 최소화시키려고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담임교사마저 믿을 수 없다면 이제는 대체 누굴 믿어야 하나, 학부모들은 분노와 충격을 넘어 허탈함까지 감추지 못했는데요.



<인터뷰> 학부모 : “선생님인데, 믿어야 하는데 믿지 못하니까 남자 선생님이 되는 것조차도 불안한 입장이 된 거죠.”



<인터뷰> 이윤상(소장/한국성폭력상담소) :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중요한 공간인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죠. (학교 안에서는) 폭력을 용인하지 않는 이런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경찰은 교사 정씨에 대해 성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씨는 신체접촉은 인정하지만 성추행은 아니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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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선생님이 자꾸 더듬어요!”
    • 입력 2010-07-08 08:58:12
    • 수정2010-07-08 1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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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상대로한 잇따른 성범죄 소식으로 연일 떠들썩하죠.

그런데, 이번엔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들이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여학생이 한두명이 아닙니다.

이민우 기자, 그런데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 학교 교사라고요?

<리포트>

네, 문제의 교사 피해 여학생들의 담임 선생님이었습니다.

벌써 며칠째인지 모르겠습니다. 뉴스를 봐도, 신문을 봐도 온통 성추행, 성폭력, 어린이 성범죄 얘기뿐입니다.

집, 동네, 학교 운동장,장소도 따로 없고 밤낮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불안해서 무서워서 안절부절하던 학부모들, 믿을 곳은 학교밖에 없다고 선생님들만 바라봤는데,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었습니다.

누굴 믿어야 하나요.

담임선생님이 자꾸 내 몸을 더듬고 만져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놀랍게도, 이 학교 교사였습니다.

<녹취> 피해학생 부모 : “너무 기가 막히고요. 화도 나고 분노감이라고 할까요?”

아동 성추행, 이제는 정말 누굴 믿어야 하나요.

경기도 광주의 한 초등학교.

이 학교에 다니는 5학년생 김 모양은 혼자서, 학교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담임선생님의 부름 때문이었는데요.

별다른 의심 없이, 옥상으로 갔던 김 모양은 너무도 놀랍고 당황스런 일을 겪어야했습니다.

<녹취> 피해학생 부모 : “분하고, 어이가 없었죠.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런 일이 우리 아이한테...”

평소 학생들 사이에서 권위적이었다는 교사 정 모씨.

하지만 단둘이 있게 되자,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다정하게 최근의 학교생활을 묻는가 싶더니, 갑자기 뒤에서 김양을 껴안고 가슴과 엉덩이를 만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피해학생 부모 : “2차 성징이 일어나는 아이들한테, 앞에서 껴안아도 크게 싫은 일이잖아요. 뒤에서 안았으니까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가슴으로 손이 가고...”

그런데, 피해를 당한 학생은 김양만이 아니었습니다.

한 명, 두 명, 뒤이어 같은 반의 다른 여학생들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반 여학생 15명 가운데, 무려 8명이 피해를 입었는데요.

담임선생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교실과 복도, 심지어 식당 안에서도 노골적인 신체 접촉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복도도 있고, 교실도 있고 여러 곳이에요. 급식소도 있고. 가슴을 만지거나 하면 옥상에서 하고...”

이 같은 내용은 지난 6일, 익명의 쪽지가 이 학교 보건교사에게 발견되면서 알려지게 됐는데요.

피해 학생들이 보건실 옆에 마련된 성폭행 신고함에 쪽지를 넣은 겁니다.

꼬깃꼬깃한 종이에는 ‘담임선생님이 옥상에서 가슴을 만지고 눌렀다’며 ‘담임선생님을 바꿔 달라’는 등 어린 소녀들의 호소가 가득했는데요.

학기 시작 이후, 석 달 동안 수십차례 성추행이 이뤄졌다는 학생들.

학교측은 학부모들의 격렬한 항의가 있고나서야, 이런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녹취> 동료교사 : “이번 일이 성추행 사건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지금 상황은) 벌집을 쑤셔놓은 상태니까 어쨌든 다 참담해하고 있죠.”

정씨는 지난 2007년 3월, 이 학교에 부임했는데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에도 고학년들을 상대로, 교사로서는 믿기 어려운 이런 성추행을 저질러 왔다는 겁니다.

<녹취> 초등학생 : “몇 학년이냐고 했어요. 그래서 6학년이라고 그랬더니, 등을 어루만졌어요. 남자애들한테 야동 같은 것을 보여주고 그랬대요."

분노한 학부모들은 해당교사의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아이들을 보호해야할 교사가 오히려 성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사실에 치를 떨고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학생 부모 : “얼굴을 봤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어느 부모가 이런 일을 당했는데 화가 풀리겠느냐고요.”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학교 측은 부랴부랴 담임을 교체했고, 교육청에선 정씨를 직위해제했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 : “(이번 사건을) 빠른 시일 내에 조사해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고) 후유증이 없도록 최소화시키려고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담임교사마저 믿을 수 없다면 이제는 대체 누굴 믿어야 하나, 학부모들은 분노와 충격을 넘어 허탈함까지 감추지 못했는데요.

<인터뷰> 학부모 : “선생님인데, 믿어야 하는데 믿지 못하니까 남자 선생님이 되는 것조차도 불안한 입장이 된 거죠.”

<인터뷰> 이윤상(소장/한국성폭력상담소) :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중요한 공간인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죠. (학교 안에서는) 폭력을 용인하지 않는 이런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경찰은 교사 정씨에 대해 성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씨는 신체접촉은 인정하지만 성추행은 아니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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