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거짓 사랑에 날아간 15억
입력 2010.07.16 (08:59)
수정 2010.07.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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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년 동안 외국의 국립음악대학에서 악기를 전공하던 음악가가 국내 유명대학 교수를 사칭해 돈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30대 여성 가족을 상대로 2년 반 동안 무려 15억 원을 가로챘는데요.
이재환 기자, 어떻게 감쪽같이 속을 수가 있죠?
<리포트>
네, 소설 같기도 영화 같기도 한 얘기인데요.
사랑인줄 알았더니 돈이 목적이었다는 겁니다.
해외에서 유학을 했다는 사실 하나에 그럴싸한 거짓말들로 포장했습니다.
사업에 성공했다, 그리고 대학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며 증거 서류까지 보여줬습니다.
물론, 모두 가짜였습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도 사랑한다,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 때문에 피해 여성 가족은 재산을 모두 날렸습니다.
사랑한다고, 결혼하자던 그 남자.
사랑한단 말만 믿고 모든 걸 내주었는데, 알고 보니 모두가 거짓말이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는다는 것 자체도 힘든데, (상대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잖아요. (거짓말이란 걸) 믿고 싶지도 않고... 정말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어요."
사랑을 핑계 삼아 가져간 돈은 무려 15억 원!
한 사람의 거짓말 때문에, 한 집안은 풍비박산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2007년, 평범한 직장 여성 이 모 씨에게 10년 전 사귀었던 남자친구, 박 모 씨가 찾아왔습니다.
6년 동안 오스트리아의 유명 음악대학에서 트럼펫을 공부하고 온 박씨.
그 동안 사업에도 성공했고, 10년 전에 빌렸던 2억 원을 갚고 싶다고 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20대 초반에 사귀었다가 금전적인 것 때문에 헤어졌었어요. 2억 원 정도 (빌려준 것 때문에)... (유학 다녀온 후에) 자기가 외국에서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다시 만나고 싶다, 잊지 못했다, 결혼하고 싶다’ 그래서 다시 만나게 된 거였거든요."
카지노 호텔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던 박씨. 그런데 또 돈을 요구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외국에 있는 돈을 가지고 와야 한다, 경비 등 돈이 필요하다.’ 이게 정말 진짜가 아닌 것 같은데, 저희 친오빠에게는 회계사가 보낸 서류까지 보여줬어요."
믿지 못하는 이 씨 가족에게 박 씨는 한국은행 명의로 된 2천 억 원짜리 지급확인서까지 보여줬습니다.
자신이 투자한 카지노 호텔의 수익금 중 일부를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직접 오스트리아에 데려가기까지 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친오빠는 (오스트리아에) 두 번을 갔고, 제가 간 건 한 번이에요. 외국에 있는 돈을 찾으러 가자 그래서... 거기에 있는 호텔도 (본인이) 샀다고 얘길 해줬고, 자기가 지분 있는 곳을 데려가면서, 여기가 내 것이라고 얘기 했어요."
이렇게 박 씨가 가져간 돈이 무려 15억 원!
이 씨와 가족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백만 원, 3백만 원 씩 그리 많지 않은 액수로 돈을 빌렸습니다.
2년 6개월 동안, 260 차례에 이릅니다.
기업가에서 교수로까지 신분을 속이기도 했는데요.
오스트리아 유명 음대를 졸업한 이후, 지금은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조교수로 근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피의자의) 가족들은 당연히 교수라고 얘기하고... 옛날 은사님도 앞에서도 강의 이야기하고, ’학교도 교수님이 추천을 해주셔서 이렇게 됐어’하고 얘길 하니까... 저는 당연히 믿을 수밖에 없잖아요."
자신을 박 교수라고 부르던 박 씨.
차츰 이 씨의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손을 뻗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씨의 주변사람들에게 자녀를 서울 유명 대학에 특별전형으로 입학시켜주겠다며, 2명에게 각각 3천만 원과 천 5백만 원을 가져오게 했습니다.
돈을 받은 뒤,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했다는 증거로 가 입학증과 상장을 보내 확신을 줬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했습니다.
카지노 호텔 수익금이라던 돈은 들어오지 않고, 특별전형 입학 얘기는 온데 간데 없어졌습니다.
의심이 커지자, 전화 통화로 일인다역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외국에서 돈을 전해줄 사람이 올 거다, 통역관이다 하는데... (알고 보니) 자기 명의로 다른 핸드폰을 만들어서, (본인이) 음성변조를 해서 일인다역을 한 거예요."
결국 의심하던 이 씨가 교수 사칭과 돈을 가로챈 혐의로 박 씨를 고소했고, 지난 14일, 박씨는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유명 대학 교수라던 박 씨, 실체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오스트리아의 국립음악대학을 하지 못하고 국내로 귀국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학생활을 갔다 와서 국내에서 공연기획사를 운영했는데, 그 기획사가 잘 되지 못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집을 부양해야하고 아버지 빚을 갚아야 되는 입장에서..."
오스트리아 유명 음대는 졸업도 못했고, 자신이 힘 있는 대학 교수라며 건네주던 학생들의 입학증과 상장 등은 인터넷 상에서 만든 가짜서류였습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인터넷 상에서 각종 (서류) 양식이 있답니다. 그 양식을 다운 받아서, 안에 내용들만 바꿔서 위조를 했다고..."
국내에서 하던 사업이 잘 안되면서, 그저 돈이 필요해 꾸민 일이었던 겁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아버지 빚을 대신 갚아야 하는 입장에서, (전에 사귀던) 피해자 아버지가 재산이 많다는 것을 알고, 그 재산을 편취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모두 드러난 박 씨의 거짓말.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녹취>박 모씨(피의자) : "그 일 때문에 다른 가족들, 그리고 피해준 사람까지 피해를 보게 된 자체는... 제가 죄짓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당연히 죄를 받는데..."
이 씨의 집안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됐습니다.
지방에 서너 채 집을 소유할 정도로 자산가이던 이 씨의 가족들은 현재 월세 집을 전전해야하는 상황인데요.
박 씨의 말만 믿었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지금 제 집이랑 직장도 잃고, 오히려 빚만 있는 상황이에요. 신용불량에, 남의 집에 얹혀사는 입장이고, 저희 부모님과 친오빠 같은 경우도 집도 잃고 다 잃었죠."
사랑한다는 한 마디에 모든 것 내준 피해자.
하지만 그 사랑의 실체는 돈이 목적인 거짓말이었습니다.
온갖 거짓말로 수십억을 가로챈 피의자는 현재 사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6년 동안 외국의 국립음악대학에서 악기를 전공하던 음악가가 국내 유명대학 교수를 사칭해 돈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30대 여성 가족을 상대로 2년 반 동안 무려 15억 원을 가로챘는데요.
이재환 기자, 어떻게 감쪽같이 속을 수가 있죠?
<리포트>
네, 소설 같기도 영화 같기도 한 얘기인데요.
사랑인줄 알았더니 돈이 목적이었다는 겁니다.
해외에서 유학을 했다는 사실 하나에 그럴싸한 거짓말들로 포장했습니다.
사업에 성공했다, 그리고 대학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며 증거 서류까지 보여줬습니다.
물론, 모두 가짜였습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도 사랑한다,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 때문에 피해 여성 가족은 재산을 모두 날렸습니다.
사랑한다고, 결혼하자던 그 남자.
사랑한단 말만 믿고 모든 걸 내주었는데, 알고 보니 모두가 거짓말이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는다는 것 자체도 힘든데, (상대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잖아요. (거짓말이란 걸) 믿고 싶지도 않고... 정말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어요."
사랑을 핑계 삼아 가져간 돈은 무려 15억 원!
한 사람의 거짓말 때문에, 한 집안은 풍비박산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2007년, 평범한 직장 여성 이 모 씨에게 10년 전 사귀었던 남자친구, 박 모 씨가 찾아왔습니다.
6년 동안 오스트리아의 유명 음악대학에서 트럼펫을 공부하고 온 박씨.
그 동안 사업에도 성공했고, 10년 전에 빌렸던 2억 원을 갚고 싶다고 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20대 초반에 사귀었다가 금전적인 것 때문에 헤어졌었어요. 2억 원 정도 (빌려준 것 때문에)... (유학 다녀온 후에) 자기가 외국에서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다시 만나고 싶다, 잊지 못했다, 결혼하고 싶다’ 그래서 다시 만나게 된 거였거든요."
카지노 호텔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던 박씨. 그런데 또 돈을 요구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외국에 있는 돈을 가지고 와야 한다, 경비 등 돈이 필요하다.’ 이게 정말 진짜가 아닌 것 같은데, 저희 친오빠에게는 회계사가 보낸 서류까지 보여줬어요."
믿지 못하는 이 씨 가족에게 박 씨는 한국은행 명의로 된 2천 억 원짜리 지급확인서까지 보여줬습니다.
자신이 투자한 카지노 호텔의 수익금 중 일부를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직접 오스트리아에 데려가기까지 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친오빠는 (오스트리아에) 두 번을 갔고, 제가 간 건 한 번이에요. 외국에 있는 돈을 찾으러 가자 그래서... 거기에 있는 호텔도 (본인이) 샀다고 얘길 해줬고, 자기가 지분 있는 곳을 데려가면서, 여기가 내 것이라고 얘기 했어요."
이렇게 박 씨가 가져간 돈이 무려 15억 원!
이 씨와 가족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백만 원, 3백만 원 씩 그리 많지 않은 액수로 돈을 빌렸습니다.
2년 6개월 동안, 260 차례에 이릅니다.
기업가에서 교수로까지 신분을 속이기도 했는데요.
오스트리아 유명 음대를 졸업한 이후, 지금은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조교수로 근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피의자의) 가족들은 당연히 교수라고 얘기하고... 옛날 은사님도 앞에서도 강의 이야기하고, ’학교도 교수님이 추천을 해주셔서 이렇게 됐어’하고 얘길 하니까... 저는 당연히 믿을 수밖에 없잖아요."
자신을 박 교수라고 부르던 박 씨.
차츰 이 씨의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손을 뻗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씨의 주변사람들에게 자녀를 서울 유명 대학에 특별전형으로 입학시켜주겠다며, 2명에게 각각 3천만 원과 천 5백만 원을 가져오게 했습니다.
돈을 받은 뒤,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했다는 증거로 가 입학증과 상장을 보내 확신을 줬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했습니다.
카지노 호텔 수익금이라던 돈은 들어오지 않고, 특별전형 입학 얘기는 온데 간데 없어졌습니다.
의심이 커지자, 전화 통화로 일인다역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외국에서 돈을 전해줄 사람이 올 거다, 통역관이다 하는데... (알고 보니) 자기 명의로 다른 핸드폰을 만들어서, (본인이) 음성변조를 해서 일인다역을 한 거예요."
결국 의심하던 이 씨가 교수 사칭과 돈을 가로챈 혐의로 박 씨를 고소했고, 지난 14일, 박씨는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유명 대학 교수라던 박 씨, 실체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오스트리아의 국립음악대학을 하지 못하고 국내로 귀국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학생활을 갔다 와서 국내에서 공연기획사를 운영했는데, 그 기획사가 잘 되지 못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집을 부양해야하고 아버지 빚을 갚아야 되는 입장에서..."
오스트리아 유명 음대는 졸업도 못했고, 자신이 힘 있는 대학 교수라며 건네주던 학생들의 입학증과 상장 등은 인터넷 상에서 만든 가짜서류였습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인터넷 상에서 각종 (서류) 양식이 있답니다. 그 양식을 다운 받아서, 안에 내용들만 바꿔서 위조를 했다고..."
국내에서 하던 사업이 잘 안되면서, 그저 돈이 필요해 꾸민 일이었던 겁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아버지 빚을 대신 갚아야 하는 입장에서, (전에 사귀던) 피해자 아버지가 재산이 많다는 것을 알고, 그 재산을 편취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모두 드러난 박 씨의 거짓말.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녹취>박 모씨(피의자) : "그 일 때문에 다른 가족들, 그리고 피해준 사람까지 피해를 보게 된 자체는... 제가 죄짓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당연히 죄를 받는데..."
이 씨의 집안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됐습니다.
지방에 서너 채 집을 소유할 정도로 자산가이던 이 씨의 가족들은 현재 월세 집을 전전해야하는 상황인데요.
박 씨의 말만 믿었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지금 제 집이랑 직장도 잃고, 오히려 빚만 있는 상황이에요. 신용불량에, 남의 집에 얹혀사는 입장이고, 저희 부모님과 친오빠 같은 경우도 집도 잃고 다 잃었죠."
사랑한다는 한 마디에 모든 것 내준 피해자.
하지만 그 사랑의 실체는 돈이 목적인 거짓말이었습니다.
온갖 거짓말로 수십억을 가로챈 피의자는 현재 사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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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7-16 08:59:33
- 수정2010-07-21 09:16:59
<앵커 멘트>
6년 동안 외국의 국립음악대학에서 악기를 전공하던 음악가가 국내 유명대학 교수를 사칭해 돈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30대 여성 가족을 상대로 2년 반 동안 무려 15억 원을 가로챘는데요.
이재환 기자, 어떻게 감쪽같이 속을 수가 있죠?
<리포트>
네, 소설 같기도 영화 같기도 한 얘기인데요.
사랑인줄 알았더니 돈이 목적이었다는 겁니다.
해외에서 유학을 했다는 사실 하나에 그럴싸한 거짓말들로 포장했습니다.
사업에 성공했다, 그리고 대학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며 증거 서류까지 보여줬습니다.
물론, 모두 가짜였습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도 사랑한다,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 때문에 피해 여성 가족은 재산을 모두 날렸습니다.
사랑한다고, 결혼하자던 그 남자.
사랑한단 말만 믿고 모든 걸 내주었는데, 알고 보니 모두가 거짓말이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는다는 것 자체도 힘든데, (상대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잖아요. (거짓말이란 걸) 믿고 싶지도 않고... 정말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어요."
사랑을 핑계 삼아 가져간 돈은 무려 15억 원!
한 사람의 거짓말 때문에, 한 집안은 풍비박산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2007년, 평범한 직장 여성 이 모 씨에게 10년 전 사귀었던 남자친구, 박 모 씨가 찾아왔습니다.
6년 동안 오스트리아의 유명 음악대학에서 트럼펫을 공부하고 온 박씨.
그 동안 사업에도 성공했고, 10년 전에 빌렸던 2억 원을 갚고 싶다고 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20대 초반에 사귀었다가 금전적인 것 때문에 헤어졌었어요. 2억 원 정도 (빌려준 것 때문에)... (유학 다녀온 후에) 자기가 외국에서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다시 만나고 싶다, 잊지 못했다, 결혼하고 싶다’ 그래서 다시 만나게 된 거였거든요."
카지노 호텔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던 박씨. 그런데 또 돈을 요구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외국에 있는 돈을 가지고 와야 한다, 경비 등 돈이 필요하다.’ 이게 정말 진짜가 아닌 것 같은데, 저희 친오빠에게는 회계사가 보낸 서류까지 보여줬어요."
믿지 못하는 이 씨 가족에게 박 씨는 한국은행 명의로 된 2천 억 원짜리 지급확인서까지 보여줬습니다.
자신이 투자한 카지노 호텔의 수익금 중 일부를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직접 오스트리아에 데려가기까지 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친오빠는 (오스트리아에) 두 번을 갔고, 제가 간 건 한 번이에요. 외국에 있는 돈을 찾으러 가자 그래서... 거기에 있는 호텔도 (본인이) 샀다고 얘길 해줬고, 자기가 지분 있는 곳을 데려가면서, 여기가 내 것이라고 얘기 했어요."
이렇게 박 씨가 가져간 돈이 무려 15억 원!
이 씨와 가족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백만 원, 3백만 원 씩 그리 많지 않은 액수로 돈을 빌렸습니다.
2년 6개월 동안, 260 차례에 이릅니다.
기업가에서 교수로까지 신분을 속이기도 했는데요.
오스트리아 유명 음대를 졸업한 이후, 지금은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조교수로 근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피의자의) 가족들은 당연히 교수라고 얘기하고... 옛날 은사님도 앞에서도 강의 이야기하고, ’학교도 교수님이 추천을 해주셔서 이렇게 됐어’하고 얘길 하니까... 저는 당연히 믿을 수밖에 없잖아요."
자신을 박 교수라고 부르던 박 씨.
차츰 이 씨의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손을 뻗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씨의 주변사람들에게 자녀를 서울 유명 대학에 특별전형으로 입학시켜주겠다며, 2명에게 각각 3천만 원과 천 5백만 원을 가져오게 했습니다.
돈을 받은 뒤,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했다는 증거로 가 입학증과 상장을 보내 확신을 줬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했습니다.
카지노 호텔 수익금이라던 돈은 들어오지 않고, 특별전형 입학 얘기는 온데 간데 없어졌습니다.
의심이 커지자, 전화 통화로 일인다역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외국에서 돈을 전해줄 사람이 올 거다, 통역관이다 하는데... (알고 보니) 자기 명의로 다른 핸드폰을 만들어서, (본인이) 음성변조를 해서 일인다역을 한 거예요."
결국 의심하던 이 씨가 교수 사칭과 돈을 가로챈 혐의로 박 씨를 고소했고, 지난 14일, 박씨는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유명 대학 교수라던 박 씨, 실체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오스트리아의 국립음악대학을 하지 못하고 국내로 귀국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학생활을 갔다 와서 국내에서 공연기획사를 운영했는데, 그 기획사가 잘 되지 못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집을 부양해야하고 아버지 빚을 갚아야 되는 입장에서..."
오스트리아 유명 음대는 졸업도 못했고, 자신이 힘 있는 대학 교수라며 건네주던 학생들의 입학증과 상장 등은 인터넷 상에서 만든 가짜서류였습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인터넷 상에서 각종 (서류) 양식이 있답니다. 그 양식을 다운 받아서, 안에 내용들만 바꿔서 위조를 했다고..."
국내에서 하던 사업이 잘 안되면서, 그저 돈이 필요해 꾸민 일이었던 겁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아버지 빚을 대신 갚아야 하는 입장에서, (전에 사귀던) 피해자 아버지가 재산이 많다는 것을 알고, 그 재산을 편취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모두 드러난 박 씨의 거짓말.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녹취>박 모씨(피의자) : "그 일 때문에 다른 가족들, 그리고 피해준 사람까지 피해를 보게 된 자체는... 제가 죄짓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당연히 죄를 받는데..."
이 씨의 집안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됐습니다.
지방에 서너 채 집을 소유할 정도로 자산가이던 이 씨의 가족들은 현재 월세 집을 전전해야하는 상황인데요.
박 씨의 말만 믿었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지금 제 집이랑 직장도 잃고, 오히려 빚만 있는 상황이에요. 신용불량에, 남의 집에 얹혀사는 입장이고, 저희 부모님과 친오빠 같은 경우도 집도 잃고 다 잃었죠."
사랑한다는 한 마디에 모든 것 내준 피해자.
하지만 그 사랑의 실체는 돈이 목적인 거짓말이었습니다.
온갖 거짓말로 수십억을 가로챈 피의자는 현재 사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6년 동안 외국의 국립음악대학에서 악기를 전공하던 음악가가 국내 유명대학 교수를 사칭해 돈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30대 여성 가족을 상대로 2년 반 동안 무려 15억 원을 가로챘는데요.
이재환 기자, 어떻게 감쪽같이 속을 수가 있죠?
<리포트>
네, 소설 같기도 영화 같기도 한 얘기인데요.
사랑인줄 알았더니 돈이 목적이었다는 겁니다.
해외에서 유학을 했다는 사실 하나에 그럴싸한 거짓말들로 포장했습니다.
사업에 성공했다, 그리고 대학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며 증거 서류까지 보여줬습니다.
물론, 모두 가짜였습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도 사랑한다,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 때문에 피해 여성 가족은 재산을 모두 날렸습니다.
사랑한다고, 결혼하자던 그 남자.
사랑한단 말만 믿고 모든 걸 내주었는데, 알고 보니 모두가 거짓말이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는다는 것 자체도 힘든데, (상대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잖아요. (거짓말이란 걸) 믿고 싶지도 않고... 정말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어요."
사랑을 핑계 삼아 가져간 돈은 무려 15억 원!
한 사람의 거짓말 때문에, 한 집안은 풍비박산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2007년, 평범한 직장 여성 이 모 씨에게 10년 전 사귀었던 남자친구, 박 모 씨가 찾아왔습니다.
6년 동안 오스트리아의 유명 음악대학에서 트럼펫을 공부하고 온 박씨.
그 동안 사업에도 성공했고, 10년 전에 빌렸던 2억 원을 갚고 싶다고 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20대 초반에 사귀었다가 금전적인 것 때문에 헤어졌었어요. 2억 원 정도 (빌려준 것 때문에)... (유학 다녀온 후에) 자기가 외국에서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다시 만나고 싶다, 잊지 못했다, 결혼하고 싶다’ 그래서 다시 만나게 된 거였거든요."
카지노 호텔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던 박씨. 그런데 또 돈을 요구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외국에 있는 돈을 가지고 와야 한다, 경비 등 돈이 필요하다.’ 이게 정말 진짜가 아닌 것 같은데, 저희 친오빠에게는 회계사가 보낸 서류까지 보여줬어요."
믿지 못하는 이 씨 가족에게 박 씨는 한국은행 명의로 된 2천 억 원짜리 지급확인서까지 보여줬습니다.
자신이 투자한 카지노 호텔의 수익금 중 일부를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직접 오스트리아에 데려가기까지 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친오빠는 (오스트리아에) 두 번을 갔고, 제가 간 건 한 번이에요. 외국에 있는 돈을 찾으러 가자 그래서... 거기에 있는 호텔도 (본인이) 샀다고 얘길 해줬고, 자기가 지분 있는 곳을 데려가면서, 여기가 내 것이라고 얘기 했어요."
이렇게 박 씨가 가져간 돈이 무려 15억 원!
이 씨와 가족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백만 원, 3백만 원 씩 그리 많지 않은 액수로 돈을 빌렸습니다.
2년 6개월 동안, 260 차례에 이릅니다.
기업가에서 교수로까지 신분을 속이기도 했는데요.
오스트리아 유명 음대를 졸업한 이후, 지금은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조교수로 근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피의자의) 가족들은 당연히 교수라고 얘기하고... 옛날 은사님도 앞에서도 강의 이야기하고, ’학교도 교수님이 추천을 해주셔서 이렇게 됐어’하고 얘길 하니까... 저는 당연히 믿을 수밖에 없잖아요."
자신을 박 교수라고 부르던 박 씨.
차츰 이 씨의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손을 뻗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씨의 주변사람들에게 자녀를 서울 유명 대학에 특별전형으로 입학시켜주겠다며, 2명에게 각각 3천만 원과 천 5백만 원을 가져오게 했습니다.
돈을 받은 뒤,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했다는 증거로 가 입학증과 상장을 보내 확신을 줬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했습니다.
카지노 호텔 수익금이라던 돈은 들어오지 않고, 특별전형 입학 얘기는 온데 간데 없어졌습니다.
의심이 커지자, 전화 통화로 일인다역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외국에서 돈을 전해줄 사람이 올 거다, 통역관이다 하는데... (알고 보니) 자기 명의로 다른 핸드폰을 만들어서, (본인이) 음성변조를 해서 일인다역을 한 거예요."
결국 의심하던 이 씨가 교수 사칭과 돈을 가로챈 혐의로 박 씨를 고소했고, 지난 14일, 박씨는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유명 대학 교수라던 박 씨, 실체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오스트리아의 국립음악대학을 하지 못하고 국내로 귀국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학생활을 갔다 와서 국내에서 공연기획사를 운영했는데, 그 기획사가 잘 되지 못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집을 부양해야하고 아버지 빚을 갚아야 되는 입장에서..."
오스트리아 유명 음대는 졸업도 못했고, 자신이 힘 있는 대학 교수라며 건네주던 학생들의 입학증과 상장 등은 인터넷 상에서 만든 가짜서류였습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인터넷 상에서 각종 (서류) 양식이 있답니다. 그 양식을 다운 받아서, 안에 내용들만 바꿔서 위조를 했다고..."
국내에서 하던 사업이 잘 안되면서, 그저 돈이 필요해 꾸민 일이었던 겁니다.
<인터뷰> 정종택(서울 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경사) : "아버지 빚을 대신 갚아야 하는 입장에서, (전에 사귀던) 피해자 아버지가 재산이 많다는 것을 알고, 그 재산을 편취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모두 드러난 박 씨의 거짓말.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녹취>박 모씨(피의자) : "그 일 때문에 다른 가족들, 그리고 피해준 사람까지 피해를 보게 된 자체는... 제가 죄짓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당연히 죄를 받는데..."
이 씨의 집안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됐습니다.
지방에 서너 채 집을 소유할 정도로 자산가이던 이 씨의 가족들은 현재 월세 집을 전전해야하는 상황인데요.
박 씨의 말만 믿었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녹취>이 모씨(피해자) : "지금 제 집이랑 직장도 잃고, 오히려 빚만 있는 상황이에요. 신용불량에, 남의 집에 얹혀사는 입장이고, 저희 부모님과 친오빠 같은 경우도 집도 잃고 다 잃었죠."
사랑한다는 한 마디에 모든 것 내준 피해자.
하지만 그 사랑의 실체는 돈이 목적인 거짓말이었습니다.
온갖 거짓말로 수십억을 가로챈 피의자는 현재 사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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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 기자 happyjh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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