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폭염·산불·홍수…기상이변 몸살

입력 2010.08.09 (21:54) 수정 2010.08.0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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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구촌 곳곳이 폭염과 가뭄, 폭설에 한파까지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인류에게 거대한 재앙이 시작됐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통상 500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5억 달러 이상의 재산피해가 나면 대형 기상 이변 이라고 하는데요,



1980년대 12.7건이던 것이 90년대 19.2건을 거쳐 2000년대엔 8년만에 벌써 24.5건을 기록했습니다.



이슈엔 뉴스 오늘은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 재앙과 이로 인한 파장을 짚어봅니다.



먼저, 김명섭 특파원이 러시아 산불로 인한 최악의 참사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자욱한 산불 연기로 앞을 분간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며칠 전까지 천여 명이 살던 이 마을은 인적없는 폐허로 변했습니다.



검게 타버린 집들...숯으로 변한 집기들이 당시의 참상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안토노브(마을 주민) : "검붉은 화염이 우리 쪽으로 날라와 눈 깜짝할 사이에 쓸고 지나갔어요"



수백 미터 길이의 거대한 규모의 화염이 공중으로 떠다니며 산불을 옮기고 있습니다.



3백40여 가구가 살고있던 이 마을은 거센 바람을 타고 온 화염에 휩싸여 불과 30분 만에 온통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지난 20일 동안의 사상 최악의 산불로 우리나라 면적의 13배에 이르는 7개 지역이 비상산불대책지역으로 선포됐습니다.



또 지금까지 50여 명이 숨졌고 8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연일 40도를 오르 내리는 폭염으로 산불의 규모가 커져 러시아 소방당국도 대응에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인터뷰>리체브(비상대책부 산불진화대장) : "물과 소화제로 산불을 끄는 방식을 쓰고 있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불로 러시아의 주요 수출 곡물인 밀과 보리가 불에 타거나 말라붙어 러 정부는 곡물수출금지령까지 내렸습니다.



<인터뷰>추디나(마을 주민) : "이젠 복구할 수 없어요. 목젖이 타버렸 고요... 눈물이 쉴 새 없이 나오네요"



130년만의 사상 최악이라는 폭염과 산불 피해가 얼마나 확산될 지 아직 가늠하기 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질문> 그럼 여기서 국제부 송현정 기자와 함께세계 곳곳의 기상 이변 상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송현정 기자 ! 기상 이변이 상당히 넓은 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변>



네. 지역적으로 넓은데다가 그 기간도 며칠 반짝하는 정도를 넘어섰습니다. 또 이변의 강도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입니다.



먼저 중국으로 갑니다. 물난리가 국가 재난 수준입니다. 지난달 초부터 중부와 남부에 폭우가 쏟아져 이재민이 1억 2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대홍수로 산사태까지 발생해 한 곳에서만 2천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공식 집계된 경제적 손실만 25조원이 넘습니다.



지난주부터 계속된 몬순성 폭우로 파키스탄 북서부는 수 많은 마을이 진흙에 파묻 혔습니다.



천6백명 넘게 숨졌고, 4백만 명이 간신히 목숨만 건졌습니다. 국경을 맞닿은 인도도 물과 사투중입니다.



북부 지역에 피해가 특히 커서 실종자가 6백 명을 웃돌고 있습니다.



반대편, 북미 쪽으로 가봅니다.



지난 겨울, 폭설로 도시가 마비됐던 미국은 지금 불볕 더위가 기승입니다.



남부, 중서부의 체감기온이 40도를 웃돌면서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더위로 숨진 사람도 열 명이 넘습니다.



북반구가 폭염에 시달린다면, 겨울인 남반구는 한파에 떨고 있습니다.



40여 년 만의 최악의 한파가 덮쳐 동사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등 여섯 개 나라에서 2백명 넘게 숨졌고, 페루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구촌 기상이변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속에 여름부터는 라니냐 현상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김성한 기상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러시아에서 계속되고 있는 최악의 폭염은 지구 온난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극의 기온 상승으로 제트기류가 유럽 쪽으로 크게 내려와 러시아엔 폭넓은 고기압이 만들어졌고, 이 고기압을 따라 덥고 건조한 공기가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고기압이 거의 정체하고 있어 1달 이상 햇빛만 내리쬐고 있습니다.



태평양에선 라니냐가 시작되면서 재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엘니뇨 때 따뜻했던 동태평양지역은 수온이 최고 5도 가량 떨어졌고, 반면 서태평양엔 30도에 가까운 뜨거운 바닷물이 모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발생한 많은 수증기로 중국 등 아시아 곳곳에 폭우 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지영(박사 /기상청 기후예측과) : "서태평양 지역에 열기가 쌓여 대류 활동이 매우 강한데, 에너지가 동아시아지역으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태풍 활동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앵커 멘트>



세계적인 기상 이변은 곧바로 국제 곡물시장에도 파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2년 전 곡물 파동이 재연될 거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 최규식 특파원 연결합니다.



최특파원, 국제 곡물가격 얼마나 폭등한 겁니까?



<리포트>



국제 곡물가를 대표하는 것이 미국 시카고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밀 가격인데 최근 몇 달사이에 말 그대로 폭등했습니다.



선물가 기준인데, 6월에 평균 1 부셸에 4달 러 50센트였던 밀값은 7달러를 넘었습니다.



한달이 조금 넘는 사이에 60% 이상 오른 겁니다.



다른 곡물도 마찬가집니다. 맥주 원료인 보리가격이 올들어 70%, 코코아와 커피는 30% 올랐습니다.



전세계적인 기상이변에다 투기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지난 2008년의 곡물 파동이 재연될 거라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사태가 악화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도를 포함해 호주 등 재고가 있는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조만간 창고문을 연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등에 비가 조금만 내려도 상황이 호전될 것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때문에 곡물 급등여부는 북반구의 밀 파종기인 앞으로 3-4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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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폭염·산불·홍수…기상이변 몸살
    • 입력 2010-08-09 21:54:36
    • 수정2010-08-09 22: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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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구촌 곳곳이 폭염과 가뭄, 폭설에 한파까지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인류에게 거대한 재앙이 시작됐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통상 500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5억 달러 이상의 재산피해가 나면 대형 기상 이변 이라고 하는데요,

1980년대 12.7건이던 것이 90년대 19.2건을 거쳐 2000년대엔 8년만에 벌써 24.5건을 기록했습니다.

이슈엔 뉴스 오늘은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 재앙과 이로 인한 파장을 짚어봅니다.

먼저, 김명섭 특파원이 러시아 산불로 인한 최악의 참사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자욱한 산불 연기로 앞을 분간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며칠 전까지 천여 명이 살던 이 마을은 인적없는 폐허로 변했습니다.

검게 타버린 집들...숯으로 변한 집기들이 당시의 참상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안토노브(마을 주민) : "검붉은 화염이 우리 쪽으로 날라와 눈 깜짝할 사이에 쓸고 지나갔어요"

수백 미터 길이의 거대한 규모의 화염이 공중으로 떠다니며 산불을 옮기고 있습니다.

3백40여 가구가 살고있던 이 마을은 거센 바람을 타고 온 화염에 휩싸여 불과 30분 만에 온통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지난 20일 동안의 사상 최악의 산불로 우리나라 면적의 13배에 이르는 7개 지역이 비상산불대책지역으로 선포됐습니다.

또 지금까지 50여 명이 숨졌고 8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연일 40도를 오르 내리는 폭염으로 산불의 규모가 커져 러시아 소방당국도 대응에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인터뷰>리체브(비상대책부 산불진화대장) : "물과 소화제로 산불을 끄는 방식을 쓰고 있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불로 러시아의 주요 수출 곡물인 밀과 보리가 불에 타거나 말라붙어 러 정부는 곡물수출금지령까지 내렸습니다.

<인터뷰>추디나(마을 주민) : "이젠 복구할 수 없어요. 목젖이 타버렸 고요... 눈물이 쉴 새 없이 나오네요"

130년만의 사상 최악이라는 폭염과 산불 피해가 얼마나 확산될 지 아직 가늠하기 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질문> 그럼 여기서 국제부 송현정 기자와 함께세계 곳곳의 기상 이변 상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송현정 기자 ! 기상 이변이 상당히 넓은 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변>

네. 지역적으로 넓은데다가 그 기간도 며칠 반짝하는 정도를 넘어섰습니다. 또 이변의 강도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입니다.

먼저 중국으로 갑니다. 물난리가 국가 재난 수준입니다. 지난달 초부터 중부와 남부에 폭우가 쏟아져 이재민이 1억 2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대홍수로 산사태까지 발생해 한 곳에서만 2천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공식 집계된 경제적 손실만 25조원이 넘습니다.

지난주부터 계속된 몬순성 폭우로 파키스탄 북서부는 수 많은 마을이 진흙에 파묻 혔습니다.

천6백명 넘게 숨졌고, 4백만 명이 간신히 목숨만 건졌습니다. 국경을 맞닿은 인도도 물과 사투중입니다.

북부 지역에 피해가 특히 커서 실종자가 6백 명을 웃돌고 있습니다.

반대편, 북미 쪽으로 가봅니다.

지난 겨울, 폭설로 도시가 마비됐던 미국은 지금 불볕 더위가 기승입니다.

남부, 중서부의 체감기온이 40도를 웃돌면서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더위로 숨진 사람도 열 명이 넘습니다.

북반구가 폭염에 시달린다면, 겨울인 남반구는 한파에 떨고 있습니다.

40여 년 만의 최악의 한파가 덮쳐 동사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등 여섯 개 나라에서 2백명 넘게 숨졌고, 페루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구촌 기상이변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속에 여름부터는 라니냐 현상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김성한 기상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러시아에서 계속되고 있는 최악의 폭염은 지구 온난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극의 기온 상승으로 제트기류가 유럽 쪽으로 크게 내려와 러시아엔 폭넓은 고기압이 만들어졌고, 이 고기압을 따라 덥고 건조한 공기가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고기압이 거의 정체하고 있어 1달 이상 햇빛만 내리쬐고 있습니다.

태평양에선 라니냐가 시작되면서 재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엘니뇨 때 따뜻했던 동태평양지역은 수온이 최고 5도 가량 떨어졌고, 반면 서태평양엔 30도에 가까운 뜨거운 바닷물이 모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발생한 많은 수증기로 중국 등 아시아 곳곳에 폭우 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지영(박사 /기상청 기후예측과) : "서태평양 지역에 열기가 쌓여 대류 활동이 매우 강한데, 에너지가 동아시아지역으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태풍 활동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앵커 멘트>

세계적인 기상 이변은 곧바로 국제 곡물시장에도 파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2년 전 곡물 파동이 재연될 거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 최규식 특파원 연결합니다.

최특파원, 국제 곡물가격 얼마나 폭등한 겁니까?

<리포트>

국제 곡물가를 대표하는 것이 미국 시카고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밀 가격인데 최근 몇 달사이에 말 그대로 폭등했습니다.

선물가 기준인데, 6월에 평균 1 부셸에 4달 러 50센트였던 밀값은 7달러를 넘었습니다.

한달이 조금 넘는 사이에 60% 이상 오른 겁니다.

다른 곡물도 마찬가집니다. 맥주 원료인 보리가격이 올들어 70%, 코코아와 커피는 30% 올랐습니다.

전세계적인 기상이변에다 투기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지난 2008년의 곡물 파동이 재연될 거라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사태가 악화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도를 포함해 호주 등 재고가 있는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조만간 창고문을 연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등에 비가 조금만 내려도 상황이 호전될 것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때문에 곡물 급등여부는 북반구의 밀 파종기인 앞으로 3-4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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