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140억 원 들인 하천 실험장 ‘방치’

입력 2010.08.2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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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140억 원을 들여서, 지난해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하천 실험장을 만들었는데요.

여덟 달이 지나도록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혈세가 이렇게 쓰여도 되는 건지, 김연주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경북 안동시에 지어진 하천 실험장입니다.



지식경제부 산하 건설기술연구원이 만든 이 실험장에는 길이 5백 미터, 폭 11미터의 대형 수로 3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부지만 19만 제곱미터로 아시아 최대 규모입니다.



하지만, 준공된 지 여덟 달 만에 실험장은 마치 풀밭처럼 변해 어디가 수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입니다.



<녹취> "여기는 저희가 물을 못 흘렸어요. 그래서 좀 안 좋은데…"



구불구불한 하천 모양을 그대로 본떠 만든 수로입니다.



생태 실험을 위해서는 항상 물을 흘려야 하지만 보시다시피 잡초가 제 키보다 높게 자랐고, 심지어 거미줄도 쳐져있습니다.



지난해에 건설기술연구원에서 작성한 실험장 운영계획서입니다.



올해 3월까지는 점검을 끝내고 4월부터는 실제 물을 흘려가며, 각 수로 특성에 맞는 실험을 한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콘크리트로 수로에 시험 삼아 네 번 물을 흘려 본 것이 전붑니다.



연구 사무실도 대부분 비어 있습니다.



상주 인력이 최소 14명 필요하다고 돼 있지만, 실제로는 4명만 나와 있습니다.



<녹취> 실험장 관계자 : "실험 준비작업을 미리 체계적으로 해야 되는데 그런 게 안 된 상태에서 그냥 내버려 둔 게 아닌가…"



올해 안동 실험장에서 하기로 한 실험은 모두 10가지, 9억 원 규모입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모두 준비단계일 뿐입니다.



<인터뷰> 여홍구(하천 담당 실장) : "저희도 연구를 해야 하니까 좀 조급하게 잡았죠. 전체가 본격적으로 돌아가는 시기는 1-2년 후가 될 것 같고요."



30억 원 규모의 4대강 사업 실험 수주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녹취> 안동 실험장 관계자 : "홍수나 이런 것도 큰 규모의 실험이 필요 합니다. (안동 실험장은) 넓은 공간이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4대강) 실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계획을 잡았던 건데…"



안동 실험장을 짓는 데 들어간 정부 예산은 140억 원,



건설기술연구원 홈페이지에는 지난해에 준공검사까지 마친 이 안동 하천 실험장을 여전히 건설 예정이라고 표시해놓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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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140억 원 들인 하천 실험장 ‘방치’
    • 입력 2010-08-20 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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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140억 원을 들여서, 지난해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하천 실험장을 만들었는데요. 여덟 달이 지나도록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혈세가 이렇게 쓰여도 되는 건지, 김연주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경북 안동시에 지어진 하천 실험장입니다.

지식경제부 산하 건설기술연구원이 만든 이 실험장에는 길이 5백 미터, 폭 11미터의 대형 수로 3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부지만 19만 제곱미터로 아시아 최대 규모입니다.

하지만, 준공된 지 여덟 달 만에 실험장은 마치 풀밭처럼 변해 어디가 수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입니다.

<녹취> "여기는 저희가 물을 못 흘렸어요. 그래서 좀 안 좋은데…"

구불구불한 하천 모양을 그대로 본떠 만든 수로입니다.

생태 실험을 위해서는 항상 물을 흘려야 하지만 보시다시피 잡초가 제 키보다 높게 자랐고, 심지어 거미줄도 쳐져있습니다.

지난해에 건설기술연구원에서 작성한 실험장 운영계획서입니다.

올해 3월까지는 점검을 끝내고 4월부터는 실제 물을 흘려가며, 각 수로 특성에 맞는 실험을 한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콘크리트로 수로에 시험 삼아 네 번 물을 흘려 본 것이 전붑니다.

연구 사무실도 대부분 비어 있습니다.

상주 인력이 최소 14명 필요하다고 돼 있지만, 실제로는 4명만 나와 있습니다.

<녹취> 실험장 관계자 : "실험 준비작업을 미리 체계적으로 해야 되는데 그런 게 안 된 상태에서 그냥 내버려 둔 게 아닌가…"

올해 안동 실험장에서 하기로 한 실험은 모두 10가지, 9억 원 규모입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모두 준비단계일 뿐입니다.

<인터뷰> 여홍구(하천 담당 실장) : "저희도 연구를 해야 하니까 좀 조급하게 잡았죠. 전체가 본격적으로 돌아가는 시기는 1-2년 후가 될 것 같고요."

30억 원 규모의 4대강 사업 실험 수주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녹취> 안동 실험장 관계자 : "홍수나 이런 것도 큰 규모의 실험이 필요 합니다. (안동 실험장은) 넓은 공간이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4대강) 실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계획을 잡았던 건데…"

안동 실험장을 짓는 데 들어간 정부 예산은 140억 원,

건설기술연구원 홈페이지에는 지난해에 준공검사까지 마친 이 안동 하천 실험장을 여전히 건설 예정이라고 표시해놓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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