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포커스] 터키 역사적 개헌안 가결

입력 2010.09.1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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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터키 집권당이 추진해 온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에서 가결됐는데요.

유럽연합은 민주주의 진전을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며 환영했지만,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월드포커스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980년 군사 쿠데타 이후 30년 만에 터키에서 헌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26개 조항을 고친 이번 개헌안에는 사생활 보호, 노조 단결권 확대, 여성과 아동의 권리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정당 해산을 판결해도 의회에 신설되는 정당해산검증위원회의 3분의 2 찬성이 있어야만 해산이 가능하도록 의회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군 간부를 일반 법정에서 재판하도록 허용하는 등 군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녹취> 에르도안(터키 총리) : "투표 결과에 나타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터키 국민은 민주주의 진전을 환영하고 정의에 의한 통치와 자유를 찬성한 것입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은 사실상의 신임투표인 이번 개헌 국민투표에서 승리하면서 내년 총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습니다.

터키가 추진 중인 유럽연합 가입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됩니다.

EU와 미국은 좀 더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귀도 베스터벨레(독일 외무장관) : "터키의 개정 헌법은 EU의 관점에 부합합니다. 터키의 근대화와 민주화에도 중요한 진전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그동안 터키에서는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이슬람사회를 지향하는 집권여당과 여기에 선을 그으려는 세속주의 성향의 사법부 사이에 대결이 계속돼 왔는데요.

야당은 집권당 정부가 군부와 사법부의 권한을 축소해 세속주의를 약화시키고 권위주의적 통치를 강화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녹취> 에이세 카러배트(정치분석가) : "터키에서 두 세력 간 갈등은 오래됐기 때문에 쉽게 진정되진 않을 것입니다. 국민투표 역시 이를 입증했습니다."

이번 헌법 개정이 정치 발전과 유럽연합 가입의 발판이 될지, 갈등 증폭의 도화선이 될지 지구촌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월드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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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포커스] 터키 역사적 개헌안 가결
    • 입력 2010-09-17 12:38:23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터키 집권당이 추진해 온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에서 가결됐는데요. 유럽연합은 민주주의 진전을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며 환영했지만,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월드포커스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980년 군사 쿠데타 이후 30년 만에 터키에서 헌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26개 조항을 고친 이번 개헌안에는 사생활 보호, 노조 단결권 확대, 여성과 아동의 권리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정당 해산을 판결해도 의회에 신설되는 정당해산검증위원회의 3분의 2 찬성이 있어야만 해산이 가능하도록 의회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군 간부를 일반 법정에서 재판하도록 허용하는 등 군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녹취> 에르도안(터키 총리) : "투표 결과에 나타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터키 국민은 민주주의 진전을 환영하고 정의에 의한 통치와 자유를 찬성한 것입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은 사실상의 신임투표인 이번 개헌 국민투표에서 승리하면서 내년 총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습니다. 터키가 추진 중인 유럽연합 가입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됩니다. EU와 미국은 좀 더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귀도 베스터벨레(독일 외무장관) : "터키의 개정 헌법은 EU의 관점에 부합합니다. 터키의 근대화와 민주화에도 중요한 진전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그동안 터키에서는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이슬람사회를 지향하는 집권여당과 여기에 선을 그으려는 세속주의 성향의 사법부 사이에 대결이 계속돼 왔는데요. 야당은 집권당 정부가 군부와 사법부의 권한을 축소해 세속주의를 약화시키고 권위주의적 통치를 강화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녹취> 에이세 카러배트(정치분석가) : "터키에서 두 세력 간 갈등은 오래됐기 때문에 쉽게 진정되진 않을 것입니다. 국민투표 역시 이를 입증했습니다." 이번 헌법 개정이 정치 발전과 유럽연합 가입의 발판이 될지, 갈등 증폭의 도화선이 될지 지구촌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월드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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