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사라진 조상묘…기가 막힐 노릇

입력 2010.09.22 (22:05) 수정 2010.09.2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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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성묘 갔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상의 묘가 사라졌다면, 얼마나 당황스럽겠습니까?



실제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추석을 앞두고 벌어졌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변창길 씨 가족은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갔다,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조부모를 포함해 조상의 묘 3기가 모두 파헤쳐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변창길(조상묘 훼손 피해자) : "할아버지 할머니를 다 이렇게 해놓고.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오열) 어떻게 하면 좋아!"



충남개발공사가 이 일대를 산업단지로 개발하면서 변씨 조상묘를 무연고 묘지로 보고 없애버린 겁니다.



<녹취>충남개발공사 관계자 : "(묘 이장을 대행하는)업체 측에서 무연분 묘 한 개를 처리하면서 변창길 씨네 묘까지 주인이 없는 묘로 알고 처리를 한 거 같거 든요."



변씨 가족은 결국 폐허처럼 변한 묘지 터에 모여 조상께 성묘 대신 사죄를 드렸습니다.



<인터뷰>변창례 : "보시다시피 기가 막혀요. 기가 막혀서… 아유 말도 안 나와요."



박재광 씨도 이달 초에 어머니 묘가 사라진 사실을 알았습니다.



동탄 신도시 조성공사 과정에서 화물트럭이 드나드는 길을 만들면서 묘의 흔적을 없앤 것입니다.



<인터뷰>박재광 : "울화통 터지죠. 시신 발굴만 먼저 해주겠 다는데 그건 자기네들 공사하겠다는 얘기 밖에 안 되잖아요!"



시행사와 시공사는 소송을 통해 해결하라는 기가 막힌 얘기만 늘어놓습니다.



<녹취>경기도 시공사 관계자 : "(누가 그랬는지) 확인이 되어야 하는데 확인이 안 되고 있으니까 지금 현재 책임이 있다, 없다 따질 건 아니죠."



사라진 조상묘 앞에서 이들은 추석 명절이 더없이 죄스럽고 서럽기만 합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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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앞두고 사라진 조상묘…기가 막힐 노릇
    • 입력 2010-09-22 22:05:13
    • 수정2010-09-22 22: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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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성묘 갔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상의 묘가 사라졌다면, 얼마나 당황스럽겠습니까?

실제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추석을 앞두고 벌어졌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변창길 씨 가족은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갔다,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조부모를 포함해 조상의 묘 3기가 모두 파헤쳐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변창길(조상묘 훼손 피해자) : "할아버지 할머니를 다 이렇게 해놓고.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오열) 어떻게 하면 좋아!"

충남개발공사가 이 일대를 산업단지로 개발하면서 변씨 조상묘를 무연고 묘지로 보고 없애버린 겁니다.

<녹취>충남개발공사 관계자 : "(묘 이장을 대행하는)업체 측에서 무연분 묘 한 개를 처리하면서 변창길 씨네 묘까지 주인이 없는 묘로 알고 처리를 한 거 같거 든요."

변씨 가족은 결국 폐허처럼 변한 묘지 터에 모여 조상께 성묘 대신 사죄를 드렸습니다.

<인터뷰>변창례 : "보시다시피 기가 막혀요. 기가 막혀서… 아유 말도 안 나와요."

박재광 씨도 이달 초에 어머니 묘가 사라진 사실을 알았습니다.

동탄 신도시 조성공사 과정에서 화물트럭이 드나드는 길을 만들면서 묘의 흔적을 없앤 것입니다.

<인터뷰>박재광 : "울화통 터지죠. 시신 발굴만 먼저 해주겠 다는데 그건 자기네들 공사하겠다는 얘기 밖에 안 되잖아요!"

시행사와 시공사는 소송을 통해 해결하라는 기가 막힌 얘기만 늘어놓습니다.

<녹취>경기도 시공사 관계자 : "(누가 그랬는지) 확인이 되어야 하는데 확인이 안 되고 있으니까 지금 현재 책임이 있다, 없다 따질 건 아니죠."

사라진 조상묘 앞에서 이들은 추석 명절이 더없이 죄스럽고 서럽기만 합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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