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국 경제 新활력…사양산업 재도약

입력 2010.09.29 (22:13) 수정 2010.10.0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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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우리 경제, 반도체와 IT 등의 수출 호조로 활기를 찾고 있지만 고용을 늘리는 데는 큰 도움이 못 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부활이 절실한데요~ 오늘 이슈&뉴스 시간에는 한때 사양산업으로 분류됐던 기업들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비결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70-80년대 우리 경제를 책임졌던 여공들에게 제조업의 전성기, 들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이 업체는 1억 4천 만 달러어치를 수출해 200억 달러 수출에 기여했습니다.



<녹취> "밥 먹고 나오고 밥 먹고 나오고 어떻게 생각하면 집이 하숙집 같다는 느낌이 들고요."



<녹취> "자기 맡은 일 해야 하니까 뛰어다니고 진짜 땀도 많이 흘리고 옆에 누가 와도 모르고."



<녹취> "부산은 옛날에 신발회사가 먹여살렸죠."



’공순이’로 불리며 젊음과 꿈을 잊고 집안을 책임졌던 우리 시대의 누나와 어머니.



<녹취> "시골에 돈이 있어요? 돈이 없으니까 동생들도 공부 가르치고."



<녹취> "꿈이라는 건 모르고. 지금 인제 고생을 했으니까 애들한테는 어떻게 해서든 가르쳐야지 이 생각에. 괜히 눈물나네."



<녹취> "지금은 추억이에요. 좋은 추억이에요."



<앵커 멘트>



밤새 돌아간 공장, 또 우리 어머니.누이들 덕에 우리 경제가 맨손에서 일어설 수 있었던 거겠죠~ 이소정 기자?



<기자 멘트>



네, 실제로 한국수출 반세기를 돌아다보면 오징어 같은 1차 상품을 내다 팔던 우리나라는 1960년대 들어서 가발, 그리고 신발과 의류를 수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1964년 1억 달러 규모였던 수출은 1977년 1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러다 90년대 이후 반도체와 자동차에 자리를 내주면서 잊혀져간겁니다.



그러나 효자는 죽지 않았습니다.



먼저, 급성장하고 있는 신발산업 정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GPS가 장착된 신발입니다.



조난을 당했을 때 정확한 위치를 알려줍니다.



이 신발은 신은 사람의 운동량을 측정해줍니다.



열이 나는 신발은 겨울철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깁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기능성 신발들입니다.



<인터뷰>권창오(신발산업진흥센터 소장):"신발은 걷는 기능 중심으로 발전해 왔는데 지금은 기능성 중심으로 진화해 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제품의 저가공세에 밀려 급속히 쇠퇴했던 신발산업이 ’기능성’을 무기로 부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공장도 100%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 공장은 최근 매출이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터뷰>전성표(신발업체 관계자):"제 살 깎아먹기 경쟁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저희도 어려웠지만 체질개선으로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한해 7조 원 규모의 국내 신발 시장에서 현재 국산 제품의 비율은 3분의 1 정도.



첨단 기능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건강과 몸매에 관심 높은 소비자들이 이 ’기능성’ 신발에 눈을 돌린거네요~



<기자 멘트>



그렇죠.



가까운 일본의 수건 산업도 우리 제조업과 사정이 비슷한데~



철저하게 고급화를 통해서 화확약품 냄새 나는 공짜 답례품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이마바리 수건, 김시원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수건의 도시로 유명한 일본의 이마바리.



이 업체의 제품은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만 사용해 ’바람이 짠 수건’으로 불립니다.



유기농 면과 지하 8백미터 지하수를 사용하고, 염색 폐수는 미생물로 분해합니다.



폐수처리장을 나와서 곧장 바다로 가는 하수입니다.



이렇게 커다란 비단잉어가 잡힐 정도로 깨끗합니다.



5백 개의 지역 업체들이 130개로 줄어들 때도 고급 수건으로, 나 홀로 승승장구했습니다.



<녹취>이케우치(수건업체 대표):"독창성을 가진 제품, 즉 세상에 없는 제품을 판매하자는 방침으로 상품을 개발합니다."



이른바 ’수건 소믈리에’도 고용했습니다.



부드러움과 흡수력에 따라 다양한 제품들을 평가하고, 고객에게 맞는 수건도 골라줍니다.



<인터뷰>아베(수건 소믈리에):"느슨하면 느슨할 수록 부드러워지고요. 이 수건은 촘촘한 실을 이용해 만든 겁니다."



이 업체는 수건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수건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 파악해 실제 제품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콘도(미술관 부관장):"손수건 자체론 안 팔렸는데 (고양이 꼬리) 장식 하나를 넣은 뒤부터 매출액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기자 멘트>



가발..하면 뭐가 떠오르나?



<앵커 멘트>



대머리 아저씨? 어색한 가짜 머리?



<기자 멘트>



이걸 보면 생각이 달라지실 듯... 간단하게 핀을 꼽듯이 쓰는 여성용 패션 가발입니다.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것에서 뽐내고 싶은 필수품이 된 가발의 변신,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님들로 북적이는 뉴욕의 한 잡화점, 주력 상품은 바로 가발입니다.



< 인터뷰 >티파니 존슨(뉴욕 시민):"내 주위의 어떤 여자들은 한 번도 실제 머리카락을 본 적이 없어. 이음 머리를 붙이고, 또 다른 걸 붙이곤 해."



할리우드나 뉴욕의 고급 매장에선 상담비만 4만 원, 제품은 백 만원이 넘습니다.



이 미용실의 경우 하루 평균 5명 정도가 가발이나 붙임 머리를 찾는 손님들입니다.



가발이 이제는 빠진 머리를 가리는 게 아니라 자신을 가꾸는 소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베리 핸드릭슨(가발매장 42년 운영):"한물간 산업이 전혀 아니다.오히려 전성기다. 더 다양하고 질도 좋아지고..."



자연스러움과 편리함이 관건인 패션가발 시장을 과거 하청생산만 하던 우리 업체들이 장악해가고 있습니다.



답답한 내피를 없애고 100% 실제 사람 머리카락에 다양한 디자인과 색깔을 입히면서 유명 백화점에도 입점했습니다.



<인터뷰>김영휴(패션가발 업체 사장):"좀 더 시원하게 테라피 기능 가진 것들 융합하면 고부가가치 상품이 될 것이다 해서 시도중이다..."



미래가 없을 것 같던 사양산업.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찾으면 첨단 기업으로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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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한국 경제 新활력…사양산업 재도약
    • 입력 2010-09-29 22:13:06
    • 수정2010-10-01 22: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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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우리 경제, 반도체와 IT 등의 수출 호조로 활기를 찾고 있지만 고용을 늘리는 데는 큰 도움이 못 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부활이 절실한데요~ 오늘 이슈&뉴스 시간에는 한때 사양산업으로 분류됐던 기업들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비결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70-80년대 우리 경제를 책임졌던 여공들에게 제조업의 전성기, 들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이 업체는 1억 4천 만 달러어치를 수출해 200억 달러 수출에 기여했습니다.

<녹취> "밥 먹고 나오고 밥 먹고 나오고 어떻게 생각하면 집이 하숙집 같다는 느낌이 들고요."

<녹취> "자기 맡은 일 해야 하니까 뛰어다니고 진짜 땀도 많이 흘리고 옆에 누가 와도 모르고."

<녹취> "부산은 옛날에 신발회사가 먹여살렸죠."

’공순이’로 불리며 젊음과 꿈을 잊고 집안을 책임졌던 우리 시대의 누나와 어머니.

<녹취> "시골에 돈이 있어요? 돈이 없으니까 동생들도 공부 가르치고."

<녹취> "꿈이라는 건 모르고. 지금 인제 고생을 했으니까 애들한테는 어떻게 해서든 가르쳐야지 이 생각에. 괜히 눈물나네."

<녹취> "지금은 추억이에요. 좋은 추억이에요."

<앵커 멘트>

밤새 돌아간 공장, 또 우리 어머니.누이들 덕에 우리 경제가 맨손에서 일어설 수 있었던 거겠죠~ 이소정 기자?

<기자 멘트>

네, 실제로 한국수출 반세기를 돌아다보면 오징어 같은 1차 상품을 내다 팔던 우리나라는 1960년대 들어서 가발, 그리고 신발과 의류를 수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1964년 1억 달러 규모였던 수출은 1977년 1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러다 90년대 이후 반도체와 자동차에 자리를 내주면서 잊혀져간겁니다.

그러나 효자는 죽지 않았습니다.

먼저, 급성장하고 있는 신발산업 정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GPS가 장착된 신발입니다.

조난을 당했을 때 정확한 위치를 알려줍니다.

이 신발은 신은 사람의 운동량을 측정해줍니다.

열이 나는 신발은 겨울철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깁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기능성 신발들입니다.

<인터뷰>권창오(신발산업진흥센터 소장):"신발은 걷는 기능 중심으로 발전해 왔는데 지금은 기능성 중심으로 진화해 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제품의 저가공세에 밀려 급속히 쇠퇴했던 신발산업이 ’기능성’을 무기로 부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공장도 100%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 공장은 최근 매출이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터뷰>전성표(신발업체 관계자):"제 살 깎아먹기 경쟁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저희도 어려웠지만 체질개선으로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한해 7조 원 규모의 국내 신발 시장에서 현재 국산 제품의 비율은 3분의 1 정도.

첨단 기능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건강과 몸매에 관심 높은 소비자들이 이 ’기능성’ 신발에 눈을 돌린거네요~

<기자 멘트>

그렇죠.

가까운 일본의 수건 산업도 우리 제조업과 사정이 비슷한데~

철저하게 고급화를 통해서 화확약품 냄새 나는 공짜 답례품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이마바리 수건, 김시원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수건의 도시로 유명한 일본의 이마바리.

이 업체의 제품은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만 사용해 ’바람이 짠 수건’으로 불립니다.

유기농 면과 지하 8백미터 지하수를 사용하고, 염색 폐수는 미생물로 분해합니다.

폐수처리장을 나와서 곧장 바다로 가는 하수입니다.

이렇게 커다란 비단잉어가 잡힐 정도로 깨끗합니다.

5백 개의 지역 업체들이 130개로 줄어들 때도 고급 수건으로, 나 홀로 승승장구했습니다.

<녹취>이케우치(수건업체 대표):"독창성을 가진 제품, 즉 세상에 없는 제품을 판매하자는 방침으로 상품을 개발합니다."

이른바 ’수건 소믈리에’도 고용했습니다.

부드러움과 흡수력에 따라 다양한 제품들을 평가하고, 고객에게 맞는 수건도 골라줍니다.

<인터뷰>아베(수건 소믈리에):"느슨하면 느슨할 수록 부드러워지고요. 이 수건은 촘촘한 실을 이용해 만든 겁니다."

이 업체는 수건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수건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 파악해 실제 제품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콘도(미술관 부관장):"손수건 자체론 안 팔렸는데 (고양이 꼬리) 장식 하나를 넣은 뒤부터 매출액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기자 멘트>

가발..하면 뭐가 떠오르나?

<앵커 멘트>

대머리 아저씨? 어색한 가짜 머리?

<기자 멘트>

이걸 보면 생각이 달라지실 듯... 간단하게 핀을 꼽듯이 쓰는 여성용 패션 가발입니다.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것에서 뽐내고 싶은 필수품이 된 가발의 변신,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님들로 북적이는 뉴욕의 한 잡화점, 주력 상품은 바로 가발입니다.

< 인터뷰 >티파니 존슨(뉴욕 시민):"내 주위의 어떤 여자들은 한 번도 실제 머리카락을 본 적이 없어. 이음 머리를 붙이고, 또 다른 걸 붙이곤 해."

할리우드나 뉴욕의 고급 매장에선 상담비만 4만 원, 제품은 백 만원이 넘습니다.

이 미용실의 경우 하루 평균 5명 정도가 가발이나 붙임 머리를 찾는 손님들입니다.

가발이 이제는 빠진 머리를 가리는 게 아니라 자신을 가꾸는 소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베리 핸드릭슨(가발매장 42년 운영):"한물간 산업이 전혀 아니다.오히려 전성기다. 더 다양하고 질도 좋아지고..."

자연스러움과 편리함이 관건인 패션가발 시장을 과거 하청생산만 하던 우리 업체들이 장악해가고 있습니다.

답답한 내피를 없애고 100% 실제 사람 머리카락에 다양한 디자인과 색깔을 입히면서 유명 백화점에도 입점했습니다.

<인터뷰>김영휴(패션가발 업체 사장):"좀 더 시원하게 테라피 기능 가진 것들 융합하면 고부가가치 상품이 될 것이다 해서 시도중이다..."

미래가 없을 것 같던 사양산업.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찾으면 첨단 기업으로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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