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관리소홀로 안전지대도 수해

⊙앵커: 매년 폭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이번에도 역시 공사장의 허술한 수방대책과 부실하게 지어진 제방 등이 더 큰 피해를 불렀습니다.
김철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5일 새벽에 내린 기습폭우로 대규모 수해가 발생한 서울 봉천동의 한 마을입니다.
아파트 공사장에서 흘러나온 토사가 하수관을 막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막힌 하수관을 뚫는 작업은 계속되지만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 물은 여전히 역류돼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주민: 이 배수통은 적고 저기서 밀려서 비는 많이 오니까 내려오는 흙하고 뭐하고 쓸려내리니까 이게 밀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여기 말도 못 했어요...
⊙기자: 막힌 하수관 때문에 흙탕물에 덮인 의류공장도 엉망이 돼 버렸습니다.
실과 원단이 흙탕물에 젖어 재기가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주택가의 가재도구도 흙탕물 투성이입니다.
하루가 지났지만 주민들은 씻어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 물이 제대로 빠지게 했어야 하는데 물이 터져 가지고 이렇게 올라왔으니 물이 순식간에 몰려드는데 어떻게 할 길이 없더라고요.
⊙기자: 아파트를 건설하기 위해 쌓아놓은 이 같은 토사들은 방수막도 씌워놓지 않은 채 방치돼 있어 또 다른 수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축대가 무너지면서 2명의 사상자가 생겼던 이 동네는 수해의 흔적이 역력히 남아 있습니다.
무너진 축대에는 급히 방수막을 씌워놓았지만 배수로가 묻혀 붕괴위험은 여전합니다.
⊙주민: 하수도는 적고, 2.5m 보이지 않아요.
그 위를 넘어버렸다는 말이죠, 물이...
둑이 터지듯...
⊙기자: 하천 제방이 갈라지면서 봇물처럼 흘러든 강물이 주택 100여 가구를 덮친 경기도 광명시 목감천 인근마을.
물이 빠진 뒤의 제방입니다.
콘크리트로 막은 곳곳에 심한 균열이 나 있습니다.
수해를 막는다며 지난해 보강공사를 한 물막이벽이지만 주민들은 이를 믿고 지내다 도리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주민: 공사하면서 지반이 약해져 가지고 물막이 공사가 벌어진 거죠.
⊙기자: 수방대책을 게을리했던 공사장과 계속되는 부실공사가 이번 수해를 더욱 크게 만들었습니다.
KBS뉴스 김철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