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줄줄 새는 개인정보…시민들 불안

<앵커 멘트>

범법행위를 경찰에 신고했는데, 내 신상정보가 유출돼 범법자로부터 협박을 받는다면, 얼마나 불안할까요.

경찰서에서 유출되는 개인정보가 많게는 한해에 100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갑작스런 차로 변경에, 중앙선까지 넘나들며 곡예 운전을 하는 승용차들.

30살 김모 씨는 지난 8월 이런 난폭운전자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김 씨는 협박과 욕설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받았습니다.

범법 운전자가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신고자인 김 씨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겁니다.

<인터뷰> 김모 씨(정보 유출 피해자) : "하루종일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하겠는 거예요. 문을 두드리 거나 창문으로 들어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보를 유출한 적이 없다던 경찰은 나중에는 고의가 아니었다고 말을 바꿉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신고되어서 온 사람이 약간 컴퓨터를 밀치고 보고 그걸 따가지고 가서..."

올해 초엔 인천의 한 경찰관이 성매매 신고자들의 연락처를 업주에게 알려주다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신고자 가운데 한 명은 업주가 동원한 폭력배들에게 폭행까지 당했습니다.

<녹취> 유흥업소 관계자 : "(경찰이) 얘기를 해주니까 밑에 부하가 과잉 충성을 한 거지. 가게 신고하니까 열받아서 때려버린 거야."

경찰이 개인정보를 유출해 피해를 봤다는 진정은 많게는 한 해 백 건이 넘습니다.

<인터뷰> 노인숙(인천시 연수동) : "신고하더라도 비밀이 보장된다는 믿음이 없으니까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찰이 정작 정보 보호에는 소홀하다면 경찰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