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주택은 재산 아닌 인권”

입력 2010.11.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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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 저희 프로그램에서 핀란드 1등 교육의 비결을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주택과 관련한 소식입니다. 자기 집이 없어도 평생 원하는 기간만큼 임대주택에서 살 수 있다면 집을 소유하려는 동기도 그만큼 약해지겠죠?

그렇습니다. 핀란드에서는 주택의 3분의1이 임대 주택인데요..없는 사람들이 사는 허름한 집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좋은 동네에 멋지게 지어진 주택들이고, 물론 세입자의 주거권이 최우선적으로 보장됩니다.

주택난도 투기도 없이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핀란드 주택 단지를 김기용 순회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핀란드 남부 라흐티시, 이곳엔 잘 조성된 주택 지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롤라씨 부부는 1976년 이 집을 지었습니다.

두 사람은 당시 이곳에 이사 올 때의 기쁨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마르야타 아롤라-안테로 아롤라 부부 : “공간이 넓고 방이 많아서 좋았어요. 사우나도 있었고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마당이 있어서...아주 대단한 순간이었죠.”

아롤라씨는 결혼 생활 10년만에 갖게 된 이 집에서 자식과 손자까지 키웠고, 일 년 전 은퇴해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은 지 30년 넘은 집이지만 여전히 깨끗하고 튼튼합니다.

70년대 핀란드는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도시에 인구가 몰리면서 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졌습니다.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핀란드 정부는 주택수요자에 대한 공공대출을 활성화했습니다. 공공대출 사업은 정부 산하 공기업인 주택공급공사, 아라가 맡았습니다. 사실 이 주택도 아라의 대출이 있었기에 지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안테로 아롤라 : “아라(주택공급공사)의 대출 없이는 우리 집을 지을 수 없었습니다.”

아롤라 씨는 그 때의 서류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대출이자는 연 3퍼센트. 당시 시중은행의 대출이자가 10퍼센트였던 것에 비해 매우 낮은 것입니다. 그것도 8년 동안안 이자만 내고 그 후 7년 동안 원금을 갚는 조건이었습니다.

<인터뷰>안테로 아롤라 :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심했기 때문에 우리한테 유리했죠. 왜냐하면 계속 주택가격과 월급이 올라갔지만 대출금액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계속 좋아졌습니다.”

한 때 아라의 대출로 지어진 주택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매입자에게만 팔 수 있었습니다. 매매가격도 물가상승률만을 반영해 정했습니다. 주택가격이 폭등하는 것을 막고 공공대출의 이익을 모두에게 골고루 나눠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그런 제한이 모두 풀린 상태입니다. 80년대 후반 핀란드는 독특한 임대주택제도를 시행했습니다. 거주자 권리 보장제도가 그것인데, 주택을 빌려 사는 사람의 권리를 우선시하는 제도입니다. 두 사람은 2천년 초 집값의 15퍼센트를 내고 이곳에 입주했습니다. 매달 관리비와 월세를 합해 7백유로 정도를 내야하지만 헬싱키의 물가수준을 고려할 때 그리 비싼 편이 아닙니다.

놀라운 것은 입주자가 원하면 언제까지나 이곳에서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집주인이 마음대로 세입자를 내보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집을 비울 때도 입주 시 지불한 돈에, 물가상승률의 이자를 합해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카트리 물루코스키-베이요 오베리 부부 : “신청한 다음에 오래 안 기다려도 됐거든요. 대출 많이 받을 필요 없이 크기가 적합한 아파트를 찾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그들은 이곳을 자신들의 집으로 생각합니다.”

<녹취> “(아파트를 사실 생각은 없나요?) 네, 없습니다. 네, 벌써 집이 있는데. (여기는 위치도 좋고 여기서 이사가야 할 이유가 없어요.)”

비교적 싼값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거주자 권리 보장제도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젊은 중산층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구성원이 많은 대가족도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핀란드 전체 주택의 3분의 1인 8십만 채가 임대주택입니다. 그 중 절반인 4십만 채가 주택공급공사, 아라의 지원으로 지어졌는데 이런 집의 약 60%를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아르모 린덴(주택공급공사 '아라' 국장) : “지자체가 주택을 소유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들한테 거주할수 있는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 공공분야 즉 정부와 지자체의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주택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 역할은 그런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아라는 경제적 약자인 입주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라의 지원을 받아 임대주택을 짓게 되면, 40년 동안 매매를 할 수 없도록 만든 것도 그런 노력중 하나입니다.

<인터뷰>아르모 린덴(주택공급공사 '아라' 국장) : “임대주택을 40년동안 못 파는 이유는 임대가격이 계속 비싸지 않은 수준으로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고, 만약 지자체가 임대 주택을 시장으로 넘기고 싶을 경우 입주자에게 보상하게 되어 있습니다.”

공공자금을 지원받아 만들어진 주택의 품질이 좋은 것도 특징적입니다. 최상의 주거지역으로 평가받는 대부분의 주택 지구가 아라의 지원을 받은 곳입니다.

다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핀란드 주택정책의 기초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힘없고 돈없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은 24시간 서비스 주택입니다. 몸이나 정신이 불편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처럼 각자 독립된 공간에서 살고 있지만 식당과 사우나, 체육시설 등의 공동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각자가 숙식을 해결하도록 돼 있지만 원할 경우 저렴한 가격에 밥을 사먹을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고용한 직원들이 24시간 대기하면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인터뷰>사이야 우시바할라(24시간 서비스 주택 직원) : “모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달라서 고객에 필요에 따라 도와 주는 것이 우리의 주요 업무입니다.”

사르씨 부부의 딸 이리스는 자폐증을 앓고 있습니다. 이리스가 이곳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부모는 딸에 대한 걱정이 많이 줄었습니다.

<인터뷰>베까 사르씨-리따 사르씨 부부 : “원래 우리와 같이 20년이 넘게 살았는데 여기 와서 그렇게 빨리 이곳 환경에 익숙해져서 독립적으로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장애인 가족들이 모여 지은 이 공동주택에는 420만 유로, 우리 돈 65억이 건축비로 들어갔습니다. 주택공급공사인 아라가 35퍼센트를 지원했고 나머지는 은행융자로 충당했습니다. 빌린 돈은 41년 동안 매달 갚아 나갑니다. 하지만 입주자들에게 금전적인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장애인인 그들에게 지급되는 장애연금으로 융자금을 갚고 월세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가족들은 주택을 짓는 데 정부 당국과 협의해 모든 지원을 이끌어 냈습니다.

<인터뷰>베까 사르씨-리따 사르씨 부부 : “우리가 왜 이런 곳을 원했냐면 이리스한테 다른 젊은이들과 같이 최대한 독립적인 환경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발떼리씨도 이곳에 입주해 독립된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서른 한 살이 될 때까지 부모곁을 떠나지 못했는데, 드디어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인터뷰>발테리 포이칼로 : “여기는 재미있고 저는 장남이기 때문에(독립해서 살고 싶고..)”

어머니 아이노씨는 훗날 혼자 살아가야할 아들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 시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아이노 포이칼로 : “자기 집을 갖고 싶다는 발테리의 꿈이 이루어져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요.”

24시간 서비스주택이 자리한 이곳은 헬싱키의 신시가지로 새롭게 각광받는 곳입니다. 모든 사회계층이 함께 살아가는 곳을 만든다는 핀란드의 주택정책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인터뷰>아르모 린덴(주택공급공사 '아라' 국장) : “한 지역에 임대주택도 있고 개인 소유 주택도 있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그것은 부자 동네와 못사는 사람들의 동네가 따로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같은 지역에 다양한 사회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사는 것입니다.”

핀란드에서 주택은 재산이기에 앞서 인권과 복지의 대상입니다. 주택 정책의 목표는 국민 모두가 쾌적한 집에서 경제적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정책을 통해 핀란드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왜 사람들이 핀란드 핀란드 하는지...주택 정책에서도 잘 드러나죠?

네..집 걱정 없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복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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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리포트] “주택은 재산 아닌 인권”
    • 입력 2010-11-21 08:31:18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지난주 저희 프로그램에서 핀란드 1등 교육의 비결을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주택과 관련한 소식입니다. 자기 집이 없어도 평생 원하는 기간만큼 임대주택에서 살 수 있다면 집을 소유하려는 동기도 그만큼 약해지겠죠? 그렇습니다. 핀란드에서는 주택의 3분의1이 임대 주택인데요..없는 사람들이 사는 허름한 집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좋은 동네에 멋지게 지어진 주택들이고, 물론 세입자의 주거권이 최우선적으로 보장됩니다. 주택난도 투기도 없이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핀란드 주택 단지를 김기용 순회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핀란드 남부 라흐티시, 이곳엔 잘 조성된 주택 지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롤라씨 부부는 1976년 이 집을 지었습니다. 두 사람은 당시 이곳에 이사 올 때의 기쁨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마르야타 아롤라-안테로 아롤라 부부 : “공간이 넓고 방이 많아서 좋았어요. 사우나도 있었고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마당이 있어서...아주 대단한 순간이었죠.” 아롤라씨는 결혼 생활 10년만에 갖게 된 이 집에서 자식과 손자까지 키웠고, 일 년 전 은퇴해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은 지 30년 넘은 집이지만 여전히 깨끗하고 튼튼합니다. 70년대 핀란드는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도시에 인구가 몰리면서 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졌습니다.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핀란드 정부는 주택수요자에 대한 공공대출을 활성화했습니다. 공공대출 사업은 정부 산하 공기업인 주택공급공사, 아라가 맡았습니다. 사실 이 주택도 아라의 대출이 있었기에 지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안테로 아롤라 : “아라(주택공급공사)의 대출 없이는 우리 집을 지을 수 없었습니다.” 아롤라 씨는 그 때의 서류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대출이자는 연 3퍼센트. 당시 시중은행의 대출이자가 10퍼센트였던 것에 비해 매우 낮은 것입니다. 그것도 8년 동안안 이자만 내고 그 후 7년 동안 원금을 갚는 조건이었습니다. <인터뷰>안테로 아롤라 :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심했기 때문에 우리한테 유리했죠. 왜냐하면 계속 주택가격과 월급이 올라갔지만 대출금액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계속 좋아졌습니다.” 한 때 아라의 대출로 지어진 주택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매입자에게만 팔 수 있었습니다. 매매가격도 물가상승률만을 반영해 정했습니다. 주택가격이 폭등하는 것을 막고 공공대출의 이익을 모두에게 골고루 나눠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그런 제한이 모두 풀린 상태입니다. 80년대 후반 핀란드는 독특한 임대주택제도를 시행했습니다. 거주자 권리 보장제도가 그것인데, 주택을 빌려 사는 사람의 권리를 우선시하는 제도입니다. 두 사람은 2천년 초 집값의 15퍼센트를 내고 이곳에 입주했습니다. 매달 관리비와 월세를 합해 7백유로 정도를 내야하지만 헬싱키의 물가수준을 고려할 때 그리 비싼 편이 아닙니다. 놀라운 것은 입주자가 원하면 언제까지나 이곳에서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집주인이 마음대로 세입자를 내보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집을 비울 때도 입주 시 지불한 돈에, 물가상승률의 이자를 합해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카트리 물루코스키-베이요 오베리 부부 : “신청한 다음에 오래 안 기다려도 됐거든요. 대출 많이 받을 필요 없이 크기가 적합한 아파트를 찾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그들은 이곳을 자신들의 집으로 생각합니다.” <녹취> “(아파트를 사실 생각은 없나요?) 네, 없습니다. 네, 벌써 집이 있는데. (여기는 위치도 좋고 여기서 이사가야 할 이유가 없어요.)” 비교적 싼값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거주자 권리 보장제도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젊은 중산층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구성원이 많은 대가족도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핀란드 전체 주택의 3분의 1인 8십만 채가 임대주택입니다. 그 중 절반인 4십만 채가 주택공급공사, 아라의 지원으로 지어졌는데 이런 집의 약 60%를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아르모 린덴(주택공급공사 '아라' 국장) : “지자체가 주택을 소유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들한테 거주할수 있는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 공공분야 즉 정부와 지자체의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주택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 역할은 그런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아라는 경제적 약자인 입주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라의 지원을 받아 임대주택을 짓게 되면, 40년 동안 매매를 할 수 없도록 만든 것도 그런 노력중 하나입니다. <인터뷰>아르모 린덴(주택공급공사 '아라' 국장) : “임대주택을 40년동안 못 파는 이유는 임대가격이 계속 비싸지 않은 수준으로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고, 만약 지자체가 임대 주택을 시장으로 넘기고 싶을 경우 입주자에게 보상하게 되어 있습니다.” 공공자금을 지원받아 만들어진 주택의 품질이 좋은 것도 특징적입니다. 최상의 주거지역으로 평가받는 대부분의 주택 지구가 아라의 지원을 받은 곳입니다. 다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핀란드 주택정책의 기초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힘없고 돈없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은 24시간 서비스 주택입니다. 몸이나 정신이 불편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처럼 각자 독립된 공간에서 살고 있지만 식당과 사우나, 체육시설 등의 공동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각자가 숙식을 해결하도록 돼 있지만 원할 경우 저렴한 가격에 밥을 사먹을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고용한 직원들이 24시간 대기하면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인터뷰>사이야 우시바할라(24시간 서비스 주택 직원) : “모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달라서 고객에 필요에 따라 도와 주는 것이 우리의 주요 업무입니다.” 사르씨 부부의 딸 이리스는 자폐증을 앓고 있습니다. 이리스가 이곳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부모는 딸에 대한 걱정이 많이 줄었습니다. <인터뷰>베까 사르씨-리따 사르씨 부부 : “원래 우리와 같이 20년이 넘게 살았는데 여기 와서 그렇게 빨리 이곳 환경에 익숙해져서 독립적으로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장애인 가족들이 모여 지은 이 공동주택에는 420만 유로, 우리 돈 65억이 건축비로 들어갔습니다. 주택공급공사인 아라가 35퍼센트를 지원했고 나머지는 은행융자로 충당했습니다. 빌린 돈은 41년 동안 매달 갚아 나갑니다. 하지만 입주자들에게 금전적인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장애인인 그들에게 지급되는 장애연금으로 융자금을 갚고 월세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가족들은 주택을 짓는 데 정부 당국과 협의해 모든 지원을 이끌어 냈습니다. <인터뷰>베까 사르씨-리따 사르씨 부부 : “우리가 왜 이런 곳을 원했냐면 이리스한테 다른 젊은이들과 같이 최대한 독립적인 환경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발떼리씨도 이곳에 입주해 독립된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서른 한 살이 될 때까지 부모곁을 떠나지 못했는데, 드디어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인터뷰>발테리 포이칼로 : “여기는 재미있고 저는 장남이기 때문에(독립해서 살고 싶고..)” 어머니 아이노씨는 훗날 혼자 살아가야할 아들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 시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아이노 포이칼로 : “자기 집을 갖고 싶다는 발테리의 꿈이 이루어져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요.” 24시간 서비스주택이 자리한 이곳은 헬싱키의 신시가지로 새롭게 각광받는 곳입니다. 모든 사회계층이 함께 살아가는 곳을 만든다는 핀란드의 주택정책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인터뷰>아르모 린덴(주택공급공사 '아라' 국장) : “한 지역에 임대주택도 있고 개인 소유 주택도 있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그것은 부자 동네와 못사는 사람들의 동네가 따로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같은 지역에 다양한 사회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사는 것입니다.” 핀란드에서 주택은 재산이기에 앞서 인권과 복지의 대상입니다. 주택 정책의 목표는 국민 모두가 쾌적한 집에서 경제적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정책을 통해 핀란드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왜 사람들이 핀란드 핀란드 하는지...주택 정책에서도 잘 드러나죠? 네..집 걱정 없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복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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