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항아리 속에 치킨·낙지가?

입력 2011.01.27 (08:55) 수정 2011.01.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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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랜시간의 정성이 들어갈수록음식맛이 더욱 깊고 풍부해지는데요.

된장이나 간장같이 항아리에서 숙성시킨전통 발효식품이 바로 그런 음식이죠.

김양순 기자, 그런데 요즘은 항아리에서별별 음식들이 숙성돼서 독특한 맛을낸다구요?

네, 항아리는 숨을 쉰다고 하잖아요. 미세한 구멍이 있어 공기가 드나들며 깊은 맛을 숙성시키는데요.

뭐든 항아리 안에 넣어놓으면 된장 간장처럼 깊고 풍부한 맛이 날까? 하는 궁금증, 실현해 본 분들이 계십니다.

진짜로 맛이 깊어졌다는데요.

항아리, 그러니까 독 안에 뭐가 들어갔을까요?

<리포트>

조선시대 양반들이 즐겨먹었던 해장국 효종갱! 우리나라 최초 배달음식인데요.

서울 양반 댁까지 음식이 식지 않고 배달된 비밀!바로 항아리에 있었습니다.

옛 선조들의 지혜 그대로 물려받은 경기도 시흥의 한 식당! 식당 구석구석에 항아리가 가득한데요.

<녹취> "항아리 하나 주세요~"

<녹취> "항아리 나왔습니다~"

모락모락~ 보글보글! 큼지막한 항아리 안에는 쓰러진 소도 벌떡 일으킨다는 낙지와 굵직한 갈비가 함께 담겨 나오는데요.

일명, 갈낙탕입니다.

<인터뷰> 이병순(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 "항아리로 만들어서 그런지 맛있어요."

한두 번 먹으면 싫은데 여기는 몇 년 계속 와요.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그 맛의 비밀은 바로 이 항아리에 있다는데요,특수 제작된 항아리엔 어른 팔뚝만한 갈비가 이렇게 푸짐~하게 들어갑니다.

일반 뚝배기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큰지 아시겠죠?

<인터뷰> 안희수(주방장) : "일반 뚝배기의 한 3배, 4배는 되고요. 일반 가족이 드시기에도 충분하죠."

항아리에 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항아리째 불에 조리를 하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요?

<인터뷰> 안희수(주방장) : "아무래도 항아리를 쓰면 깊은 맛이 우러나고 양도 푸짐 해 보이고 손님들한테 뜨겁게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항아리를 쓰는 거예요."

푹~ 익은 고기 건져, 뚝딱 먹고!국물 한 그릇 후루룩 비우고 나면 속까지 든든한데요.

<인터뷰> 김인준(인천광역시 동춘동) : "추운 겨울날 항아리로 된 갈낙탕을 먹으니까더 따뜻해지는 것 같고 더 든든하고 아주 좋네요."

늦은 밤까지 손님들 끊이질 않는다는 경기도 파주의 한 치킨전문점.

한 번 맛보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는데요.

<인터뷰> 강수정(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 "이 근처에서는 이 가게가 제일 맛있어서 여기만 와요."

동네방네 입소문 자자한 치킨! 대체 맛이 어떻길래 그렇게 인긴가요?

<인터뷰> 김승배(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 "치킨이 겉에만 맛이 배어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속에도 맛이 배어져 나와요."

사장님이 공개한 맛의 비결! 바로, 이 항아리인데요.

보이시죠? 여기 있는 항아리에 이렇게 닭을 푹 재워놓는다네요.

<인터뷰> 박용숙(음식점 사장) : "저희가 생각해 낸 끝에 항아리에 담으면 신선도가 조금 오래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이렇게 항아리 안에 손질된 닭고기와 특별 양념 넣어 겹겹이 쌓아 올려주는데요.

항아리에서 3일 동안 숙성 시키면 닭에 양념이 속속 배어듭니다.

자, 보이시나요? 숙성이 덜 된 닭과 72시간 항아리 숙성을 거친 닭! 색깔부터 다르죠?

숙성시켜 야들야들해진 닭에 튀김옷 입혀 바삭하게 튀겨주는데요.

겉은 기름에 튀겨서 바삭바삭!속살은 보들보들~합니다.

<인터뷰> 박용숙(음식점 사장) : "퍽퍽한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슴살까지 육즙이 있어서 부드러워요."

자, 이번엔 조금 색다른 항아리를 만나보실텐데요.

경쾌한 전통 가락 감상하며 일렬종대, 줄지어 서 있는 항아리 부대! 그 수도 자그마치 300개인데요.

그런데, 항아리 안엔 대체 뭐가 들어있나요?

<인터뷰> 박준성(oo 주류회사 생산부 대리) : "저희가 전통적으로 만든 술을 지금 숙성 중에 있는 전통 항아리입니다."

증류를 마친 소주는 이렇게 전통 항아리에 넣어 숙성을 시키는데요.

그나저나, 음악은 왜 들려주시는 거죠?

<인터뷰> 박준성(oo 주류회사 생산부 대리) : "식물도 음악을 들려주면 좋은 식물이 되듯이 우리가 숙성하는 전통 술도 숙성이 잘되라고 전통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뿐인가요, 애지중지 시도 때도 없이 항아리를 닦아주는데요.

<인터뷰> 박준성(oo 주류회사 생산부 대리) : "항아리에 숨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지금 항아리에 숨구멍들을 조금씩 닦아주고 있는 겁니다."

항아리가 숨을 쉰다고요?에이, 항아리가 어떻게 숨을 쉬나요?

<인터뷰> 박준성(oo주류회사 생산부 대리) : "여기 보이시는 이런 구멍들. 이렇게 숨을 쉼으로써 술들이 약간씩 흘러나오는 자국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아, 이게 바로 항아리가 숨 쉬는 구멍들이라는 거죠?

이렇게 살아 숨 쉬는 항아리에서 6개월 이상을 숙성시키면 깨끗하고 부드러운 술 맛이 나온다네요.

<인터뷰> 김동희(한국음식관광협회) : "(항아리는) 모래 알갱이들이 작은 구멍들을 만들어서 외부의 공기와 내부의 공기가 순환할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해주고요."

식품과 함께 그릇도 같이 살아 있어서 식품이 적절한 상태로 보관되면서 맛있는 상태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재료의 맛과 향은 그대로, 숙성된 맛의 깊이는 두 배! 정성 가득한 항아리의 맛이 사람들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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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1-01-27 0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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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랜시간의 정성이 들어갈수록음식맛이 더욱 깊고 풍부해지는데요. 된장이나 간장같이 항아리에서 숙성시킨전통 발효식품이 바로 그런 음식이죠. 김양순 기자, 그런데 요즘은 항아리에서별별 음식들이 숙성돼서 독특한 맛을낸다구요? 네, 항아리는 숨을 쉰다고 하잖아요. 미세한 구멍이 있어 공기가 드나들며 깊은 맛을 숙성시키는데요. 뭐든 항아리 안에 넣어놓으면 된장 간장처럼 깊고 풍부한 맛이 날까? 하는 궁금증, 실현해 본 분들이 계십니다. 진짜로 맛이 깊어졌다는데요. 항아리, 그러니까 독 안에 뭐가 들어갔을까요? <리포트> 조선시대 양반들이 즐겨먹었던 해장국 효종갱! 우리나라 최초 배달음식인데요. 서울 양반 댁까지 음식이 식지 않고 배달된 비밀!바로 항아리에 있었습니다. 옛 선조들의 지혜 그대로 물려받은 경기도 시흥의 한 식당! 식당 구석구석에 항아리가 가득한데요. <녹취> "항아리 하나 주세요~" <녹취> "항아리 나왔습니다~" 모락모락~ 보글보글! 큼지막한 항아리 안에는 쓰러진 소도 벌떡 일으킨다는 낙지와 굵직한 갈비가 함께 담겨 나오는데요. 일명, 갈낙탕입니다. <인터뷰> 이병순(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 "항아리로 만들어서 그런지 맛있어요." 한두 번 먹으면 싫은데 여기는 몇 년 계속 와요.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그 맛의 비밀은 바로 이 항아리에 있다는데요,특수 제작된 항아리엔 어른 팔뚝만한 갈비가 이렇게 푸짐~하게 들어갑니다. 일반 뚝배기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큰지 아시겠죠? <인터뷰> 안희수(주방장) : "일반 뚝배기의 한 3배, 4배는 되고요. 일반 가족이 드시기에도 충분하죠." 항아리에 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항아리째 불에 조리를 하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요? <인터뷰> 안희수(주방장) : "아무래도 항아리를 쓰면 깊은 맛이 우러나고 양도 푸짐 해 보이고 손님들한테 뜨겁게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항아리를 쓰는 거예요." 푹~ 익은 고기 건져, 뚝딱 먹고!국물 한 그릇 후루룩 비우고 나면 속까지 든든한데요. <인터뷰> 김인준(인천광역시 동춘동) : "추운 겨울날 항아리로 된 갈낙탕을 먹으니까더 따뜻해지는 것 같고 더 든든하고 아주 좋네요." 늦은 밤까지 손님들 끊이질 않는다는 경기도 파주의 한 치킨전문점. 한 번 맛보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는데요. <인터뷰> 강수정(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 "이 근처에서는 이 가게가 제일 맛있어서 여기만 와요." 동네방네 입소문 자자한 치킨! 대체 맛이 어떻길래 그렇게 인긴가요? <인터뷰> 김승배(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 "치킨이 겉에만 맛이 배어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속에도 맛이 배어져 나와요." 사장님이 공개한 맛의 비결! 바로, 이 항아리인데요. 보이시죠? 여기 있는 항아리에 이렇게 닭을 푹 재워놓는다네요. <인터뷰> 박용숙(음식점 사장) : "저희가 생각해 낸 끝에 항아리에 담으면 신선도가 조금 오래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이렇게 항아리 안에 손질된 닭고기와 특별 양념 넣어 겹겹이 쌓아 올려주는데요. 항아리에서 3일 동안 숙성 시키면 닭에 양념이 속속 배어듭니다. 자, 보이시나요? 숙성이 덜 된 닭과 72시간 항아리 숙성을 거친 닭! 색깔부터 다르죠? 숙성시켜 야들야들해진 닭에 튀김옷 입혀 바삭하게 튀겨주는데요. 겉은 기름에 튀겨서 바삭바삭!속살은 보들보들~합니다. <인터뷰> 박용숙(음식점 사장) : "퍽퍽한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슴살까지 육즙이 있어서 부드러워요." 자, 이번엔 조금 색다른 항아리를 만나보실텐데요. 경쾌한 전통 가락 감상하며 일렬종대, 줄지어 서 있는 항아리 부대! 그 수도 자그마치 300개인데요. 그런데, 항아리 안엔 대체 뭐가 들어있나요? <인터뷰> 박준성(oo 주류회사 생산부 대리) : "저희가 전통적으로 만든 술을 지금 숙성 중에 있는 전통 항아리입니다." 증류를 마친 소주는 이렇게 전통 항아리에 넣어 숙성을 시키는데요. 그나저나, 음악은 왜 들려주시는 거죠? <인터뷰> 박준성(oo 주류회사 생산부 대리) : "식물도 음악을 들려주면 좋은 식물이 되듯이 우리가 숙성하는 전통 술도 숙성이 잘되라고 전통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뿐인가요, 애지중지 시도 때도 없이 항아리를 닦아주는데요. <인터뷰> 박준성(oo 주류회사 생산부 대리) : "항아리에 숨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지금 항아리에 숨구멍들을 조금씩 닦아주고 있는 겁니다." 항아리가 숨을 쉰다고요?에이, 항아리가 어떻게 숨을 쉬나요? <인터뷰> 박준성(oo주류회사 생산부 대리) : "여기 보이시는 이런 구멍들. 이렇게 숨을 쉼으로써 술들이 약간씩 흘러나오는 자국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아, 이게 바로 항아리가 숨 쉬는 구멍들이라는 거죠? 이렇게 살아 숨 쉬는 항아리에서 6개월 이상을 숙성시키면 깨끗하고 부드러운 술 맛이 나온다네요. <인터뷰> 김동희(한국음식관광협회) : "(항아리는) 모래 알갱이들이 작은 구멍들을 만들어서 외부의 공기와 내부의 공기가 순환할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해주고요." 식품과 함께 그릇도 같이 살아 있어서 식품이 적절한 상태로 보관되면서 맛있는 상태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재료의 맛과 향은 그대로, 숙성된 맛의 깊이는 두 배! 정성 가득한 항아리의 맛이 사람들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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