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인데 ‘썰렁’…전통시장 활로 모색

입력 2011.02.01 (22:04) 수정 2011.02.0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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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보시는 것처럼 설 대목이라는데 전통시장은 썰렁합니다.

경쟁에 밀리는 자영업자를 보호한다며 유통법 등을 시행했는데 왜 딱히 변한 게 없는 걸까요?

법 제정 전에 생긴 대형마트 수백여개가 규제 밖에 있습니다.

먼저 김학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공릉동의 한 전통시장.

설 대목을 앞두고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새롭게 단장했지만 한산한 모습입니다.

바로 150m 옆에는 기업형 수퍼마켓이, 근처에는 대형 마트가 두곳이나 있어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반경 500미터이내에 대형마트나 기업형 수퍼마켓의 입점을 제한하는 유통법도 이미 들어선 곳은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있으나 마납니다.

<녹취>정현님(공릉동 도깨비시장 상인):"기존에 생긴 것도 봐서 거리가 안 맞으면 허가를 취소해야 하는거 아니예요."

서울 송파동의 이 골목 가게들은 100미터 앞에 들어선 기업형 수퍼마켓때문에 하나둘씩 문들 닫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기업형 수퍼마켓이 다루는 품목에 제한이 없다보니 치킨집이나 정육점 등 골목 가게들의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권혁동(상인):"영업 자체를 어려워 하시는 분도 많고 상당히 피해를 보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자영업자를 보호하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관련법들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녹취>강진영(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전통시장 인근에 국한하는게 아니라 골목상권까지 전방위적으로 대형 유통회사들이 (유사 품목)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권고한다는지.."

상인들은 신규 입점 제한은 물론 기존 마트나 기업형 수퍼마켓도 영업시간을 줄이고 품목을 규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학재입니다.

<앵커 멘트>

그럼 전통시장은 몇 군데나 있을까요? 서울에 있는 전통시장만 따져봐도 3백개가 넘습니다.

같은 지역에 있는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수를 더해보면, 거의 비슷하죠?

여기다 전통시장 500m 반경 안에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와 대형마트도 백군데가 넘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전통시장 상인들은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그 현장. 박석호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자 여깁니다, 여기."

수북하게 얹어주는 돼지 찜갈비에 눈앞에서 익어가는 전과 부침들.

하나 사면 하나가 공짜인 할인 행사에 이르기까지, 명절 음식 준비하기엔 싸고 풍성한 전통시장이 제격입니다.

<인터뷰> 이정애(서울 면목동):"살 것도 많고 물건도 마트보다는 싸요. 조금씩 차이가 나더라고요."

시장 골목엔 지붕이 설치돼 날씨 걱정이 없고, 찾기 쉽고 깔끔하게 간판도 통일했습니다.

고객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물론 무거운 짐을 나르기 위한 카트에 주차장까지 마련한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용주(서울 신내동):"예전에는 카트가 없어서 굉장히 무거워서 좀 불편했는데, 이젠 (카트가) 있으니까 마트랑 차이가 없고..."

전통 시장 전용 상품권은 명절 선물로도 인기인데다, 물건을 구입한 액수에 따라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적립해 주기도 합니다.

과일 상자처럼 무거운 짐은 전화 한 통에 무료로 배송되니, 배달 오토바이는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인터뷰> 한의선(서울 응암동 대림시장):"(배달) 물량이 많이 늘어서 힘은 들지만, 재래시장이 살아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굉장히 기분이 좋구요, 앞으로도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단골손님과 쌓은 믿음을 평생 지켜가는 전통 시장.

사람 냄새 가득한 분위기에 편리함까지 더해 대형마트와의 싸움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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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목인데 ‘썰렁’…전통시장 활로 모색
    • 입력 2011-02-01 22:04:27
    • 수정2011-02-01 22: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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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보시는 것처럼 설 대목이라는데 전통시장은 썰렁합니다. 경쟁에 밀리는 자영업자를 보호한다며 유통법 등을 시행했는데 왜 딱히 변한 게 없는 걸까요? 법 제정 전에 생긴 대형마트 수백여개가 규제 밖에 있습니다. 먼저 김학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공릉동의 한 전통시장. 설 대목을 앞두고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새롭게 단장했지만 한산한 모습입니다. 바로 150m 옆에는 기업형 수퍼마켓이, 근처에는 대형 마트가 두곳이나 있어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반경 500미터이내에 대형마트나 기업형 수퍼마켓의 입점을 제한하는 유통법도 이미 들어선 곳은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있으나 마납니다. <녹취>정현님(공릉동 도깨비시장 상인):"기존에 생긴 것도 봐서 거리가 안 맞으면 허가를 취소해야 하는거 아니예요." 서울 송파동의 이 골목 가게들은 100미터 앞에 들어선 기업형 수퍼마켓때문에 하나둘씩 문들 닫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기업형 수퍼마켓이 다루는 품목에 제한이 없다보니 치킨집이나 정육점 등 골목 가게들의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권혁동(상인):"영업 자체를 어려워 하시는 분도 많고 상당히 피해를 보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자영업자를 보호하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관련법들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녹취>강진영(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전통시장 인근에 국한하는게 아니라 골목상권까지 전방위적으로 대형 유통회사들이 (유사 품목)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권고한다는지.." 상인들은 신규 입점 제한은 물론 기존 마트나 기업형 수퍼마켓도 영업시간을 줄이고 품목을 규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학재입니다. <앵커 멘트> 그럼 전통시장은 몇 군데나 있을까요? 서울에 있는 전통시장만 따져봐도 3백개가 넘습니다. 같은 지역에 있는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수를 더해보면, 거의 비슷하죠? 여기다 전통시장 500m 반경 안에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와 대형마트도 백군데가 넘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전통시장 상인들은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그 현장. 박석호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자 여깁니다, 여기." 수북하게 얹어주는 돼지 찜갈비에 눈앞에서 익어가는 전과 부침들. 하나 사면 하나가 공짜인 할인 행사에 이르기까지, 명절 음식 준비하기엔 싸고 풍성한 전통시장이 제격입니다. <인터뷰> 이정애(서울 면목동):"살 것도 많고 물건도 마트보다는 싸요. 조금씩 차이가 나더라고요." 시장 골목엔 지붕이 설치돼 날씨 걱정이 없고, 찾기 쉽고 깔끔하게 간판도 통일했습니다. 고객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물론 무거운 짐을 나르기 위한 카트에 주차장까지 마련한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용주(서울 신내동):"예전에는 카트가 없어서 굉장히 무거워서 좀 불편했는데, 이젠 (카트가) 있으니까 마트랑 차이가 없고..." 전통 시장 전용 상품권은 명절 선물로도 인기인데다, 물건을 구입한 액수에 따라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적립해 주기도 합니다. 과일 상자처럼 무거운 짐은 전화 한 통에 무료로 배송되니, 배달 오토바이는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인터뷰> 한의선(서울 응암동 대림시장):"(배달) 물량이 많이 늘어서 힘은 들지만, 재래시장이 살아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굉장히 기분이 좋구요, 앞으로도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단골손님과 쌓은 믿음을 평생 지켜가는 전통 시장. 사람 냄새 가득한 분위기에 편리함까지 더해 대형마트와의 싸움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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