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점검] 한국 원전은 안전한가?

입력 2011.03.1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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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여파로 우리나라 원전은 과연 안전할까? 걱정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 실태를 이은정 과학 전문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건설된 지 오래된 탓도 있겠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이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지적들이 있더군요.

우리나라도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원자로를 사용합니까?

<답변>

네.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른 방식입니다.

일본은 비등 경수로 방식인반면, 우리는 가압 경수로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구조를 보면, 일본의 원자로는 열을 발생하는 핵 연료봉이 증기를 발생하는 물에 잠겨 있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냉각 장치에 이상이 생겨 과열되면, 핵연료가 녹아 이번처럼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게 됩니다.

<질문>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원자로는 어떻습니까?

<답변>

우리나라 원자로는 크게 3부분, 원자로, 증기 발생기, 가압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증기 발생기 안으로 원자로의 열을 전달하는 관이 지나가는데요, 이렇게 원자로 안의 핵물질과, 증기발생기의 물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과열돼, 폭발되더라도 방사능이 유출될 위험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안전합니다.

하지만, 70년대 건설된 우리나라 원전들은 설계 수명이 다 된 상태인데요, 그 실태를 이이슬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에서는 21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울진과 영광에 각각 6기가 있고, 고리에 5기, 그리고 월성에 4기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9기가 90년 이전부터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78년 가동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30년 수명을 다한 뒤, 오는 2017년까지 10년 동안 가동이 연장됐습니다.

월성 1호기는 내년 말로 설계 수명이 끝납니다.

우리의 원전 기술이 전무하던 시대, 초창기 원전들은 대부분 외국업체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책임지는 이른바 '턴키' 방식으로 건설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국내 환경에 맞지 않는 기술로 건설된 원전에 대해 수명까지 연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전문가 조사를 받고, 안전장치를 보완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윤철호(한국 원자력안전기술원장) : "전기와 무관하게 수소를 제어하는 설비가 설치됐고, 최근의 기준에 따라 안전 확인..."

그러나 지난 99년 월성 3호기에선 중수가 누출돼, 작업자 22명이 방사선에 피폭되는 등 지금까지 국내 원전에선 640여 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보고됐습니다.

<질문>

1970년대에 지어진 우리나라 원전은 원래 예정대로 30년을 쓰고 철저한 안전검사를 거쳐서 10년 연장 사용이 결정됐다는 얘긴데요, 90년대 중반 이후에 새로 지어진 원자로들도 있죠?

이 신형 원자로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지금 보시는 곳은 지난해 완공된 신 고리 1호 원전인데요, 90년대 중반 이후 건설된 신형 원전은 현재 10여 곳입니다.


원전은 기본적으로 지하 30km까지 암석이 있는 단단한 지반에, 지진 규모 6.5, 지진 해일 파도는 3.5m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습니다.

국내 지진 가운데는 규모 5.2가 가장 컸었는데요.

하지만, 설계 기준을 뛰어 넘는 강진이나 지진 해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정부 당국은 현재 24시간 비상체제를 갖추고, 안전실태를 점검하고 있는데요,

조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니터를 통해 전국 70곳의 방사능 수치를 24시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지진 이후로는 감시주기도 15분에서 5분으로 줄였습니다.

<인터뷰>김석철(방사선 비상보안대책실장) : "기상청의 기류 분석과 우리 환경방사능 감시망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의 영향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도 24시간 비상상황팀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실제 규모 3.4가 넘는 지진이 발생하면 경보를 발령하고, 5.6이 넘으면 발전소 가동을 멈추고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게 됩니다.

또, 일본처럼 지진 해일로 전원 공급이 안 될 때를 대비해 발전소마다 일본보다 많은 비상발전기 4대를 운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과 같이 10미터가 넘는 지진 해일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때문에 정부는 설계기준 이상의 재난에 대비해 보강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또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환경방사능 감시결과를 매일 2차례씩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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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급 점검] 한국 원전은 안전한가?
    • 입력 2011-03-16 22: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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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여파로 우리나라 원전은 과연 안전할까? 걱정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 실태를 이은정 과학 전문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건설된 지 오래된 탓도 있겠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이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지적들이 있더군요. 우리나라도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원자로를 사용합니까? <답변> 네.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른 방식입니다. 일본은 비등 경수로 방식인반면, 우리는 가압 경수로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구조를 보면, 일본의 원자로는 열을 발생하는 핵 연료봉이 증기를 발생하는 물에 잠겨 있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냉각 장치에 이상이 생겨 과열되면, 핵연료가 녹아 이번처럼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게 됩니다. <질문>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원자로는 어떻습니까? <답변> 우리나라 원자로는 크게 3부분, 원자로, 증기 발생기, 가압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증기 발생기 안으로 원자로의 열을 전달하는 관이 지나가는데요, 이렇게 원자로 안의 핵물질과, 증기발생기의 물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과열돼, 폭발되더라도 방사능이 유출될 위험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안전합니다. 하지만, 70년대 건설된 우리나라 원전들은 설계 수명이 다 된 상태인데요, 그 실태를 이이슬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에서는 21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울진과 영광에 각각 6기가 있고, 고리에 5기, 그리고 월성에 4기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9기가 90년 이전부터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78년 가동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30년 수명을 다한 뒤, 오는 2017년까지 10년 동안 가동이 연장됐습니다. 월성 1호기는 내년 말로 설계 수명이 끝납니다. 우리의 원전 기술이 전무하던 시대, 초창기 원전들은 대부분 외국업체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책임지는 이른바 '턴키' 방식으로 건설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국내 환경에 맞지 않는 기술로 건설된 원전에 대해 수명까지 연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전문가 조사를 받고, 안전장치를 보완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윤철호(한국 원자력안전기술원장) : "전기와 무관하게 수소를 제어하는 설비가 설치됐고, 최근의 기준에 따라 안전 확인..." 그러나 지난 99년 월성 3호기에선 중수가 누출돼, 작업자 22명이 방사선에 피폭되는 등 지금까지 국내 원전에선 640여 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보고됐습니다. <질문> 1970년대에 지어진 우리나라 원전은 원래 예정대로 30년을 쓰고 철저한 안전검사를 거쳐서 10년 연장 사용이 결정됐다는 얘긴데요, 90년대 중반 이후에 새로 지어진 원자로들도 있죠? 이 신형 원자로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지금 보시는 곳은 지난해 완공된 신 고리 1호 원전인데요, 90년대 중반 이후 건설된 신형 원전은 현재 10여 곳입니다. 원전은 기본적으로 지하 30km까지 암석이 있는 단단한 지반에, 지진 규모 6.5, 지진 해일 파도는 3.5m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습니다. 국내 지진 가운데는 규모 5.2가 가장 컸었는데요. 하지만, 설계 기준을 뛰어 넘는 강진이나 지진 해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정부 당국은 현재 24시간 비상체제를 갖추고, 안전실태를 점검하고 있는데요, 조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니터를 통해 전국 70곳의 방사능 수치를 24시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지진 이후로는 감시주기도 15분에서 5분으로 줄였습니다. <인터뷰>김석철(방사선 비상보안대책실장) : "기상청의 기류 분석과 우리 환경방사능 감시망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의 영향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도 24시간 비상상황팀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실제 규모 3.4가 넘는 지진이 발생하면 경보를 발령하고, 5.6이 넘으면 발전소 가동을 멈추고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게 됩니다. 또, 일본처럼 지진 해일로 전원 공급이 안 될 때를 대비해 발전소마다 일본보다 많은 비상발전기 4대를 운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과 같이 10미터가 넘는 지진 해일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때문에 정부는 설계기준 이상의 재난에 대비해 보강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또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환경방사능 감시결과를 매일 2차례씩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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