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취객 인분 뒤집어쓰고 돌 맞고…

입력 2011.03.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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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이 난동을 부리는 취객들을 상대하며 겪는 수난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일부 취객들이 출동한 경찰관에게 주먹질에 인분까지 뒤집어씌우는가 하면, 돌팔매질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정수영 기자, 아무리 술에 취해서라지만 어쩌다 이런 짓까지 저지른 건가요?

<리포트>

그저 술 탓으로 돌리기에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습니다.

한 취객은 만취 상태로 멀쩡한 남의 집 현관문을 부쉈습니다.

바지에 실수까지 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하자 바지 속 인분을 뒤집어씌우고 주먹까지 휘둘렀습니다.

또다른 취객은 난동 끝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주먹만한 돌멩이를 날렸습니다.

결국은 모두 철창신세를 졌습니다.

지난달 25일 새벽 1시쯤, 서울 방학동 한 주택가. 54살 김 모씨는 갑자기 문밖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누군가, ‘문을 열어 달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다짜고짜 현관문을 걷어차기 시작했습니다.

주먹질에 발길질이 계속되면서 현관문 유리는 산산조각 났습니다.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주인의 이야기로는 손으로 때리면서 문 열라고 할 때, 그 때 깨졌다고.”

난데없는 봉변을 당한 김씨는 잔뜩 겁에 질려 경찰에 신고했는데요.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신고를 받은) 시각은 약 1시 50분경입니다. 자기 집에 자꾸 누가 침입을 하려고, 유리를 깼다고 (했어요.)”

소란을 피운 사람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살 김 모군이었습니다.

친구와 어울려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엉뚱한 집 앞에서 난동을 부렸습니다.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현장에 출동했을 때, 상황은 어땠는지?) 집주인은 나오지도 못하고 있고, 유리가 깨졌으니까. 그리고 주취자(피의자)는 저 안에서, 이쪽 집 문을 계속 두드리는 거예요.”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김 군은 이미 만취 상태였는데요.

막무가내로 소란을 피우는 김 군에게 경찰이 다가가자, 지독한 인분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인사불성이 된 김 군이 술김에, 바지에다 실수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온 몸에 인분이 많이 묻었더라고요. 배설한 것 같더라고요. 배설해서 (인분이) 흐르니까.”

인분이 묻은 몸으로, 엎치락뒤치락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김 군은 느닷없이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미처 피할 새도 없이 경찰관 한 명이 정통으로 얼굴을 맞았고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갑자기 (잡고 있던) 한 쪽 팔을 뿌리치면서, 주먹으로 두 대를 (쳤어요.) 뼈가 골절됐다고, 전치 3주 진단이 나온 상태입니다.”

경찰은 술에 취한 김 군을 간신히 붙잡았지만 검거하는 과정에서, 이곳저곳에 인분을 뒤집어써야 했는데요.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입고 있던) 점퍼가 다. 장갑 같은 경우는 전부 다 묻었어요. 아침에 세탁소에서 (옷을) 안 받을 정도예요. 인분이 묻은 것은 세탁을 잘 안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피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인분 범벅이 된 사건이 일어난 지 보름 만에,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또다시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12일 밤 10시쯤, 32살 박모 씨는 아파트 상가 술집에서, 동네 선배 배모 씨와 술을 마셨는데요.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술에 취한 박 씨는 옆 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50대 여성 김모 씨에게 다짜고짜 시비를 걸었습니다.

<인터뷰> 정재훈(형사/노원경찰서 형사과) : “폭탄주로, 소주하고 맥주를 폭탄주로 마셔서, 많이 취한 상태였습니다. (피의자에 따르면) 평소에 잘 아는 사람인데, 사소한 문제로 말다툼을 (했다고,) 술이 취했으니까.”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된 시비는 몸싸움으로 번졌습니다. 김 씨를 끌고 술집을 나온 박 씨는 온몸을 발로 차고, 얼굴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는데요.

<인터뷰> 김용중(경위/당현지구대) : “여기에 와서 보니까, 이쪽에서 (피의자) 박모씨가 폭행 피해 여성을 여기에서부터 발로 차고, 때리고 했던 과정이었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제지하려 들었지만, 박 씨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길가에 있던 주먹만 한 돌을 줍더니, 그대로 경찰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용중(경위/당현지구대) : “(피의자) 박씨가 주변에 있는 돌을 저희한테 던져버렸죠. 큰 짱돌을 던지는데, 경찰들이 나무 뒤로 숨기도 하고 그 돌을 피하려고.”

여덟 번에 걸친 돌팔매질에, 경찰관 한 명이 가슴을 정통으로 맞았지만 고통을 참아 가며 결국 박 씨를 붙잡았습니다.

<인터뷰> 김용중(경위/당현지구대) : “빨리 피의자를 제압해야 되겠다, 잡아야 되겠다, 그런 마음이 불탔기 때문에 그 때 당시에는 아픈 줄 몰랐어요. 사건이 다 끝나고 나서야 가슴이 아프다 호소도 하고.”

경찰서에 끌려온 박 씨를 본 경찰들은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붙잡혀오는 단골 취객이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재훈(형사/노원경찰서 형사과) : “(제 경우는) 이번에 두 번째 조사하는 것입니다. (우리) 경찰서나 지구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박 씨는 지난 2009년 폭행 사건으로 경찰서 신세를 진 뒤, 지난해 6월까지 만취 상태에서 수십여 차례 크고 작은 폭행사건에 휘말렸습니다.

<인터뷰> 김용중(경위/당현지구대) : “(각종 폭행 사건으로) 저희 직원들을 상당히 피곤하게 했고, 술만 먹으면 지구대에 와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하고. 동네 사람들하고 많이 싸우기도 했고, 수없이 많은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동안 경찰서를 멀리하나 싶던 박 씨는 경찰에게 돌팔매질까지 한 끝에 결국 철장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녹취> 박00(피의자) : “진짜 할 말이 없어요. 눈물이 나요. 괴롭습니다.”

경찰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것도 모자라, 경찰관에게 인분을 뒤집어씌우고 돌팔매질까지 한 19살 김모 군과 32살 박모 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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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3-17 08: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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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이 난동을 부리는 취객들을 상대하며 겪는 수난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일부 취객들이 출동한 경찰관에게 주먹질에 인분까지 뒤집어씌우는가 하면, 돌팔매질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정수영 기자, 아무리 술에 취해서라지만 어쩌다 이런 짓까지 저지른 건가요? <리포트> 그저 술 탓으로 돌리기에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습니다. 한 취객은 만취 상태로 멀쩡한 남의 집 현관문을 부쉈습니다. 바지에 실수까지 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하자 바지 속 인분을 뒤집어씌우고 주먹까지 휘둘렀습니다. 또다른 취객은 난동 끝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주먹만한 돌멩이를 날렸습니다. 결국은 모두 철창신세를 졌습니다. 지난달 25일 새벽 1시쯤, 서울 방학동 한 주택가. 54살 김 모씨는 갑자기 문밖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누군가, ‘문을 열어 달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다짜고짜 현관문을 걷어차기 시작했습니다. 주먹질에 발길질이 계속되면서 현관문 유리는 산산조각 났습니다.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주인의 이야기로는 손으로 때리면서 문 열라고 할 때, 그 때 깨졌다고.” 난데없는 봉변을 당한 김씨는 잔뜩 겁에 질려 경찰에 신고했는데요.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신고를 받은) 시각은 약 1시 50분경입니다. 자기 집에 자꾸 누가 침입을 하려고, 유리를 깼다고 (했어요.)” 소란을 피운 사람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살 김 모군이었습니다. 친구와 어울려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엉뚱한 집 앞에서 난동을 부렸습니다.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현장에 출동했을 때, 상황은 어땠는지?) 집주인은 나오지도 못하고 있고, 유리가 깨졌으니까. 그리고 주취자(피의자)는 저 안에서, 이쪽 집 문을 계속 두드리는 거예요.”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김 군은 이미 만취 상태였는데요. 막무가내로 소란을 피우는 김 군에게 경찰이 다가가자, 지독한 인분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인사불성이 된 김 군이 술김에, 바지에다 실수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온 몸에 인분이 많이 묻었더라고요. 배설한 것 같더라고요. 배설해서 (인분이) 흐르니까.” 인분이 묻은 몸으로, 엎치락뒤치락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김 군은 느닷없이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미처 피할 새도 없이 경찰관 한 명이 정통으로 얼굴을 맞았고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갑자기 (잡고 있던) 한 쪽 팔을 뿌리치면서, 주먹으로 두 대를 (쳤어요.) 뼈가 골절됐다고, 전치 3주 진단이 나온 상태입니다.” 경찰은 술에 취한 김 군을 간신히 붙잡았지만 검거하는 과정에서, 이곳저곳에 인분을 뒤집어써야 했는데요. <인터뷰> 신방학파출소 관계자 : “(입고 있던) 점퍼가 다. 장갑 같은 경우는 전부 다 묻었어요. 아침에 세탁소에서 (옷을) 안 받을 정도예요. 인분이 묻은 것은 세탁을 잘 안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피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인분 범벅이 된 사건이 일어난 지 보름 만에,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또다시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12일 밤 10시쯤, 32살 박모 씨는 아파트 상가 술집에서, 동네 선배 배모 씨와 술을 마셨는데요.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술에 취한 박 씨는 옆 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50대 여성 김모 씨에게 다짜고짜 시비를 걸었습니다. <인터뷰> 정재훈(형사/노원경찰서 형사과) : “폭탄주로, 소주하고 맥주를 폭탄주로 마셔서, 많이 취한 상태였습니다. (피의자에 따르면) 평소에 잘 아는 사람인데, 사소한 문제로 말다툼을 (했다고,) 술이 취했으니까.”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된 시비는 몸싸움으로 번졌습니다. 김 씨를 끌고 술집을 나온 박 씨는 온몸을 발로 차고, 얼굴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는데요. <인터뷰> 김용중(경위/당현지구대) : “여기에 와서 보니까, 이쪽에서 (피의자) 박모씨가 폭행 피해 여성을 여기에서부터 발로 차고, 때리고 했던 과정이었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제지하려 들었지만, 박 씨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길가에 있던 주먹만 한 돌을 줍더니, 그대로 경찰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용중(경위/당현지구대) : “(피의자) 박씨가 주변에 있는 돌을 저희한테 던져버렸죠. 큰 짱돌을 던지는데, 경찰들이 나무 뒤로 숨기도 하고 그 돌을 피하려고.” 여덟 번에 걸친 돌팔매질에, 경찰관 한 명이 가슴을 정통으로 맞았지만 고통을 참아 가며 결국 박 씨를 붙잡았습니다. <인터뷰> 김용중(경위/당현지구대) : “빨리 피의자를 제압해야 되겠다, 잡아야 되겠다, 그런 마음이 불탔기 때문에 그 때 당시에는 아픈 줄 몰랐어요. 사건이 다 끝나고 나서야 가슴이 아프다 호소도 하고.” 경찰서에 끌려온 박 씨를 본 경찰들은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붙잡혀오는 단골 취객이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재훈(형사/노원경찰서 형사과) : “(제 경우는) 이번에 두 번째 조사하는 것입니다. (우리) 경찰서나 지구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박 씨는 지난 2009년 폭행 사건으로 경찰서 신세를 진 뒤, 지난해 6월까지 만취 상태에서 수십여 차례 크고 작은 폭행사건에 휘말렸습니다. <인터뷰> 김용중(경위/당현지구대) : “(각종 폭행 사건으로) 저희 직원들을 상당히 피곤하게 했고, 술만 먹으면 지구대에 와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하고. 동네 사람들하고 많이 싸우기도 했고, 수없이 많은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동안 경찰서를 멀리하나 싶던 박 씨는 경찰에게 돌팔매질까지 한 끝에 결국 철장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녹취> 박00(피의자) : “진짜 할 말이 없어요. 눈물이 나요. 괴롭습니다.” 경찰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것도 모자라, 경찰관에게 인분을 뒤집어씌우고 돌팔매질까지 한 19살 김모 군과 32살 박모 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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