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방사성 물질 무엇인가?

입력 2011.03.17 (22: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고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제 방사능이 우리나라에까지 날아오지 않을까 걱정들이 많습니다.

편서풍의 영향으로 일본의 서쪽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지만 미리 대비해서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먼저 이은정 과학전문기자가 방사성 물질이 무엇인지부터 조목조목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방사능이란 물질을 투과하는 광선, 방사선을 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방사선을 내는 물질은 우라늄, 플루토늄, 라듐 등으로 이들을 '방사성 물질'이라 부릅니다.

이들 방사성 물질은 일반 원소와 달리 원자가 두 개로 쪼개지면서 에너지가 대규모로 방출됩니다.

공항검색대나 병원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도 방사선의 일종인데, 그 양이 적기때문에 위험하지않습니다.

하지만 원자로처럼 방사성 물질이 대거 농축돼 있으면 아주 위험합니다.

<인터뷰>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원자로 안에서)핵물질이 붕괴되고 붕괴되면서 (방사선을 내는) 선원을 많이 만들어내서 보통 일반 노출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습니다."

원자로 안에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쪼개지면 세슘이나 요오드와 같은 새로운 방사성 물질이 생성됩니다.

이런 방사성 물질들은 납이나 콘크리트 같은 차폐막에 들어있어야 하는데 이번 사고로 바깥으로 새어 나오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방사성 물질이 어떤 것들인지 살펴봤는데요.

이런 방사성 물질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박 기자, 방사성 물질은 우리 몸에 어떻게 들어오고, 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답변>

네, 방사성 물질은 우리 몸에 두 가지 경로로 들어옵니다.

방사선은 옷을 투과하기 때문에 피부나 눈이 피폭될 수 있고, 호흡기로 들어와 내부 장기들이 피폭될 수도 있습니다.

순간 피폭량이 5백 밀리시버트가 넘으면 백혈구가 감소하고 천을 넘으면 구토 증상을 보이며, 4천을 넘으면 절반이 한 달 안에 사망할 수 있습니다.

CT를 한 번 찍을 때 피폭량이 10밀리시버트니까, CT를 한꺼번에 50번 찍으면 그때부터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셈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피폭량 천 밀리시버트당 5퍼센트씩, 갑상선암이나 폐암 등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특히 방사성 요오드는 아이들의 암 발생율을 높이는데요.

이런 요오드 약을 먹거나 다시마 같은 음식으로 요오드를 섭취하면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위험한 방사성 물질이 일단 대기 중으로 누출되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김성한 기상전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이틀전 후쿠시마 원전 주변 피난지역을 벗어난 곳에서 방사선량이 일시적으로 평소보다 6천 배 정도 높게 검출됐습니다.

한때 불어온 동풍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지상에서 동풍이 불 때 방사성 물질은 서쪽으로 최대 200km 정도까지만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후쿠시마에 동풍이 불 경우 서쪽에 1500m 이상의 높은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방사성 물질은 산맥을 넘는 도중 편서풍을 만나 결국 태평양으로 향합니다.

<인터뷰> 이세열(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 "건물에 부딪힌다든지 지형에 부딪히고 물을 건너야 되기 때문에 낮은 고도로 우리나라에 올 확률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동풍이 한반도까지 오려면 일본 남부에 초대형 저기압이 있어야 하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김회철(기상청 통보관) : "일본에 거대 저기압이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어렵고, 설사 작게 만들어지더라도 24시간 이상 동풍이 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세계기상기구도 후쿠시마발 방사성 물질의 영향 범위가 일본 북동부와 태평양 쪽이 될 것이라고 국제원자력기구에 통보했습니다.

<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이 화면... 어제 화면인데요.

일본 시민들이 눈비가 그쳤는데도 우산이나 널빤지로 몸을 가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질문>

박광식 기자, 방사능 물질을 피하는 방법인 모양이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런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에 도달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만일의 사태에는 대비를 해야겠습니다.

박석호 기자가 방사성 물질 피하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현재 우리나라 대기중 방사선양은 평소와 다름이 없습니다.

이 방사선양이 1000 배 가까이 늘어나면 옥내 대피령이 내려집니다.

그럴 경우에는 즉시 콘크리트 건물 내부로 대피해 모든 창문을 닫고 청테이프 등으로 문틈을 밀폐시킵니다.

또 외부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환풍기나 에어컨도 반드시 꺼야 합니다.

습도가 높으면 방사성 물질의 공기 중 잔류 시간도 늘어나기 때문에 가습기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상황이 나빠질 경우에 대비해 대피 여부를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터뷰> 전세중(119 안전체험관 관장) : "창문 밖에 노란색 천 등을 걸어놓으면 구조대가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가서 구조한다..."

어쩔 수 없이 밖에 나가야 한다면 비옷과 모자, 우산으로 몸을 보호하고, 외출 후에는 머리를 감고 몸을 씻습니다.

<인터뷰> 노재익(교과부 원자력방재과장) : "황사 대응 요령과 비슷한데 방사성 물질이 입자가 더 작으니까 더 세심하게 대비해야..."

또 가급적 포장이 된 음식을 먹고, 대피 중에는 방송을 통해 외부 상황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긴급진단] 방사성 물질 무엇인가?
    • 입력 2011-03-17 22:10:52
    뉴스 9
<앵커 멘트>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고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제 방사능이 우리나라에까지 날아오지 않을까 걱정들이 많습니다. 편서풍의 영향으로 일본의 서쪽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지만 미리 대비해서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먼저 이은정 과학전문기자가 방사성 물질이 무엇인지부터 조목조목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방사능이란 물질을 투과하는 광선, 방사선을 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방사선을 내는 물질은 우라늄, 플루토늄, 라듐 등으로 이들을 '방사성 물질'이라 부릅니다. 이들 방사성 물질은 일반 원소와 달리 원자가 두 개로 쪼개지면서 에너지가 대규모로 방출됩니다. 공항검색대나 병원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도 방사선의 일종인데, 그 양이 적기때문에 위험하지않습니다. 하지만 원자로처럼 방사성 물질이 대거 농축돼 있으면 아주 위험합니다. <인터뷰>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원자로 안에서)핵물질이 붕괴되고 붕괴되면서 (방사선을 내는) 선원을 많이 만들어내서 보통 일반 노출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습니다." 원자로 안에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쪼개지면 세슘이나 요오드와 같은 새로운 방사성 물질이 생성됩니다. 이런 방사성 물질들은 납이나 콘크리트 같은 차폐막에 들어있어야 하는데 이번 사고로 바깥으로 새어 나오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방사성 물질이 어떤 것들인지 살펴봤는데요. 이런 방사성 물질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박 기자, 방사성 물질은 우리 몸에 어떻게 들어오고, 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답변> 네, 방사성 물질은 우리 몸에 두 가지 경로로 들어옵니다. 방사선은 옷을 투과하기 때문에 피부나 눈이 피폭될 수 있고, 호흡기로 들어와 내부 장기들이 피폭될 수도 있습니다. 순간 피폭량이 5백 밀리시버트가 넘으면 백혈구가 감소하고 천을 넘으면 구토 증상을 보이며, 4천을 넘으면 절반이 한 달 안에 사망할 수 있습니다. CT를 한 번 찍을 때 피폭량이 10밀리시버트니까, CT를 한꺼번에 50번 찍으면 그때부터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셈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피폭량 천 밀리시버트당 5퍼센트씩, 갑상선암이나 폐암 등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특히 방사성 요오드는 아이들의 암 발생율을 높이는데요. 이런 요오드 약을 먹거나 다시마 같은 음식으로 요오드를 섭취하면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위험한 방사성 물질이 일단 대기 중으로 누출되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김성한 기상전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이틀전 후쿠시마 원전 주변 피난지역을 벗어난 곳에서 방사선량이 일시적으로 평소보다 6천 배 정도 높게 검출됐습니다. 한때 불어온 동풍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지상에서 동풍이 불 때 방사성 물질은 서쪽으로 최대 200km 정도까지만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후쿠시마에 동풍이 불 경우 서쪽에 1500m 이상의 높은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방사성 물질은 산맥을 넘는 도중 편서풍을 만나 결국 태평양으로 향합니다. <인터뷰> 이세열(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 "건물에 부딪힌다든지 지형에 부딪히고 물을 건너야 되기 때문에 낮은 고도로 우리나라에 올 확률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동풍이 한반도까지 오려면 일본 남부에 초대형 저기압이 있어야 하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김회철(기상청 통보관) : "일본에 거대 저기압이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어렵고, 설사 작게 만들어지더라도 24시간 이상 동풍이 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세계기상기구도 후쿠시마발 방사성 물질의 영향 범위가 일본 북동부와 태평양 쪽이 될 것이라고 국제원자력기구에 통보했습니다. <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이 화면... 어제 화면인데요. 일본 시민들이 눈비가 그쳤는데도 우산이나 널빤지로 몸을 가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질문> 박광식 기자, 방사능 물질을 피하는 방법인 모양이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런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에 도달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만일의 사태에는 대비를 해야겠습니다. 박석호 기자가 방사성 물질 피하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현재 우리나라 대기중 방사선양은 평소와 다름이 없습니다. 이 방사선양이 1000 배 가까이 늘어나면 옥내 대피령이 내려집니다. 그럴 경우에는 즉시 콘크리트 건물 내부로 대피해 모든 창문을 닫고 청테이프 등으로 문틈을 밀폐시킵니다. 또 외부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환풍기나 에어컨도 반드시 꺼야 합니다. 습도가 높으면 방사성 물질의 공기 중 잔류 시간도 늘어나기 때문에 가습기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상황이 나빠질 경우에 대비해 대피 여부를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터뷰> 전세중(119 안전체험관 관장) : "창문 밖에 노란색 천 등을 걸어놓으면 구조대가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가서 구조한다..." 어쩔 수 없이 밖에 나가야 한다면 비옷과 모자, 우산으로 몸을 보호하고, 외출 후에는 머리를 감고 몸을 씻습니다. <인터뷰> 노재익(교과부 원자력방재과장) : "황사 대응 요령과 비슷한데 방사성 물질이 입자가 더 작으니까 더 세심하게 대비해야..." 또 가급적 포장이 된 음식을 먹고, 대피 중에는 방송을 통해 외부 상황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슈

일본 동북부 강진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