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지하철 라디오! 역장님은 마술사?

입력 2011.03.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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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출퇴근길 지하철, 허겁지겁 사람들 사이에 끼어타다보면 지옥철이란 말이 실감 날 정도로 복잡하고 정신없죠.

열차에 탄 사람들도 보통 무표정한 얼굴에 삭막한 분위기를 띌 때가 많은데요.

김양순 기자, 이런 무료한 지하철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주인공들이 있다고요?

<리포트>

우리 역장님은 마술사다! 라고 하면 신기하고 놀랍겠죠.

지하철 기다리는 동안 마술을 보여주는 역장님, 진짜 있습니다.

혹시 지하철에서 라디오 들어보셨나요?

신청곡도 받아서 틀어주고 지하철 타고 가다 생기는 불편한 점들 사연으로 전할 수 있는 지하철 라디오도 있습니다.

하루가 시작되는 정신없는 출근길. 지각하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가기에도 바쁘시죠.

이 때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활기찬 음악 소리!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데요.

난데없는 음악 소리에 ‘잠이 덜 깼나?’ 싶으셨다고요?

이 목소리, 안 들리세요?

<녹취> "박혜경의 레몬트리 (노래) 틀어주세요. 꼭 듣고 싶어요."

지하철에 울려 퍼지던 목소리의 정체.

바로 출퇴근 시민들의 친구!

지하철 라디오의 DJ였는데요.

지하철에 웬 라디오냐고요?

2003년 대한민국을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기억하시나요.

<인터뷰> 오재익(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 PD) : "시민 고객들에게 청량한 음악을 들려 드리고자 시작하였고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시에 유선 방송 시스템이 화염으로 소실되어서 그것을 보완하고자 무선 방송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비상시엔 안전 방송 시스템으로 평소엔 라디오 방송으로! 이만하면 승객들을 위한 맞춤방송이 따로 없는데요.

<녹취> "이번에는 시민고객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인데요. 7117호. 자동 안내방송도 안 나오고요. 신대방 삼거리역인데 표시판에 계속 천안이라고 나오고 있습니다."

지하철 내 불편사항은 바로바로 해결사 노릇까지 톡톡히 해주고요.

<인터뷰> 이형권(지하철 라디오 DJ) : "시민 고객께서 어떤 점을 불편해하시는지 저희가 모니터를 하고 즉석에서 그 문제를 해결해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 실시간 소통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또 다시 퇴근시간. 지하철, 아니 지옥철 탈 생각에 인상부터 찌푸려지신다고요?

고단했던 하루는 싹 잊으시고요. 마음 달랠 노래 한 곡, 지금 바로 신청해 보세요.

<인터뷰> 최인서(서울시 충정로2가) : "지하철 불편 사항들을 문자로 보내면 바로바로 처리해줘서 많이 듣고요.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하면은 바로 들을 수 있어서 많이 들어요."

지하철을 타려고 북적이는 사람들 틈으로 아래 위 흰 양복을 쫙 빼 입은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등장.

바로 서대전 네거리역의 명물 역장님이신데요.

왜 이렇게 복장 특이한가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네요.

종종 이렇게 마술사로 변신하신다는데요.

비둘기가 새장과 함께 통째로 사라지는가하면요.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던 비둘기가 풍선이 팡 터지는 순간, 그 안에서 짠 나타나죠.

어때요, 이 정도 실력이면, 프로마술사 저리 가라죠?

<인터뷰> 홍연숙(대전시 서구 내동) : "정말 재미있었어요. (마술도) 즐겁게 하시고..."

<인터뷰> 서해역(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 "마술이라는 건 보통 TV에서 많이 보잖아요. 지하철에서 보니까 많이 신선했고..."

이번엔 탁자를 공중에 붕붕 띄우기까지 하는데요.

보는 사람들 보다 역장님이 더 신이 난 것 같죠?

역장님, 어쩌다 이렇게 마술에 흠뻑 빠지셨어요?

<인터뷰> 홍수복(대전네거리역 마술사 역장) : "대전 시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30여 년간 했어요. 나도 정년이 얼마 안 남았는데 곧 퇴직하게 되는데 퇴직 후에 내가 (그저) 그렇게 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찾은 것이 마술이었어요."

승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역장님이지만요, 일에 있어서만큼은 빈틈없이 철저한데요.

승객들 안전을 위해 보고 또 보고! 시간 날 때마다 지하철 역을 구석구석 살핍니다.

<인터뷰> 홍정화(대전광역시 도시철도공사) :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그걸 즐기시는 모습이 멋있죠."

<인터뷰> 홍수복(서대전네거리역 마술사 역장) : "91세에 마술사로서 무대에 올라서는 게 제 최고의 희망이에요.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 주고 나 자신도 즐겁기 때문에 즐겁게 살다 보면 오래 살지 않겠어요."

아직도 지하철에서 바쁘게 앞만 보고 가시나요?

조금만 고개를 들고, 귀를 기울여 보세요. 지하철이 훨씬 즐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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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3-23 09: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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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출퇴근길 지하철, 허겁지겁 사람들 사이에 끼어타다보면 지옥철이란 말이 실감 날 정도로 복잡하고 정신없죠. 열차에 탄 사람들도 보통 무표정한 얼굴에 삭막한 분위기를 띌 때가 많은데요. 김양순 기자, 이런 무료한 지하철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주인공들이 있다고요? <리포트> 우리 역장님은 마술사다! 라고 하면 신기하고 놀랍겠죠. 지하철 기다리는 동안 마술을 보여주는 역장님, 진짜 있습니다. 혹시 지하철에서 라디오 들어보셨나요? 신청곡도 받아서 틀어주고 지하철 타고 가다 생기는 불편한 점들 사연으로 전할 수 있는 지하철 라디오도 있습니다. 하루가 시작되는 정신없는 출근길. 지각하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가기에도 바쁘시죠. 이 때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활기찬 음악 소리!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데요. 난데없는 음악 소리에 ‘잠이 덜 깼나?’ 싶으셨다고요? 이 목소리, 안 들리세요? <녹취> "박혜경의 레몬트리 (노래) 틀어주세요. 꼭 듣고 싶어요." 지하철에 울려 퍼지던 목소리의 정체. 바로 출퇴근 시민들의 친구! 지하철 라디오의 DJ였는데요. 지하철에 웬 라디오냐고요? 2003년 대한민국을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기억하시나요. <인터뷰> 오재익(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 PD) : "시민 고객들에게 청량한 음악을 들려 드리고자 시작하였고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시에 유선 방송 시스템이 화염으로 소실되어서 그것을 보완하고자 무선 방송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비상시엔 안전 방송 시스템으로 평소엔 라디오 방송으로! 이만하면 승객들을 위한 맞춤방송이 따로 없는데요. <녹취> "이번에는 시민고객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인데요. 7117호. 자동 안내방송도 안 나오고요. 신대방 삼거리역인데 표시판에 계속 천안이라고 나오고 있습니다." 지하철 내 불편사항은 바로바로 해결사 노릇까지 톡톡히 해주고요. <인터뷰> 이형권(지하철 라디오 DJ) : "시민 고객께서 어떤 점을 불편해하시는지 저희가 모니터를 하고 즉석에서 그 문제를 해결해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 실시간 소통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또 다시 퇴근시간. 지하철, 아니 지옥철 탈 생각에 인상부터 찌푸려지신다고요? 고단했던 하루는 싹 잊으시고요. 마음 달랠 노래 한 곡, 지금 바로 신청해 보세요. <인터뷰> 최인서(서울시 충정로2가) : "지하철 불편 사항들을 문자로 보내면 바로바로 처리해줘서 많이 듣고요.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하면은 바로 들을 수 있어서 많이 들어요." 지하철을 타려고 북적이는 사람들 틈으로 아래 위 흰 양복을 쫙 빼 입은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등장. 바로 서대전 네거리역의 명물 역장님이신데요. 왜 이렇게 복장 특이한가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네요. 종종 이렇게 마술사로 변신하신다는데요. 비둘기가 새장과 함께 통째로 사라지는가하면요.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던 비둘기가 풍선이 팡 터지는 순간, 그 안에서 짠 나타나죠. 어때요, 이 정도 실력이면, 프로마술사 저리 가라죠? <인터뷰> 홍연숙(대전시 서구 내동) : "정말 재미있었어요. (마술도) 즐겁게 하시고..." <인터뷰> 서해역(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 "마술이라는 건 보통 TV에서 많이 보잖아요. 지하철에서 보니까 많이 신선했고..." 이번엔 탁자를 공중에 붕붕 띄우기까지 하는데요. 보는 사람들 보다 역장님이 더 신이 난 것 같죠? 역장님, 어쩌다 이렇게 마술에 흠뻑 빠지셨어요? <인터뷰> 홍수복(대전네거리역 마술사 역장) : "대전 시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30여 년간 했어요. 나도 정년이 얼마 안 남았는데 곧 퇴직하게 되는데 퇴직 후에 내가 (그저) 그렇게 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찾은 것이 마술이었어요." 승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역장님이지만요, 일에 있어서만큼은 빈틈없이 철저한데요. 승객들 안전을 위해 보고 또 보고! 시간 날 때마다 지하철 역을 구석구석 살핍니다. <인터뷰> 홍정화(대전광역시 도시철도공사) :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그걸 즐기시는 모습이 멋있죠." <인터뷰> 홍수복(서대전네거리역 마술사 역장) : "91세에 마술사로서 무대에 올라서는 게 제 최고의 희망이에요.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 주고 나 자신도 즐겁기 때문에 즐겁게 살다 보면 오래 살지 않겠어요." 아직도 지하철에서 바쁘게 앞만 보고 가시나요? 조금만 고개를 들고, 귀를 기울여 보세요. 지하철이 훨씬 즐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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