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대한민국 40대 남성…불혹? 유혹!

입력 2011.04.07 (08:59) 수정 2011.04.0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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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눈길을 끄는 책이 한권 출간됐죠?

신정아씨의 자전 에세이 말씀이시죠.

네, 책 속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유력 인사들의 이야기 때문에 또 한번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데요.

그런가하면 중국 상하이 총영사관 직원들이 중국 여성 한 명을 두고 염문을 일으키기도 했구요.

류란 기자, 요즘 세간에 화제가 된 이 사건들,뭔가 많이 닮은 것 같은데요.

<리포트>

네. 뭐가 닮았는지, 혹시 짐작들 하셨나요? 두 스캔들의 중심에는 40-50대 엘리트 중년 남성이 있다는 겁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스캔들에 가장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 집단 역시 중년의 남자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마흔이 되면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쉰이면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다 고 했는데.

내 남편, 우리 아빠, 우리사회의 허리인 그들이 대체 왜, 무엇 앞에서 대책없이 무너지는 걸까요?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의 심리,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시죠.

2007년, 학위위조와 횡령 혐의로 수감된 신정아 씨.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권력의 핵심 인물과 부적절한 관계임이 드러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죠.

그랬던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책으로 펴냈습니다.

<인터뷰> 신정아 : "지난 4년간 보내왔던 시간이 전혀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명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

반응은 말 그대로 대박. 책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습니다.

출판업계에서는, 평소 책은 한 권도 안 읽는 4-50대 남성들이 초반에 압도적 매출고를 올려준 덕분이라며, 새로운 독차층을 발굴한 의외의 성과라는 반응입니다.

<인터뷰>오태석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 : "자기가 못해본 것을 이 사람들이 했단 말이에요.어떻게 생각하면 호기심이랄까, 대리만족..저희 나이가 이리 치고, 저리 치이고, 저희 나이가 할 수 있는 게 사실 없어요."

이보다 앞서 터진 또 다른 사건, ‘상하이 스캔들'!

전도유망한 외교관들이 덩신밍이라는 30대 중국 여성을 두고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여온 사실이 들통났습니다.

모 영사는 덩 씨에게 변심하면 손가락 하나를 끊겠다는 애달픈 서약서까지 바쳤다죠.

<인터뷰> 장석임(서울시 연희동) : "자기 가정 버리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 다른 거 있겠어요? 자기 아들, 딸 다 집에 있는데 딴생각 그런 건 아니죠. "

<인터뷰> 배수임(서울시 종암동) : "사실은 그 행동으로 봤을 때는 정당화 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흔은 불혹이 아니라 ‘유혹’이 다시 불붙는 나이라는 말이 요즘 중년들 사이에 인기라죠.

또 현혹되지 않아서 불-혹이 아니라, 아무도 유혹해 주지 않는다는 뜻의 불혹’이어서, 그만큼 흔들리기 쉽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그만큼 중년들에게 유혹이 화젯거리라는 거겠죠.

대한민국 중년 남성의 현실은?

질곡의 시대와 격변의 소용돌이를 온 몸으로 겪어내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주역이 바로 지금의 40대, 그리고 50대입니다.

그렇게 뜨거웠던 이들이 이제는 가장으로 맏아들로 부담만 잔뜩 짊어진 채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인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30대까지는 남녀가 거의 비슷한데 40대에 들면서 남성들의 행복도가 뚝 떨어집니다.

<인터뷰>유찬성(서울시 한남동) : "자신을 생각했을 때 살아온 보람이 없고, 허무한 마음도 들고..."

<인터뷰> 안순철(경기도 남양주시 형래동) : "소주로 풀어요.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가정도 힘들어지고..."

요즘 댁의 남편도 드라마에 빠져 있나요?

때때로 눈시울까지 붉힌다면, 대한민국 평균 중년, 맞습니다!

드라마 자주 보시는 분 손들어 주시겠어요?

리모컨 주도권이 없다는 분 빼고 전부네요.

<인터뷰> 엄상흠( 서울시 천호동) : "박력 있고, 나도 저랬으면 나도 저 사람처럼 살아봤으면 나도 만약에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저렇게 살아봤을까? (생각해요.)"

<인터뷰> 김선희 ( 심리학자) : "드라마라는 것이 어쩔 수 없이 허구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드라마에 과도한 몰입을 하다보면 현실과 계속 비교를 하게 되면서 불필요한 불행감에 빠질 수 있어요. 불필요한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고요. 실제 대인관계를 풍요롭게 가꾼다든지 종교와 같은 정신적 승화, 보다 현실적이고, 적극적으로 스트레스를 타파해가는 방법들을 한번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시대를 사는 중년의 남성들은 외롭고 쓸쓸합니다.

누구도 나를, 예전의 나로 봐주지 않고, 술이 아니면 마땅히 즐길 놀이문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때, 누구라도 내 이름을 불러주면, 대책 없이 무너져버릴 거라고 위태로운 중년이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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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4-07 08:59:36
    • 수정2011-04-07 12: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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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눈길을 끄는 책이 한권 출간됐죠? 신정아씨의 자전 에세이 말씀이시죠. 네, 책 속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유력 인사들의 이야기 때문에 또 한번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데요. 그런가하면 중국 상하이 총영사관 직원들이 중국 여성 한 명을 두고 염문을 일으키기도 했구요. 류란 기자, 요즘 세간에 화제가 된 이 사건들,뭔가 많이 닮은 것 같은데요. <리포트> 네. 뭐가 닮았는지, 혹시 짐작들 하셨나요? 두 스캔들의 중심에는 40-50대 엘리트 중년 남성이 있다는 겁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스캔들에 가장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 집단 역시 중년의 남자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마흔이 되면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쉰이면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다 고 했는데. 내 남편, 우리 아빠, 우리사회의 허리인 그들이 대체 왜, 무엇 앞에서 대책없이 무너지는 걸까요?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의 심리,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시죠. 2007년, 학위위조와 횡령 혐의로 수감된 신정아 씨.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권력의 핵심 인물과 부적절한 관계임이 드러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죠. 그랬던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책으로 펴냈습니다. <인터뷰> 신정아 : "지난 4년간 보내왔던 시간이 전혀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명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 반응은 말 그대로 대박. 책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습니다. 출판업계에서는, 평소 책은 한 권도 안 읽는 4-50대 남성들이 초반에 압도적 매출고를 올려준 덕분이라며, 새로운 독차층을 발굴한 의외의 성과라는 반응입니다. <인터뷰>오태석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 : "자기가 못해본 것을 이 사람들이 했단 말이에요.어떻게 생각하면 호기심이랄까, 대리만족..저희 나이가 이리 치고, 저리 치이고, 저희 나이가 할 수 있는 게 사실 없어요." 이보다 앞서 터진 또 다른 사건, ‘상하이 스캔들'! 전도유망한 외교관들이 덩신밍이라는 30대 중국 여성을 두고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여온 사실이 들통났습니다. 모 영사는 덩 씨에게 변심하면 손가락 하나를 끊겠다는 애달픈 서약서까지 바쳤다죠. <인터뷰> 장석임(서울시 연희동) : "자기 가정 버리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 다른 거 있겠어요? 자기 아들, 딸 다 집에 있는데 딴생각 그런 건 아니죠. " <인터뷰> 배수임(서울시 종암동) : "사실은 그 행동으로 봤을 때는 정당화 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흔은 불혹이 아니라 ‘유혹’이 다시 불붙는 나이라는 말이 요즘 중년들 사이에 인기라죠. 또 현혹되지 않아서 불-혹이 아니라, 아무도 유혹해 주지 않는다는 뜻의 불혹’이어서, 그만큼 흔들리기 쉽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그만큼 중년들에게 유혹이 화젯거리라는 거겠죠. 대한민국 중년 남성의 현실은? 질곡의 시대와 격변의 소용돌이를 온 몸으로 겪어내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주역이 바로 지금의 40대, 그리고 50대입니다. 그렇게 뜨거웠던 이들이 이제는 가장으로 맏아들로 부담만 잔뜩 짊어진 채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인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30대까지는 남녀가 거의 비슷한데 40대에 들면서 남성들의 행복도가 뚝 떨어집니다. <인터뷰>유찬성(서울시 한남동) : "자신을 생각했을 때 살아온 보람이 없고, 허무한 마음도 들고..." <인터뷰> 안순철(경기도 남양주시 형래동) : "소주로 풀어요.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가정도 힘들어지고..." 요즘 댁의 남편도 드라마에 빠져 있나요? 때때로 눈시울까지 붉힌다면, 대한민국 평균 중년, 맞습니다! 드라마 자주 보시는 분 손들어 주시겠어요? 리모컨 주도권이 없다는 분 빼고 전부네요. <인터뷰> 엄상흠( 서울시 천호동) : "박력 있고, 나도 저랬으면 나도 저 사람처럼 살아봤으면 나도 만약에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저렇게 살아봤을까? (생각해요.)" <인터뷰> 김선희 ( 심리학자) : "드라마라는 것이 어쩔 수 없이 허구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드라마에 과도한 몰입을 하다보면 현실과 계속 비교를 하게 되면서 불필요한 불행감에 빠질 수 있어요. 불필요한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고요. 실제 대인관계를 풍요롭게 가꾼다든지 종교와 같은 정신적 승화, 보다 현실적이고, 적극적으로 스트레스를 타파해가는 방법들을 한번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시대를 사는 중년의 남성들은 외롭고 쓸쓸합니다. 누구도 나를, 예전의 나로 봐주지 않고, 술이 아니면 마땅히 즐길 놀이문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때, 누구라도 내 이름을 불러주면, 대책 없이 무너져버릴 거라고 위태로운 중년이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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