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내진설계 건축사 무더기 형사 고발

입력 2011.04.07 (22:03) 수정 2011.04.0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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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건축업계에선 거짓으로 내진 설계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번엔 그 관행이 뿌리 뽑힐까요?



’양심불량’ 건축사들이 무더기로 형사 고발됐습니다.



김명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5층 짜리 다세대 주택의 지하 주차장 옹벽이 군데군데 갈라졌습니다.



건물 안 계단에도 틈이 생기면서 비가 오지 않아도 뚝뚝 물이 떨어집니다.



이 건물의 건축사 김 모씨가 구청에 제출한 내진설계 확인서에는 반드시 기재해야 할 내진설계 결과 수치 항목이 빈칸입니다.



같은 시기 김 씨가 설계한 다른 건물의 내진설계확인서도 마찬가집니다.



<녹취> 김00(건축사) : "직원들이 그냥 도장 찍어서 집어 넣고, 이게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죠. 구조계산 자체는 (외주를 줘서) 나중에 하거든요."



건축사 이모 씨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사이 다세대 주택 4곳을 설계했습니다.



연면적이 다른 건물들인데 내잔설계 수치는 소수점 이하 3자리까지 똑같습니다.



그런데도 이 씨는 내진설계를 했다고 주장하며 구조계산서까지 제시합니다.



<녹취> 이00(건축사) : "(2008년 6월에 허가가 났잖아요? 그런데 구조계산서 날짜가 왜 2010년 11월이에요?) 뭐가 잘못된 모양인데. 아이. 찍지 마세요."



관할 구청도 확인 절차 없이 건축 허가를 내줬습니다.



이렇게 가짜 내진설계확인서를 관청에 제출했던 건축사 110여 명이 무더기로 대검찰청에 형사 고발됐습니다.



구청장 등 7명도 직무 유기 혐의로 고발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녹취> 이문곤(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 :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조작이 고발된 건축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것으로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입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등에 배당하고, 해당 건축사들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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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터리 내진설계 건축사 무더기 형사 고발
    • 입력 2011-04-07 22:03:17
    • 수정2011-04-07 22: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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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건축업계에선 거짓으로 내진 설계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번엔 그 관행이 뿌리 뽑힐까요?

’양심불량’ 건축사들이 무더기로 형사 고발됐습니다.

김명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5층 짜리 다세대 주택의 지하 주차장 옹벽이 군데군데 갈라졌습니다.

건물 안 계단에도 틈이 생기면서 비가 오지 않아도 뚝뚝 물이 떨어집니다.

이 건물의 건축사 김 모씨가 구청에 제출한 내진설계 확인서에는 반드시 기재해야 할 내진설계 결과 수치 항목이 빈칸입니다.

같은 시기 김 씨가 설계한 다른 건물의 내진설계확인서도 마찬가집니다.

<녹취> 김00(건축사) : "직원들이 그냥 도장 찍어서 집어 넣고, 이게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죠. 구조계산 자체는 (외주를 줘서) 나중에 하거든요."

건축사 이모 씨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사이 다세대 주택 4곳을 설계했습니다.

연면적이 다른 건물들인데 내잔설계 수치는 소수점 이하 3자리까지 똑같습니다.

그런데도 이 씨는 내진설계를 했다고 주장하며 구조계산서까지 제시합니다.

<녹취> 이00(건축사) : "(2008년 6월에 허가가 났잖아요? 그런데 구조계산서 날짜가 왜 2010년 11월이에요?) 뭐가 잘못된 모양인데. 아이. 찍지 마세요."

관할 구청도 확인 절차 없이 건축 허가를 내줬습니다.

이렇게 가짜 내진설계확인서를 관청에 제출했던 건축사 110여 명이 무더기로 대검찰청에 형사 고발됐습니다.

구청장 등 7명도 직무 유기 혐의로 고발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녹취> 이문곤(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 :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조작이 고발된 건축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것으로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입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등에 배당하고, 해당 건축사들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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