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eye] 체코, 제조업 넘어 IT 강자로

입력 2011.04.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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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유럽이라고 하면 옛 공산권 시절의 침체된 분위기를 연상하는 분들 계실텐데요, 하지만 그 중에는 발빠르게 시장경제에 적응해 국제적 주목을 받는 나라도 있습니다. 체코가 바로 그런 나라인데요.. 제조업을 넘어 IT 강국을 향해 전진하는 체코의 도전.. 지형철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관광 비수기인 겨울, 추운 날씨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립니다. 대통령궁 옆에 솟아있는 성 비투스 대성당. 1344년 착공해 건축에 재건축을 거듭한 끝에 1929년에야 완공된 고딕양식의 결정쳅니다.

인형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기 위해 구시가지 광장의 명물, 천문시계 앞은 매시간 인파로 북적이고, 1357년 개통된 까를교는 650여년의 세월동안 프라하성과 구시가지를 이어왔습니다.

<인터뷰> 벤자민 피네스토(관광객):"파리에서 왔어요. 프라하는 멋진 곳이에요. 보헤미안의 도시죠. 건축물들이 훌륭하고 색채가 아름다워요."

프라하 구시가지는 전역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으로 단일 문화유산중 가장 면적이 넓습니다.

체코를 찾는 관광객은 한해 700만명에 육박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870만명중 약 절반가량이 관광목적이었다는걸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숫자입니다.

관광산업은 체코 전체 고용의 4.5%를 책임지며 현금수익을 안겨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모이미르 미끌라 (체코 관광청 시장분석국장):"프라하는 비엔나보다 호텔 침대가 만개나 더 많죠. 관광산업면에서 이 수치는 많은 관광객과 수익을 안겨준다는 의미에요. 4성,5성급 호텔의 평균 객실점유율이 80%에요."

신시가지의 한 쇼핑몰. 평일 낮시간인데도 쇼핑객들로 북적거립니다. 체코가 유럽 연합에 가입한 2004년 이후 국민들의 구매력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프라하 지역의 1인당 구매력은 유럽 평균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이보나 비코쁘노바(프라하 주민):"요즘엔 쇼핑센터가 많이 생겼어요. 그 전에는 독일로 (쇼핑하러) 많이 갔었죠. 그곳이 물건도 다양하고 질도 좋았거든요."

이러한 활력은 체코 경제의 가파른 성장에서 비롯됩니다.

체코는 옛 공산권 국가들중 가장 발빠르게 자본주의화에 성공한 나라로 꼽힙니다. 지난 1995년에는 동유럽 국가들중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 합류했습니다.

2004년 유럽 연합 가입은 또다른 도약의 계기였습니다. 이 시기를 전후해 체코는 EU국가 전체 평균을 2배, 3배 웃도는 경이적인 성장을 해왔습니다. EU신규 가입국중 가장 훌륭한 성적푭니다.

부유한 서유럽과 북유럽 선진국들을 시장으로 삼아 유럽의 생산공장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프라하에서 350여Km떨어진 노쇼비체. 슬로바키아,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이곳에 한국 기업의 자동차 생산공장이 있습니다. 출하장에서는 수출 차량을 기차에 싣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곳의 생산능력은 연간 30만대, 이중 체코 안에서 팔리는 물량은 단지 3%에 불과하고 나머지 97%는 수출됩니다.

이곳에서는 차량 260여대를 실은 기차가 매일 한편식 출발합니다. 가까이는 독일, 핀란드뿐만 아니라 저 멀리 러시아까지 향합니다.

터키와 중동을 비롯해 아프리카 북부에 팔리는 차량도 이곳에서 출발합니다. 체코의 위치는 유럽의 정중앙. 수출과 물류의 잇점을 노린 외국인 투자가 몰려들었습니다. 체코 전체 GDP중 외국투자의 비율은 80%를 넘습니다. 또 외국인 투자액의 80%가 이미 진출한 기업들이 이윤을 재투자한 것인데 그만큼 투자 성공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 공장은 체코 건국이래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로 한때 체코의 1인당 자동차 생산대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공업이 발달한 역사적 배경때문에 기술인력을 구하기 쉬운 것도 외국 기업들은 유인하는 요솝니다. 체코는 과거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 시대부터 제국의 공장이라 불리었습니다. 1918년 체코 공화국으로 독립할 당시 유럽 6대 선진 공업국가중에 하나였고 냉전 시절에는 공산진영의 무기 생산기지였습니다.

<인터뷰> 페트르 베넥 (현대자동차 체코공장 홍보팀장):"할아버지라든가 아버지라든가 가족들중에 한 명은 공업에 종사했었죠. 전문 기술을 배우는 중학교부터 대학교 과정까지 학교들이 많은데 오스트라바 지역에는 150년된 기술학교가 있죠."

빠르게 성장하던 체코도 2000년대 후반, 유럽을 휩쓴 재정 위기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타격은 미미했습니다. 공산주의 시절의 영향으로 금융권이 보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나 신용대출을 꺼렸던 탓에 재정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나 아일랜드에 투자된 자금이 적었습니다.

<인터뷰> 일란 호보로까(체코 산업통상부 차관):“우리도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 금융 시스템을 안정시키기위해 비용을 들일 필요는 없었어요.”

이제 체코는 또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종 다국적 기업들이 몰려있는 프라하 4지역. 마이크로소프트의 체코 지사도 이곳에 있습니다. 체코 정부는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제조업 투자에 대한 유인책을 하나 둘 줄였습니다. 대신 IT를 중심으로 한 지식기반 산업과 연구 개발 분야의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정책은 금세 효과를 발휘해 관련 산업의 인력 수요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잔 뮬페이트(마이크로소프트사 체코지사장):“우린 기술인력이 좀 더 필요해요. 체코 정부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술자를 키워내는 교육기관을 지원하는 이유죠. 체코를 위해서도 좋은 목표에요. 이 나라를 위해서는 단순 제조업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필요하거든요.”

유럽의 공장에서 이제 첨단 기술 국가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체코, 체코에 대한 한국의 투자액은 독일, 일본, 미국에 이어 네번째입니다. 동유럽의 모범생 체코 경제의 앞날이 우리에게도 중요한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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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eye] 체코, 제조업 넘어 IT 강자로
    • 입력 2011-04-17 09:17:11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동유럽이라고 하면 옛 공산권 시절의 침체된 분위기를 연상하는 분들 계실텐데요, 하지만 그 중에는 발빠르게 시장경제에 적응해 국제적 주목을 받는 나라도 있습니다. 체코가 바로 그런 나라인데요.. 제조업을 넘어 IT 강국을 향해 전진하는 체코의 도전.. 지형철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관광 비수기인 겨울, 추운 날씨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립니다. 대통령궁 옆에 솟아있는 성 비투스 대성당. 1344년 착공해 건축에 재건축을 거듭한 끝에 1929년에야 완공된 고딕양식의 결정쳅니다. 인형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기 위해 구시가지 광장의 명물, 천문시계 앞은 매시간 인파로 북적이고, 1357년 개통된 까를교는 650여년의 세월동안 프라하성과 구시가지를 이어왔습니다. <인터뷰> 벤자민 피네스토(관광객):"파리에서 왔어요. 프라하는 멋진 곳이에요. 보헤미안의 도시죠. 건축물들이 훌륭하고 색채가 아름다워요." 프라하 구시가지는 전역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으로 단일 문화유산중 가장 면적이 넓습니다. 체코를 찾는 관광객은 한해 700만명에 육박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870만명중 약 절반가량이 관광목적이었다는걸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숫자입니다. 관광산업은 체코 전체 고용의 4.5%를 책임지며 현금수익을 안겨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모이미르 미끌라 (체코 관광청 시장분석국장):"프라하는 비엔나보다 호텔 침대가 만개나 더 많죠. 관광산업면에서 이 수치는 많은 관광객과 수익을 안겨준다는 의미에요. 4성,5성급 호텔의 평균 객실점유율이 80%에요." 신시가지의 한 쇼핑몰. 평일 낮시간인데도 쇼핑객들로 북적거립니다. 체코가 유럽 연합에 가입한 2004년 이후 국민들의 구매력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프라하 지역의 1인당 구매력은 유럽 평균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이보나 비코쁘노바(프라하 주민):"요즘엔 쇼핑센터가 많이 생겼어요. 그 전에는 독일로 (쇼핑하러) 많이 갔었죠. 그곳이 물건도 다양하고 질도 좋았거든요." 이러한 활력은 체코 경제의 가파른 성장에서 비롯됩니다. 체코는 옛 공산권 국가들중 가장 발빠르게 자본주의화에 성공한 나라로 꼽힙니다. 지난 1995년에는 동유럽 국가들중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 합류했습니다. 2004년 유럽 연합 가입은 또다른 도약의 계기였습니다. 이 시기를 전후해 체코는 EU국가 전체 평균을 2배, 3배 웃도는 경이적인 성장을 해왔습니다. EU신규 가입국중 가장 훌륭한 성적푭니다. 부유한 서유럽과 북유럽 선진국들을 시장으로 삼아 유럽의 생산공장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프라하에서 350여Km떨어진 노쇼비체. 슬로바키아,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이곳에 한국 기업의 자동차 생산공장이 있습니다. 출하장에서는 수출 차량을 기차에 싣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곳의 생산능력은 연간 30만대, 이중 체코 안에서 팔리는 물량은 단지 3%에 불과하고 나머지 97%는 수출됩니다. 이곳에서는 차량 260여대를 실은 기차가 매일 한편식 출발합니다. 가까이는 독일, 핀란드뿐만 아니라 저 멀리 러시아까지 향합니다. 터키와 중동을 비롯해 아프리카 북부에 팔리는 차량도 이곳에서 출발합니다. 체코의 위치는 유럽의 정중앙. 수출과 물류의 잇점을 노린 외국인 투자가 몰려들었습니다. 체코 전체 GDP중 외국투자의 비율은 80%를 넘습니다. 또 외국인 투자액의 80%가 이미 진출한 기업들이 이윤을 재투자한 것인데 그만큼 투자 성공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 공장은 체코 건국이래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로 한때 체코의 1인당 자동차 생산대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공업이 발달한 역사적 배경때문에 기술인력을 구하기 쉬운 것도 외국 기업들은 유인하는 요솝니다. 체코는 과거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 시대부터 제국의 공장이라 불리었습니다. 1918년 체코 공화국으로 독립할 당시 유럽 6대 선진 공업국가중에 하나였고 냉전 시절에는 공산진영의 무기 생산기지였습니다. <인터뷰> 페트르 베넥 (현대자동차 체코공장 홍보팀장):"할아버지라든가 아버지라든가 가족들중에 한 명은 공업에 종사했었죠. 전문 기술을 배우는 중학교부터 대학교 과정까지 학교들이 많은데 오스트라바 지역에는 150년된 기술학교가 있죠." 빠르게 성장하던 체코도 2000년대 후반, 유럽을 휩쓴 재정 위기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타격은 미미했습니다. 공산주의 시절의 영향으로 금융권이 보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나 신용대출을 꺼렸던 탓에 재정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나 아일랜드에 투자된 자금이 적었습니다. <인터뷰> 일란 호보로까(체코 산업통상부 차관):“우리도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 금융 시스템을 안정시키기위해 비용을 들일 필요는 없었어요.” 이제 체코는 또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종 다국적 기업들이 몰려있는 프라하 4지역. 마이크로소프트의 체코 지사도 이곳에 있습니다. 체코 정부는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제조업 투자에 대한 유인책을 하나 둘 줄였습니다. 대신 IT를 중심으로 한 지식기반 산업과 연구 개발 분야의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정책은 금세 효과를 발휘해 관련 산업의 인력 수요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잔 뮬페이트(마이크로소프트사 체코지사장):“우린 기술인력이 좀 더 필요해요. 체코 정부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술자를 키워내는 교육기관을 지원하는 이유죠. 체코를 위해서도 좋은 목표에요. 이 나라를 위해서는 단순 제조업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필요하거든요.” 유럽의 공장에서 이제 첨단 기술 국가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체코, 체코에 대한 한국의 투자액은 독일, 일본, 미국에 이어 네번째입니다. 동유럽의 모범생 체코 경제의 앞날이 우리에게도 중요한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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